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한 지 어언 30년이 되었지만, 하나님을 제대로 알아간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
더욱이 중간의 예기치 못한 시험으로 말미암아, 수 년 간 이 교회 저 교회 방황하다 보니, 정신 차리기도 만만치 않다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등록한 교회에서는 극히 수동적인 생활지침을 정하였습니다. 즉, 담임목사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교회의 깊숙한 실상에 관심을 갖지 않기로 말입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자세임을 알지만, 나름대로의 고통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교회의 명령에 순종한 직분은 ‘구역강사’입니다. 구역(순, 목장, 사랑방, 셀 등으로 불리는 소그룹) 모임에서의 말씀 증거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반응인 것이지요.
다른 한 가지는, 자원한 것으로서, 새신자반에서의 봉사입니다. 새신자반의 주 임무는 새로 등록한 분들의 교회정착을 돕는 것으로서, 여전도사님이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약 5-6명의 남녀 집사들은 주로 몸이 불편하신 환우들을 모시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분들이십니다.
입원 중인 병원에 가서 환자와 간병자와 휠체어를 싣고 와서 예배드리고 다시 병원에 모셔다 드리는 것이 주 임무입니다. 덥고 춥고 비오는 날 등에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환우들 - 분명 작은 자들입니다. 힘없는 자들이며 미약한 자들입니다.
그러나 이분들과 교제하면서 교훈을 얻는 것은 저 자신입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얻고 또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교제를 통한 교훈들 중에서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극히 작고 가벼운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며, 어쩌면 저 홀로 정해 놓은 ‘작은 것으로의 지향’이라는 신앙목표의 타당성을 증명받을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더라도(증명되지 않더라도) 아주 작은 경험에 담긴 주님의 사랑나눔을 맛볼 수 있다면, 비록 보다 큰 섬김으로 참 모범을 보여주시는 다른 분들에는 비할 수 없을지라도, 제게는 이것만으로도 귀중한 체험이라 여기겠습니다.
지극히 보잘것없는 소자들이 서로 의지하며 작은 믿음을 싹틔워가는 우리교회 새가족부의 모습을 살짝 드려다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