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이트를 방문하니, "천사와 그룹과 스랍의 차이"에 대해 질문하였더군요.
여러 서적을 읽으면서 조금씩 발췌해 두었던 내용들을 정리해 둔 것이 있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천사에 관하여
▣ 들어가기
◉ 성경에는 가시적인 육적인 존재(인간 및 우주만물)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존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근본적인 영적존재이시므로 당연히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으십니다. 이외에도 성경이 말씀하시는 영적존재로는 천사(天使)와 악령(惡靈)이 있는데, 가끔 천사를 보았다는 간증을 듣기도 합니다만, 원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입니다. 물론 성경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육안으로 보여진 경우가 다수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래는 비가시적 존재이며, 하나님의 특별하신 뜻이 있을 때에만 인간의 눈에 보일 수 있는 영적존재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 천사란 하나님이 창조하신 영적존재로서 하나님의 뜻에 철저히 순종하며 하늘과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매개(심부름)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성경에서는 천사, 하나님의 아들들, 군대, 거룩한 존재 등으로 표현됩니다.
◉ 악령이란 본래는 천사였으나 하늘에서 하나님의 뜻에 반역함으로써 세상으로 쫓겨난 영적존재를 말합니다. 성경은 이를 사탄, 마귀, 악마, 악령, 귀신, 더러운 영 등으로 지칭하고 때로는 용, 뱀 등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 신학과 교리를 다루는 모든 책에서 천사는 천사론(天使論)으로, 악령은 귀신론(鬼神論)으로 반드시 다루어지기 때문에, 상세한 신학적 또는 교리적 의미는 개인적으로 교리서적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오늘은, 천사에 대한 교리적 설명이나 이해를 다루기보다는, 그동안 읽었던 각종 경건서적 및 기타서적에서 발췌해 두었던 일반적인 내용들을 정리하는 형식이 될 것입니다.
▣ 천사의 개략적 어의(語義)
◉ (히) 말라크(malakh), (헬) 앙겔로스(angelos), (영) 엔젤(angel)로 표기되는 천사의 문자적 의미는 ‘사신 혹은 메신저’를 뜻하며 ‘대리인 혹은 심부름꾼’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 신학자들은 천사란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선포하고 행동하는 하나님의 메신저’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저 또한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보내시는 하나님의 사자의 신분인 영적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한글사전은 천사를 ‘천국에서 인간계에 파견되어 신과 인간과의 중개를 맡고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며 인간의 기원을 신에게 전달한다는 사자(使者)’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 성경에 이름이 기록된 천사들
◉ 성경에 이름이 기록된 천사들은 4명(종류) 입니다. 개별적(단수) 명칭인 것으로 생각되는 미가엘과 가브리엘, 집단적(복수) 명칭으로 여겨지는 스랍과 그룹입니다. 아울러 천사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분류하기 좋아하는 천주교 신학에서는 더 많은 천사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간략히 살펴봅니다.
◉ 미가엘(Michael) : 히브리어로서 ‘누가 하나님과 같으냐?’라는 말입니다. 미가엘은 하나님의 천사장으로서 악마와 그 졸개들(귀신들)을 대항하여 싸우는 천사입니다(단10:13, 유1:9, 계12:7). 대천사라고도 합니다.
◉ 가브리엘(Gabriel) : 히브리어로서 ‘하나님의 영웅’이라는 말입니다.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계시를 전달하거나 해석해 주는 임무를 수행합니다(단8:16, 9:21, 눅1:19, 26). 아마도 가브리엘은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대한 일에는 계속 나타나게 될 천사일 것입니다.
◉ 스랍(Seraphim : 세라핌) :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호위하는 천사입니다(창3:24, 출25:18, 시18:10, 80:1).
◉ 그룹(Cherubim : 케루빔) : 하나님의 보좌를 옹위하고 찬양하며 화해 사역의 심부름을 담당하는 천사입니다(사6:2-6).
※ 어떤 학자는, 일반 천사는 날개를 가지지 않은 반면 스랍과 그룹은 날개를 가지고 있으므로, 스랍과 그룹은 천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 이외에, 천주교에서 말하는 천사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 라파엘(Raphael) : 히브리어로 ‘하나님이 낫게 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외경인 토빗서에 근거가 있습니다. “나는 주의 대전에 서 있는 일곱 천사 중 하나인 라파엘 천사이다”(토빗12:6-21).
○ 위경인 헤녹서는 일곱 천사의 이름을 우리엘(Uriel:하나님은 빛이시다), 라구엘, 사리엘, 예라미엘, 이지키엘, 하나엘, 케파라엘 등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 또 어떤 학자는 성경에 이름이 알려진 일곱 천사를 스랍, 그룹, 미가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 바누엘(Phanuel)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출처는 미상).
▣ 천사의 임무와 능력(출처 ; 기도로 세계를 움직이라/웨슬리 듀웰/pp.52-57).
◉ 천사의 임무
○ 제1임무는 그리스도를 섬기고 경배하는 것입니다(히1:4, 6-7).
○ 제2임무는 구원 얻을 후사들을 섬기는 일입니다(히1:14).
※ 천사들의 전체 숫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히12:22).
◉ 천사들의 특징과 능력
○ 천사들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합니다.
○ 천사들은 언제, 어디라도 갈 수가 있습니다. 천사들은 우리가 필요한 곳에 언제나 존재합니다.
○ 천사들은 항상 하나님의 명령에 복종할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 천사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 천사들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는 하나님의 주요 대행자들인 것 같습니다.
○ 천사들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기를 즐거워합니다.
○ 천사들은 우리를 도와야 하는 영원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 천사들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사랑합니다.
○ 천사들은 언제라도 하나님께 그의 천사들의 도움을 요청할 수가 있습니다.
○ 천사들은 우리에게 할당된 하나님의 종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천사들에게 기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단지 하나님께 기도해야 하며 천사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간청해야 합니다.
○ 천사들은 장차 하늘에서 우리와 만날 것이며 우리의 기도가 각각의 경우에 어떻게 응답되었는지를 설명해 줄 것입니다.
▣ 천사의 모습과 계급(?)
◉ 중세신학(천주교)은 천사의 모습과 계급을 보다 세분하여 교리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천사의 계급을, 성경적 근거(구절)까지 제시하면서 설명하고 있지만, 올바른(성경적인) 이해인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신학을 공부하다 보면 어차피 만나게 될 것이므로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천사의 모습 : 중세 이전의 신학에서는 천사를 나타낼 때, 보통 흰색의 헐거운 옷을 입고 날개와 원광(圓光) 또는 후광(後光)을 가진 남자로 표현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화(聖畵)등에서 표현되는 천사의 모습에 현혹되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날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도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고, 후광(원광) 문제는 자못 심각한 오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사뿐 아니라 예수님이나 마리아 그림에도 거의 예외없이 후광이 그려져 있지만, 성경이 말씀하시는 예수님이나 마리아 생전의 모습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후광이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실제에는 없었던 후광을 그려 넣게 된 배후에는 아마도 신비주의적 동방종교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부처나 공자 등의 초상화에도 가끔 이러한 후광을 그려 넣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성경이 말씀하시는 천사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그냥 인간(대부분 남자)의 모습으로만 나타났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충분할 것입니다. 더 이상은 인간의 상상력에 의한 산물에 불과할 것입니다.
※ 어떤 이들은, 얼굴의 광채 때문에 수건을 써야 했던 모세(출34:29), 비둘기같이 주님께 임한 성령의 모습(마3:16), “해와 같이 빛나리라”는 말씀(마13:43), 변화산에서의 주님의 사례(눅9:29) 등을 근거로, ‘기독교적 후광’의 정당성을 주장할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타당한 이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부연하면, 주님이 평소 후광을 지니시고 사람들을 대하셨다면 인간들은 두려움 때문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모세의 경우와 동일). 주님은 지상에 계시는 동안 누구든지 접근할 수 있도록 아주 평범한 모습(후광이 없는)으로 사셨습니다.
◉ 천사의 계급(Hierarchy) : 천주교 신학은, 성 암브로시오(AD 340-397) 이후부터 교부들과 신학자들이 천사를 9단(段) 또는 9품(品)으로 인식했으며, 6세기 초에는 아레오 파지테의 프세우도 디오니시오에 의해 9품이 3개의 계급으로 분류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천사를 천신(天神)이라고도 합니다.
○ 상급(上級)
제1계급 - 치품천사(熾品天使), Seraphim(Seraph의 복수형). (사6:2).
제2계급 - 지품천사(智品天使), Cherubim(Cherub의 복수형). (창3:24).
제3계급 - 좌품천사(座品天使), Thrones. (골1:16).
○ 중급(中級)
제4계급 - 권품천사(勸品天使), Principalities. (골1:16).
제5계급 - 능품천사(能品天使), Powers. (골1:15). (벧전3:22).
제6계급 - 역품천사(力品天使), Virtues. (골1:15).
○ 하급(下級)
제7계급 - 주품천사(主品天使), Dominations(Dominions). (엡1:20).
제8계급 - 대천사(大天使), Archangels. 천사장. (살전4:16).
제9계급 - 천사(天使), Angels. 수호신. (창19:1, 계5:2).
※ 학자에 따라, 계급의 순서가 바뀌기도 하며(치품-지품-좌품-주품-역품-능품-권품-천사장-천사),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지품=지혜, 주품=지배), 이름이 바뀌기도 합니다(권품→위품, 역품→덕품, 주품→권품).
▣ 나가기.
◉ 성경은 매우 빈번하게 천사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천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지는 것은 건전한 신앙에 유익하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천주교 신학처럼 지나치게 세분화한다거나 신성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신앙은 어차피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행동이어야 하며, 천사는 불가불 보조적 지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천사에 대한 이해는 앞에서 살펴 본 정도로도 충분하다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깊이 공부하고 싶으시다면, 개인적으로 신학 및 교리 관련 서적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별지와 같이 2권의 참고서적을 추천하면서 마칩니다. 샬롬. ♥
별지 천사에 관한 참고서적
1). 천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 앤드류 J. 밴스트라 교수 저 / 류호영 역 / 은성
2). 알 레이시의 천사는 있다 / 알 레이시 목사 저 / 정동수 역 / 말씀과 만남
♥ 읽을 때 주의하면 좋을 것 같은 사항.
위의 서적들은 신학교 교수 및 목사라는 우리 신앙의 전문가들이 깊이 연구하여 저술한 것으로서 천사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2)번의 제5장 ‘천사들의 자녀들’은 아주 조심하며 읽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저자는 신학적으로 해석이 일치되지 않고 있는 창세기 6장 2절의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에 대해 지나친 억측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단어에 대한 해석은, ①하나님의 아들들은 반역으로 인하여 천국에서 쫓겨난 타락한 천사들이고 사람의 딸들은 인간의 딸들(여성)이라는 견해와, ②하나님의 아들들은 경건한 셋의 자손들이고 사람의 딸들은 불경건한(죄 범한) 가인의 자손들이라는 두 가지 견해가 신학자들 사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자는 ①번 견해를 확신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부분부분 개인적인 추론이 너무 많습니다. 잘 읽어보면 해당 부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저는 읽으면서 동의되지 않는 부분에다 코멘트를 해 두었는데 아주 많습니다). 여기서 부분적인 사항까지 언급할 수는 없고 제5장 전체에 대한 개관적인 평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자의 주장은 마치 진화론의 허구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흔히들 진화론의 최대 약점이 소위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라고 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보다 ‘지속성의 중단’이 더욱 치명적인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즉, 생명이 과거 어느 시점에서의 1회적인 사건(무기화합물에서 유기화합물로의 변이)을 시발점으로 시작되었다면(진화론의 주요 가설 중 하나), 지금도 무수한 종류의 생명체가 새로 탄생하고 진화도 계속되어야만 합니다. 인간만 하더라도 반인반수라든지 또는 ET의 사촌 쯤 되는 생물체들이 우리 주위에 수없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지의 생명체(종 간의 변이과정에 있는 존재)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은 ‘지속성이 없다’는 의미가 되며 이는 곧 진화론의 허구를 증명하는 핵심이 된다고 봅니다.
저자의 주장도 이와 비슷합니다. 저자는 생식능력을 지닌 타락한 천사들(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인간 여성)과 2번(홍수 전의 네피림과 홍수 후의 아낙자손 등)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합니다(물론 여러 명에 의한 집단 행위였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타락한 천사들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타락한 천사들(영적존재)이 인간 여성들과 결혼하여 거인족들을 생육해 내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네피림이나 아낙자손 같은 거인 종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진화론과 동일하게 저자의 논리에도 ‘지속성의 중단’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홍수 이전의 네피림의 멸종은 이해되지만, 홍수 후의 아낙자손 후예의 부재는 설명이 안 됩니다(성경은 가나안 정복시 아낙자손의 완전 멸절을 증명하지 않습니다!).
제 코멘트 중에 가장 많은 것은 ‘멋대로의 추측!’이라는 말입니다. 연구를 하기는 많이 했는데 너무 자기 생각만으로 정말 멋대로 각색했다는 뜻입니다. 이점만 주의하며 읽는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점을 깨우치는 교훈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제5장을 제외한 다른 곳은 대체로 참고 할만 정도는 된다고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사는 우리 신앙의 핵심이 될 수는 없습니다.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 사실이 우리의 믿음과 구원과 천국입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합니다. 천사란 하나님과 인간에게 있어서 보조적이고 지엽적인 역할을 담당할 뿐입니다. 잘 몰라도 문제될 것 없고 부정확하게 이해해도 영향이 크지는 않습니다. 천사론에 관한 한 다른 교리에 비해 다소의 여유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볼만한 가치는 있는 책이라 생각되어 추천하는 것임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