중독탈출 75일차–그 동안 가짜 승리였습니다.

 

지금은 주일 오후입니다. 이번에는 2주 만에 뵙는데 먼저 2주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행위는 한마디로 '사람과의 교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독탈출기는 '가짜 승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가 중독이라 여겼던 모바일 게임은 하지 않았습니다. 포르노 또한 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주님과 동행에서는 점점 멀어져 왔습니다. 주님과 멀어져도 가던 예배는 꼭 참석했던 것처럼 술을 다시 마시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어느 정도 무질서한 상태 속에서도 지키려고 하는 습관,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생각이 탈출기를 통해 마음 속 깊이 박힌 것 같습니다. 게임과 포르노가 주던 흥분감, 만족감 대한 기억이 많이 흐릿해졌고 그로인해 스스로 가지는 유혹도 줄었기 때문에 무질서한 상태에서도 하지 않는 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주로 한 것은 위에 말씀드렸다시피 사람 만나기였습니다. 추석연휴 5일 동안 집에 있던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친구들, 사촌들, 청년 성도들을 만나며 교제하는데 게임으로 채우고 있었던 나의 갈급함(외로움?)이 인간관계로 보상작용을 하는 듯합니다. 일어나서 기도와 말씀보기로 갈급함을 채우고 평안과 기쁨까지 주심을 알고 있는데 저는 일어나자마자 나랑 놀아줄 여유로운 사람을 찾아 나섰습니다. 처음 시작은 추석 연휴 토요일에 일어나자마자 친구와 백신을 맞고 하루 종일 같이 다녔던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탈출기 작성이 늦은 이유도 맨날 사람과 교제하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연휴가 끝나도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저를 불안정하게 하였습니다. 시간이 비면 자연스럽게 인터넷방송이나 유튜브를 켭니다. 사람이 나와서 대리만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주일 예배를 드리며 조금은 안정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갈급함 혹은 불안감이 주님 안에 있을 때 해결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되어야만 저도 혼자서 집중해야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주님께 시선을 맞추려고 합니다.

 

-청년성도들과의 교제도 있었지만 제 친구들은 다 불신자들이며 자극적이며 광적으로 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거기에서 주님으로 바로서지 못하고 말려 들어서 더욱 무질서해진 듯합니다.

 

-수음행위에 넘어졌습니다. 한 번은 계속 참다가 명치아래가 답답하고 전립선에 통증이 생기길래 무서워서 수음을 했는데 그 뒤로 성적인 쾌락에 대한 유혹이 더 커졌습니다. 특히 포르노를 보지 않으며 일말의 양심으로 머릿속에서도 간음을 하지 않고 수음을 하는 행위가 물리적 자극에 점점 더 예민하게 또 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질서한 그동안 4회를 행했던 것 같은데 다시 안하려고 합니다.

 

-당시엔 잘 몰랐던 이전에 했었던 게임에 중독적인 증상이 떠오릅니다. 게임을 안 하고 있으면 가슴이 굉장히 답답한 상태가 되며 이 게임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치 굉장히 목이 말라서 지금당장 물을 마셔야겠다는 느낌으로 게임을 켰다는 것이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했을 때 가졌던 호르몬 작용이 습관화 됐기 때문 아닐까요?

 

-일과 예배는 문제없이 변함없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9/2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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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의 코멘트

 

가짜 성공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볼 때는 성공적으로 잘 탈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형제님의 중독과 믿음에 대한 개념을 몇 가지 바꿀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다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다시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중독이든 무 자르듯 단번에 빠져 나와서 두 번 다시는 실수하지 않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중독이 아닙니다. 아주 드물게 성령님이 강력하게 역사해서 단번에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기 마련이고 그 빈도수와 몰입도가 점점 줄어들다가 완전히 끊어지는 것입니다. 중독의 폐해를 더 철저하게 피부로 깨달아야만 실수하지 않거나 가끔 그래도 충분히 통제 가능할 수 있게 됩니다.

 

중독탈출은 그래서 두 단계로 나눠서 순서대로, 혹은 그 두 단계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선 유혹이 생길 때마다 벗어나기 위해서 반드시 그 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 일이 자신의 장래를 대비하는 선한 일이면 좋겠지만 처음부터 그럴 수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어쨌든 중독과 거리가 멀고 악하지만 않으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합니다. 운동, 취미, 영화보기, 책 읽기, 친구 만나기, 노동 일하기 등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몸에 밴 중독의 나쁜 잔재를 지워내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유혹을 이겨낼 수 있게 되면 그 동안 긴급하게 행한 일보다 정말로 자신의 인생을 위한 일을 서서히 찾아서 준비 훈련해야 합니다. 그 동안 잃었던 자기 인생을 되찾았기에 이제 정말로 선하고 소망했던 인생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새 인생이 시작되면 자연히 중독은 끊어지는 것입니다.

 

형제님이 친구들과 만난 것을, 비록 불신자라고 해도 너무 부정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그 시간에 중독에 빠지는 일은 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 새 일을 시작했고 장래 인생을 위해서 착착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명절에 잠시 있었던 일탈이라고 여기면 됩니다. 정상인도 심지어 믿음이 좋은 신자라도 가끔 그럴 수 있고 그럴 때마다 너무 자신을 정죄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주님 앞에 진심으로 회개하면 됩니다.

 

그리고 교회예배에 참석해 말씀 듣고 기도하고 찬양하는 것이 회복의 유일한 길이라고 여겨서도 안 됩니다. 형제님이 말씀하신대로 모든 일을 하나님 중심으로 분별 판단 해석 적응하면 됩니다. 만약 그렇게 되어 있었다면 불신자 친구들을 만나도 흐트러지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불쌍히 여기며 꼭 전도는 아니라도 건전한 대화와 교제를 나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교회에서의 종교적 행위로만 이겨내려 해선 안 됩니다. 자칫 거꾸로 종교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성경의 진리를 정확히 배우고 계속 기도하여서 정말로 성령의 사람,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하던 자기 하는 일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여야 합니다. 한마디로 불신자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고 또 만나도 오히려 성령 안에서 즐겁게 교제를 나눌 수 있어야 참 믿음이자 중독에서 탈출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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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님의 반응)

 

제가 왜 불신자 친구와 교제에 부정적 뉘앙스를 띄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건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들보다 욕심이 많다고 생각해요. 교회에 나와서 처음에는 그저 욕심을 다 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봤던 감정을 살려라 연재 글에서 욕심을 만드신 이유는 무엇인가의 답이 하나님의 나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그에 따라 저는 제가 받은 이 욕심을 주님께 전부다 쓰고 싶었습니다. 지금 내 상황에서 할수있는 만큼 최대한 노력하고 시간을 1초도 허투로 쓰고 싶지 않음이 이번에 친구와의 교제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띄었다고 생각해요. 분명 중독이라 여길 것과 멀어지도록 친구와 교제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를 풍성하게 할 가장 효율적이라고 여기는 단 한가지의 계획 그러니까 저에게 정답은 게임과 포르노를 보지 않으면서 장래의 일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 단 하나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실행력, 인내, 의지는 누구보다 바닥을 치고 있기에 쉽게 흔들리고 주님을 떠나 살다가 습관처럼 가던 예배에 말씀을 듣다보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고 이전의 행실을 아쉬워하는 일의 반복입니다. 저도 제가 말씀과 기도로 주님과 잘 동행하고 있다면 위에 욕심 알고리즘으로 수요, 금요, 특별기도회 시간에 교회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세상에 한걸음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불쌍한 제 친구들을 만나기 전에 나를 통해 주님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는데 그들과 조금만 교제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주님을 믿기 이전에 행실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돌아볼 때 불신자 친구들과의 교제를 더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친구의 구원이 제가 공부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지만 지금의 저는 그들에게 주님을 드러내기에 너무 연약하고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도 계속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잘 이해를 못하나 봐요. 지금도 잘 이해하고 말하는지 모르겠네요. 죄송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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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에 대한 운영자의 답변)

 

형제님이 잘못 이해한 것이 전혀 아닙니다. “정답은 게임과 포르노를 보지 않으면서 장래의 일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 단 하나 뿐”이라고 했습니다. 목표를 정확히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리되 주님의 소금과 빛 역할을 하고 싶은데 아직은 오히려 그들에게 끌려가므로 그 시간에 교회에 열심히 참석해서 이겨내려는 것도 방향을 잘 잡은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포인트는 당장 중독을 이기기 힘드니까 어떤 대체 방안(형제님의 경우는 지금처럼 열심히 예배 참석하고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이라도 열심히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형제님의 경우 당분간은 지금처럼 모든 교회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생업을 온전히 시작하게 된 후라도 주중의 교회봉사를 본업에 부족함이 없게 잘 해내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만에 하나 거꾸로 종교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종교적 행위 외에는 중독을 이겨낼 수 없다는 식이 되면 방향이 잘못된 것입니다.

 

신자도 불신 세상 안에 어울려 살 수밖에 없으며 때로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럴 때에 매사를 하나님 중심으로 시행하면 모든 유혹을 이기고 또 그들에게 복음도 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형제님이 반드시 그런 자리에 이르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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