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옥성호 집사가 “가장 큰 비극”이란 제목으로 조엘 오스틴 목사에 대해 거짓 선지자라고 경계시킨 글을 읽고 한국의 오정현 목사와 전병욱 목사가 떠올랐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조엘 오스틴 목사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이 오정현 목사나 전병욱 목사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인지, 그러하다면 그 사실을 기뻐해야 하는지 우려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오스틴 목사는 그의 숱한 베스트셀러로 인해 아마도 더 큰 영향을 미칠 터이니 그를 경계시키는 것이 더 급한 것도 같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다행히도 오 목사나 전 목사가 아직 오스틴 목사처럼 그릇된 복음을 전하고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태복음 7장의 그 비극적인 선지자들을 연상시킵니다. 그들은 열심히 주의 이름으로 이런 저런 치적을 쌓고 있습니다. 교회도 확장하고 선교도 하고 구제 및 봉사도 하고 제자 양육도 합니다. 그러나 그날에 예수께서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고 하실지 아니면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실지 자못 궁금합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후자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들이 후자에 속하면 그들을 좇는 적지 않은 사람들 또한 그들과 같은 결국을 맞을 것이니까요.
위 두 목사가 아직은 그릇된 복음을 전하고 있지는 않은 듯하여 다행이라고 했습니다만, 달리 생각해 보면 어쩌면 그래서 오스틴 목사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겠습니다. 오스틴 목사는 (그리고 다른 잘 알려진 이단 교리의 전파자들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변질된 복음을 전하는 자로 인식되어 있기에 그에 (그들에) 대한 경종이나마 울려지지만, 오 목사와 전 목사는 그들이 전하는 복음에는 별로 문제될 것이 없기에 그들에 대해선 그리 큰 소리의 경종은 울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오 목사는 털어 먼지나지 않는 자 있으면 나와 보라는 식으로 치고 나오고, 전 목사는 누구 죄없는 자 나를 돌로 치라고 적반하장(賊反荷杖) 하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교계의 대응은 거의 침묵 수준입니다. 그리고 기독교를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로만 정의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침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오스틴 목사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오스틴 목사는 적어도 그가 전하는 바와 그의 삶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듯합니다. 그는 오 목사와 전 목사처럼 내숭은 떨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목사와 전 목사는 강단에서 또 책으로 전하는 말과 그들의 행동이따로 놉니다. 그들은 예수 이름과 성경지식으로 그들의 치적과 삶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속내—과시욕과 권력욕과 교만과 죄에 대한 불감증을 감추고 있습니다. 그들의 그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봄에도 그들은 그것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지위와 명성과 권력을 이용하여 교회 안팍의 언로(言路)를 장악하고는, 자신들을 마치 의를 위해 핍박받는 하나님의 종으로 보이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인, 더우기 기독교인들의 정서상, 그들의 노력은 성공할 것입니다. 그들의 과오는 머잖아 잊혀지고 그들의 공과는 더욱 칭송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언젠가 그들의 이름이 사진과 함께 보란듯이 한국 교회사에 올라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들의 곁에서 그들을 추앙하고 닮고자 했던 사람들도 그 목사들처럼 예수를 빌미삼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고,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아니 그렇게 사는 것인가 보다고 살면서, 자신들도 이름과 사진을 어디에라도 올리려고 애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를 믿으니까 교회 생활 잘 하니까 죽어 천국에 가서 예수님의 환대를 받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 점이 바로 제가 두려워 하는 위험입니다. 믿음 따로 삶 따로. 아니, 믿음을 내세워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삶. 예수께서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혹독하게 꾸짖었던 바로 그 사람들. 누가 뭐라고 하면 아니라고 잡아떼고, 화내며 안 그런 사람 있으면 데리고 오라 하고, 너나 잘 하세요라고 쏘아 주고, 그래도 안 통하면, 사랑과 용서라는 비장의 카드를 내밀 뿐 회개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을 만들어 낼 위험 말입니다.
그러므로, 조엘 오스틴 목사의 변질된 복음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만큼 오정현 목사와 전병욱 목사의 말과 삶이 따로 놀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자신의 영광과 이익을 추구하는 그들의 외식 행위는 지적되고 지탄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