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151일차 – 잘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잘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출기의 책임이 무뎌지고 외면하는 저라서 마냥 승리의 소식은 아닙니다. 저번 이후로 중독이라 여긴 게임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교제로서 피시방에가서 같이하던 게임도 이제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할 때마다 제 옛 모습이 들어나고 친구들에게 서슴치 않고 나쁜 말을 하고 있어서 안 하려구요. 게임기도 마음이 불편해서 중고로 팔아버렸습니다. 그 돈으로 사랑스러운 청년성도들에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너무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음란한 이미지를 넘어 포르노를 보았습니다. 이젠 안보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 남은 시간은 유튜브를 맹하니 보며 보낸 것 같습니다. 유튜브 어플도 지웠다 다시 설치했다가 3회 이상 반복하고 또 지운 상태입니다.

 

한 번씩 청년성도 덕분에 또 주일 설교 덕분에 다시 주님께 내 전부를 드릴 마음을 가지고 한걸음 나아가 주변을 정리하고(정리하는 데만 2주가 걸린듯 합니다)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계획을 하루 실행하고 바로 번아웃이 왔습니다. 한순간에 주님께 기쁘고 감사하는 감정, 청년성도가 줬던 애틋한 감정이 메말라버리고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질문이 포기할 때까지 들면서 자신을 놔버리게 돼더라고요. 조금 안정을 취하니 다시 회복하여 다시 시작하려합니다. 문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공부 부분에서 책만 펼쳐도 물 없이 고구마 먹는 것 마냥 갑갑한 기분인데 또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딪혀 생각하는 것만으로 제 정신에너지를 다 갉아먹은 것 같습니다.

 

새벽기도회는 정말 기도해야할 때에 참석하도록 하려합니다. 제게 시간도 체력도 부족합니다. 다시 계획을 세울 지금 시점입니다. 공부를 지금 계획 속에 넣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남을 직접적으로 섬기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변치 않았습니다. 다만 특정 직업에는 확신이 없습니다. 목적이 확실치 않으니까 공부가 하기 싫은 걸까. 혹은 신체적으로 정상적이지 못해서 주의집중이 부족한 걸까. 주님께 확신을 달라고 기도할지 아니면 모든 것에 기반이 될 정상적인 육신을 먼저 집중할지 일단 지금 공부를 할 수 있다곤 생각이 안 드네요. 잘하고 싶지만 책 펴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멀미할거 같습니다.

 

요즘 너무 행복한 일이 있다면 청년누나와의 교제입니다. 이성적인 사랑의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그녀는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주님 안에서 서로 생각해주고 권면, 기도하는 게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가 싶을정도로 엄청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인연 맺어주신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제 머릿속에 지배적인 소원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성도간의 교제도 이렇게 기쁜데 서로 하나가되어 항상 같이 주님을 바라볼 배우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지 모르겠네요.

 

-직장에서 3개월 수습기간을 마치고 정직원이 되었습니다. 직장분들께서도 좋게 여겨주시는 듯합니다. 이심전심일까요. 주님의 사랑을 머금고 있으면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여겨주시는 것만 같습니다.

 

-주변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 중 가정적인 이슈가 있었습니다. 제게 가정적 독립을 넘어서 책임도 가져야할 부분이 있는 듯합니다. 대충 전기세를 3개월 밀려서 끊길 뻔했고 인터넷도 3개월 밀려서 끊겨버리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잘 모르십니다. 이런 상황에 오게끔 해버린 어머니께 조금 화났는데 새로운 가정을 꾸릴 준비를 시켜주는 주님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기쁘게 상황을 받았습니다(?)

 

-청년누나와 교제를 좋아하는 게 애정의 결핍요소가 들어간 게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누나들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넘 좋아요. 그렇다고 같이 사랑하며 교제할 남성청년은 주변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일과 예배를 변함없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보컬레슨은 진짜 거금을 들여서 하고 있는데 조금 더 집중해보려 합니다.

 

공부에 대해선..

저는 개인적으로 공부를 할 수 없는 머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에는 영재라 여김 받았고 중학교 때에는 15명만 뽑아서 고등공부를 시키는 동아리에 합격을 했습니다(친구가 시험같이 쳐보자고 해서 했다가 합격했었습니다)

 

그 뒤로 공부를 안했습니다. 그 전까지 공부를 열심히 했던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 어머니뻘 되는 학원 선생님의 칭찬을 받고 싶어서였습니다. 칭찬에 고파서 엄청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네요. 다만 중학교부턴 다른 선생님이라 흥미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혼자서 재수, 삼수를 하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그 중학교 동아리 아이들은 전부 sky대학에 갔고 나에게 같이 시험을 보자던 친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고등학교 재학 중에 갔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열등감이 더 심했기도 하고 그들과 어울렸던 나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있습니다. 하면 잘할 꺼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교만한 부분일지 모르겠습니다.

 

(12/1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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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의 코멘트

 

잘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아주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단번에 혹은 단시일 내에 완전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그렇게 계획하는 것이 오히려 잘못입니다. 형제님이 아주 잘 하고 있다는 중요한 이유 몇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1) 정상적인 생활을 특별히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고 있습니다. - 중독은 현실 삶과는 담을 쌓고서 피시방에서 죽치고 사는 것입니다.

2) 여유 시간에 가끔 실패했어도 의지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중독은 스스로 고칠 의지도 없고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것입니다.

3) 일상 삶에서 금단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 중독은 불안 초조해지며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앞으로 무슨 일이 나던 상관 않고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다시 빠집니다.

4) 앞으로 할 일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을 뿐 조금씩 장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 중독은 자신의 앞날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고 자기 개인생활도 관리하지 못합니다.

5) 공개적인 탈출기를 작성해가며 잘못을 반성하면서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정리합니다. - 중독은 완전히 넋이 나가서 글을 쓰기는커녕 자기 생각조차 완전히 뒤죽박죽이 됩니다.

6) 신자에겐 범사가 영적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찬양 기도 예배에서 큰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 중독의 궁극적 배후에는 사탄이 있기에 믿음생활을 못하게 방해합니다.

 

몇 번 실패했다고 전혀 염려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나 그럴 수 있습니다. 형제님은 아주 빨리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취미로 스트레스 해소할 목적으로 잠간씩 건전하게 친구들과 게임하셔도 되고 이제 곧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나눔에서 형제님에 대해서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몇 가지 있습니다.

 

1) 이전부터 제가 계속 느낀 점인데 글을 조리 있게 잘 쓰십니다. 지성적으로 뛰어난 자라야 작문을 잘 합니다. 형제님의 공부에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교만이 아니고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데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의 특징이 언제든 쉽게 따라갈 수 있으니까 독기를 품고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고 절실하다고 느끼면 공부를 쉽게 따라가서 남들보다 빨리 전문가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2) 형제님이 게임과 포르노에 빠진 것이나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볼 때에 그렇게 된 제일 큰 원인이 애정 결핍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그래서 교회에서 예배, 기도, 찬양 등에 몰두하고 있을 때가 가장 기뻤을 것입니다. 교회에서의 누님을 비롯해 서로 마음과 대화가 통하는 사람들과 계속해서 성령 안에서의 교제를 나누시고 그런 분들과 교회 밖에서의 만남도 이어가십시오. 혼자 고립되어선 중독을 이겨내기는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자주 만나 교제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이미 중독과는 거리가 멀어진 것입니다. 나아가 그러는 가운데 온갖 인생사와 장래 일을 대비할 수 있는 지혜와 계기도 얻게 될 것입니다.

 

3) 사람들을 직접 돕고 세우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형제님이 애정 결핍으로 인한 외롭고 괴로운 상태를 체험적으로 잘 아니까 같은 처지의 다른 이를 돕고 싶다는 마음일 것입니다. 이전의 어려운 체험들이 바로 하나님이 훈련하신 결과로 앞으로 쓰시고자 하는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재능과 은사가 될 것입니다. 형제님이 하고 싶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은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4) 지금 당장 확실한 일을 붙들지 못했다고 절대 실망하거나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지 마십시오. 젊었을 때부터 단번에 그런 일을 찾아서 평생을 매진할 수 있는 자는 거의 없습니다. 현재 공부하는 일도 일단은 꾸준히 해보시거나 도저히 흥미가 안 생기면 다시 다른 것을 찾아서 공부하면 됩니다. 모든 청년은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고 또 그래선 청년입니다. 실패와 오류가 용납되는 유일한 시기입니다. 실패하고 그래서 아파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청년이 아닙니다.

 

따라서 제가 유일하게 권면 드리고 싶은 사항은 절대로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주저앉아 있지 말라는 것입니다. 범사를 현실적으로는 물론 영적으로 깊이 묵상 분별 판단하시고 무엇보다 본인의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서 철저하게 고민 갈등하면서 무슨 일에든 몸으로 부딪혀 나가십시오. 실패를 두려워 마시고 쉬지 말고 기도하면서 주님의 도움을 구해서 다시 재기하거나 새로운 시도 등을 계속하십시오. 한마디로 자기 인생을 위해서-주님 뜻 안에서 바로 세우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일임-정신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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