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기 유대인들의 기도 형태와 그 의미

조회 수 10716 추천 수 401 2007.09.11 18:09:23


1 세기 유대인들의 기도 형태와 그 의미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기도에 힘썼는데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의 지침은 구약성경에서 찾았다. 유대와 각지에 흩어진 그들은 시편을 기도의 교과서로 삼았다. 사해 사본이나 외경(the Apocrypha)에 따르면 유대인들의 기도 내용과 형식은 계속 변했었다. 세대 간에 아무 변함없이 고정된 기도 양식은 드물었다.  

성전 기도(Temple Prayers)

이사야 시절 성전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불리었고(사56:7) 예수님도 그 점을 강조했다.(마 21:13) 매일 제 3시(오전 9시)와 제 6시(오후 3시), 오전과 오후에 번제가 드려질 때에 그들은 성전에 공중 기도로 모였다. 특히 오후 번제는 “기도하는 시간”(행3:1)으로 불릴 만큼 기도에 집중했다.

회당 기도(Synagogue Prayers)

유대인들은 바벨론 유수 시절 이후 각지에 세워진 회당에서 안식일과 각 절기를 지켰는데 특별히 경전을 읽으며 열심히 기도했다. 고대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회당을 단순히 “기도집”(the Prayer-house)으로 칭하기도 했다. 기도는 회당장이 지명한 사람이 대표로 먼저 기도하면 회중이 아멘으로 화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느8:6, 고전14:16). 또 회당기도는 반드시 선채로 행해졌다.(마6:5) 하나님에 대한 경배와 찬양으로 시작해 용서와 치유를 간구하는 내용이 기도에 포함되었다.

주후 100 년경에는 18개의 구절들이 각기 “하나님께 복이 있을지어다”(Blessed are you, Lord.)로 끝나기에 통칭 “18 가지 축도”(히브리어: Shemoneh Esreh)로 불리는 공식기도문이 형성되었다. 또 예수님 당시에는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고 그의 나라를 소망하는 내용의 회당송영(히브리어: Qaddish)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초기의 Qaddish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신의 뜻에 따라 창조한 이 세상 가운데서 당신의 위대한 이름을 높이고 경배합니다. 당신의 나라가 당신의 생전에, 당신의 때에, 또 온 이스라엘 집의 생전에, 그리고 가까운 시간 안에 세워지기를 간구합니다.”

이런 Qaddish가 예수님이 가르친 주기도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을 것이다.    

쿰란 공동체의 기도(Prayers at Qumran)

사해사본을 기록한 쿰란 공동체의 정기 예배에 관한 기록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들의 문서에는 기도가 많이 나타난다. 필사문서 형태로 축도, 동의(amens), 간구, 고백 등이 남아 있다. 그들은 성전 제사를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했기에, “입술의 제물은 의인의 향기로운 제사와 같으니”라고 하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가 동물 희생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매일의 개인적 기도(Daily Personal Prayers)

신명기 6:7은 이스라엘 백성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하도록 명하고 있다. 여기서 이 말씀은 쉐마로 불리는 “이스라엘아 들으라(히브리어:Shema)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히6:4)를 말한다. 요세푸스에 따르면 쉐마는 완전히 유대인들의 일상 관습이었다고 한다. 또 매일 새벽과 누워 자기 전 두 번씩 출애굽의 구원을 통해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회상하며 감사했다. 예수님 당시의 유대 소년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말을 할 수 있는 즉시 쉐마를 배우게 했고 또 12살이 되면 규칙적으로 반복 암송하며 기도하게 했다. 여자와 유아와 노예는 쉐마 암송의 의무에서 제외 되었다.    

다니엘의 예(단6:10,13)에서 보듯이 많은 경건한 유대인들은 하루 세 번씩 기도했다. 특별히 성전의 오후 제사 시간은 개인적인 기도로 보냈다. 고넬료 같이 유대교로 개종한 경건한 이방인들도 정기적 기도 습관을 지켰다.(행10:1-3) 신약성경과는 별도로 기록된 초기 기독교 문서에는 초대교회 교인들도 하루 세 번씩 기도했는데 쉐마 대신에 주기도문으로 기도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의 관습에 정통한 학자에 따르면 유대인들은 해 뜰 때, 성전제사 시간인 오후 세시, 그리고 해 질 때, 하루 세 번 씩 쉐마를 암송한 후에 기도를 했다고 한다.

경건한 유대 가정에선 신명기 8:10(“네가 먹어서 배불리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옥토로 네게 주셨음을 인하여 그를 찬송하리라”)에 근거하여 식사 때마다 기도했는데, 특별히 쿰란 공동체는 더 철저했다. 예수님도 이 관습을 따랐음이 분명하며(막6:41) 초기 기독교인들도 그러했다.(고전10:30) 통상적인 식사기도는 “이 땅에 양식을 주신 주께 복이 있음이여!”라는 간단한 내용이었다.  
  
기도 자세와 복장(Prayer Postures and Attire)

예수님 당시에는 성전이든 회당이든 공적 기도를 할 때는 일어서서 했다. 예수님이 “큰 거리 어귀에 서서 ”(마6:5) 기도하는 외식하는 자를 비난한 것이 바리새인들이 그렇게 서서 하루 종일 기도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후 번제 시간에 성전으로부터 예루살렘 전체에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질 때에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부 바리새인들이  의도적으로 그 시간에 맞추어 외출하고선 마치 시장 어귀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중에 우연히 기도 시간이 된 양 한 것이다. 나팔 소리를 듣자마자 그 자리에 서서 기도함으로써 사람들의 칭찬을 들었다.

예수님의 마태복음 23:5의 바리새인에 대한 언급도 마태복음 6장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저희 모든 행위를 사람에게 보이고자 하여 하나니 곧 그 차는 경문을 넓게 하여 옷 술을 크게 하고.”

‘경문’(히브리어: tefillin)은 손으로 출13:2-16, 신6:4-9, 11:13-21(통칭 쉐마)의 말씀을 기록한 종이가 든 작은 상자인데 손목과 미간에 끈으로 묶어 매달았다.(신6:8, 11:18 참조) 집의 문설주에도 동일한 작은 상자를 달았는데 'mezuzah'로 불렸다. ‘tefillin’이나 ‘mezuzah’ 둘 다 그들로 정기적으로 기도하도록 깨우치는 역할을 했다.

또 ‘옷 술’(히브리어: zizith)은 기도할 때에 덮어쓰는 수건 끝에 붙은 매듭을 말한다. 유대인 남자는 매일 기도할 때마다 이 수건으로 머리를 덮어야 했다. 예수님도 이 수건을 사용했을 것이다. 일부 유대인들은 오늘날 카토릭 신자들이 자기 기도를 헤아리기 위해 사용하는 묵주처럼 기도 수건에 매듭을 만들어 붙였다. 그런데 많은 바리새인들이 경문 상자를 크게 하고 옷 술을 길게 늘어뜨려 자기 신분을 상징하며 외식하려 했던 것이다.  

1 세기 유대인들은 왜 기도했는가?(Why First-Century Jews Prayed)

종교인들이 자기들 신에게 기도하는 이유는 많다. 때로는 기도하는 중에도 자신이 왜 기도해야 하는지 모를 때도 있다. 어쨌든 1 세기 유대인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기도했다.

첫째, 구약의 계명을 순종하는 뜻에서 기도했다. 아침과 저녁에 또 식사 때마다 하는 기도는 분명히 율법에 근거한 것이었다. 또 시편은 자발적으로 더 많이 기도하도록 하는데 일조를 했다. 구약에서 경문을 부착하라고 명했기에 그대로 따른 관습을 탓할 수는 없다. 율법에 순종하여 기도한 자들은 분명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릴 소원도 힘께 있었다.  

둘째, 자기들의 관습을 따르기 위해 기도했다. 아침과 저녁의 성전 제사에서 행한 공적 기도는 율법에서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구약 말기에 형성된 회당 제도로 인해  기도 수건 같은 새로운 기도 복장도 생겼다. 예수님과 초대 교인들은 회당 예배에 참석했다. 초대 교회 교인들은 성전의 정규 제사에도 참여했다. 유대의 관습을 신실하게 따른 자들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분을 찬양하고자 하는 소망이 있었다.

셋째, 불행하게도 예수님이 야단 친 예에서 보듯이(마6:1,5 23:5) 남에게 보여 인정받으려 기도한 자들도 있었다. 예수님이 공적 기도나 올바른 동기로 드리는 전통적 기도 관습들을 반대한 것은 아니다. 대신에 예수님은 하나님의 축복 대신 인간의 칭찬을 받으려 기도하는 자들은 가혹하게 비난했다. 오늘 날에도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는 기도를 비롯한 모든 종교 행위는 바리새인에게 향했던 예수님의 동일한 저주를 받을 것이다.    

원전: 1 세기 유대교의 기도 관습(Prayer Customs in First-Century Judaism by Kendell H. Easley)



“오늘 날에는 식사 때만 남들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이 그것도 형식적으로 기도하지만 나머지 시간에 자발적으로 기도하는 일은 거의 없는 신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유대인들의 정기적 기도 습관이 아쉬운 때인 것 같습니다. 중세 유럽의 마을마다 종탑 달린 교회가 수시로 종을 울려 기도하게 한 것처럼 말입니다. 밀레의 그림 ‘만종’에 들판에서 일을 마친 농부가 교회 종소리에 맞추어 그 자리에 서서 기도하는 모습이 바리새인의 외식과는 달리 너무나 아름답게 여겨지지 않습니까? 하루를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치는 습관을 들이면 하나님의 풍성한 은총과 권능을 받아 그 삶과 인생이 엄청나게 달라질 것입니다. 비록 잠시 묵도하는 기도라도 진정으로 그분께 그 하루를 감사하며 그분의 거룩한 간섭을 소망했다면 말입니다. - 운영자”  

9/1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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