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할머니는 온 세상에 오직 홀로이십니다.
외아들을 결혼시킨지 2년여가 지나도록 손자가 생기지 않아 걱정하던 중, 교통사고로 아들과 며느리를 한 날 한 시에 잃었다고 합니다.
노부부가 크게 실망하던 중, 할머니 남편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합니다. 다행히 잘 조리하여 산에서 나무를 해 올 정도로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 후 다시 2차 발병으로 전신불수 상태가 되어 4년간 투병하다 5년 전에 돌아가셨답니다.
할머니는 정부에서 나오는 약 30만원의 보조금을 병원에 몽땅 내고 거기서 그냥저냥 사십니다. 그래서 외롭답니다. 그러므로 주일날 교회 나오는 것이 기다려진답니다.
할머니는 일어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힘이 너무 없어 걷기가 무척 힘듭니다. 한 걸음 옮기는 데 거의 30초는 걸릴 듯합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계속 의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저는 엘리베이터를 조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참 지난 후에 할머니를 발견하였습니다.
“할머니, 왜 혼자 계세요?”
“누가 휠체어 가지러 가서 기다리는 거유.”
그런데 다른 분들을 다 태워드리고 나서 보니 여전히 혼자 계신 것입니다. 아마 휠체어를 가지러 가신 분이 깜빡했나 봅니다.
일어서실 수는 있으므로 제가 부축해서 식당으로 모셨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셔서 많이 서운하셨나 봅니다.
“담부터는 교회도 못 오겠어.”하시더군요(물론 그래도 다음 주에 역시 오셨습니다).
천지간에 오직 홀로이신 할머니의 외로움을 우리가 어찌 다 알겠습니까? 다만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실 수밖에 없겠지요.
우리에겐 매일마다 지지고 볶는 웬수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이 있기에 외로움을 다 이해할 수는 없다할지라도, 그래도 한 번쯤은 할머니의 입장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만날 때마다 손 한번 잡아드리고 인사 한번 하는 것도 그분께는 상당한 위로가 될 듯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