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이라도 좋다, 말만 해 다오!

  모시는 환우들은 자주 바뀌게 됩니다. 장기 입원환자는 3개월 이상 입원할 수 없다는 병원 나름대로의 규정 때문에 수시로 옮길 수밖에 없고, 몸 상태가 언제 나빠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담당 병원과 환우는 자주 바뀌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거의 변경되지 않고 모시는 분이 있습니다. 50대 중반의 K 형제님입니다. 2003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이제 많이 회복되었으나 아직 하반신 마비 상태입니다.

이분은 처음에는 말도 하지 못했답니다. 그러다 차츰차츰 몇 마디씩 하게 되었는데, 회복 초기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욕이었답니다.

의사 선생님과 가족들은 “말만 할 수 있다면 욕인들 무슨 상관이랴!”며 아무 말이든 하도록 부추겼다고 합니다. 혀 기능회복의 수단으로서 욕을 채택한 것이지요.

효과가 컸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억도 거의 돌아왔고 말도 무척 또렷해지는 등, 욕으로 인한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고 합니다(아내 되시는 자매님의 증언입니다).      

문제는 현재입니다. 한번 도통한(?) 욕 실력은, 요즘도 아무 곳에서든지 불쑥 불쑥 튀어 나오곤 합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기에 너무 당황스럽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상은 가린다는 것입니다(형제님은 아내에게만 욕을 합니다). 하지만, 옆에서 듣는 이는 무척 민망할 수밖에요. 종종 함께 승차하는 다른 자매님과 심지어 여전도사님께 꾸중도 듣습니다. 그래도 금방 잊고 또 실수하곤 합니다.


이 현상을 보면서, K 형제님의 모습이 바로 제 모습임을 느낍니다. 신앙연륜으로 볼 때, 이제는 선생이 되어 있어야 할 텐데, 아직도 젖이나 사모하는 유아적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서, 정제되지 못한 불평이나 늘어놓는 제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이 아직 많이 더 자라야한다는 것을 시인할 수밖에 없다 하겠습니다.  




♥ 감사의 마음은 어디에?

  K 형제님은 부인되시는 J 자매님의 지극한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 오갈 때의 어려움은 물론이요, 대소변도 처리해 줘야 합니다. 만약 자매님이 안 계시면 형제님은 무척 힘드실 것입니다.

가끔 아드님이 대신 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이미 형제님의 얼굴부터가 변합니다. 아들에게는 꼼짝을 못합니다. 얼굴에 겁먹은 표정이 나타납니다.

문제는 형제님이 자매님의 섬김에 대해 조금도 고마워하는 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말로도 그렇고(걸핏하면 욕만 하니까요) 행동으로도 그렇습니다.

한 번은 연약한 자매님의 팔을 억센 손으로 꺽더라고요(형제님의 상반신은 완전 회복되어 힘이 세고, 자매님은 아주 왜소합니다). 자매님이 얼른 무릎을 굽혀, 손상을 받지는 않았으나 상당기간 아파서 절절 매었습니다.

또 한번은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자신을 안고 있는 아내의 팔뚝을 물어 뜯으려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넘어지기라도 하면 둘 다 다칠 수밖에 없는데도, 자신의 감정 표현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지 않는 행동이었습니다.

24시간 내내 병간호에 녹초가 되다시피 하는 아내에게(자매님은 24시간 근접간병의 고통을 간간이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가지기는커녕, 오히려 적대적인 반감을 표출하는지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이것 또한 제 모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순간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대해 나는 과연 얼마만큼이나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니 부끄러울 뿐입니다.

형제님의 실수를 통해 저 자신의 본 모습을 보게 하시는 것도 은혜일 것입니다.





♥ 그래도 찬양은 좋다!

  K 형제님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찬양입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처지에 비추어 ‘나의 등 뒤에서’라는 복음송을 가장 좋아 합니다.

전도사님이 진행하시는 새신자반 공부의 나머지 시간에는 지루한 표정을 짓습니다만, 찬양시간만큼은 아주 신이 납니다. 얼굴이 상기될 정도로 열심히 찬양을 부릅니다.

아무튼, 예배와 중식을 마친 후, “공부하고 가실 겁니까? 그냥 가실 겁니까?”라고 물으면, 항상 씩씩하게 대답합니다. “찬양하고 가야지요!!!”

주기도문은 암송하지 못해도, 찬양만 하면 생기가 도는 형제님의 자세를 본받고 싶습니다.

김문수

2007.05.28 11:09:31
*.74.6.147

순태 형님 !!!!!!
K 형제 라고 말씀하셔서 .....
저를 정신교육시키시려고......

호출하신줄 오해했습니다 !!!!!!
필승 !!!!!!!!!!!!!!!!!!!!!!!!!!!!!!!!!

조재춘

2007.05.29 09:52:54
*.29.165.87

늘 귀한 나눔 감사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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