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피플몰에 올렸던 서평입니다. 마침 김계환 형제님의 "숨기는 지혜"를 읽고 생각나기에 나눕니다.
☞ <풀어야 할 문제> : 달 표면에 투사된 이등변 삼각형의 내각의 합과 정육면체의 면적을 기준하여 합집합을 구한 다음, 표면적 1㎢당 도달되는 태양 에너지의 총량을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등가원리(E=mc²)로 계산하여 그 평방근을 제시하라.
근간, 성경과 기독교를 철저히 부정하면서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 자칭하는 도올 김용옥 교수(호를 사용하는 이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거부감을 지니고 있으나, 이후 표기상 편의를 위해, ‘도올’로 호칭하겠다)의 책을 읽었다.
① 김용옥, 『기독교성서의 이해』(서울 : 통나무, 2007)
② 김용옥, 『요한복음강해』(서울 : 통나무, 2007)
아울러 인터넷을 통해 몇 편의 글을 추가적으로 읽었다.
③ 김용옥,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http://blog.daum.net/munwooh/7514362)
④ 김용옥, 『제목 미상의 글(서론 : 나는 왜 성경을 우롱하는가?)』(http://blog.empas.com/sunhong1952)
도올 사상에 대한 반박서 1권도 함께 읽었다.
⑤ 박명룡, 『김용옥의 하나님 VS 성경의 하나님』(서울 : 도서출판 누가, 2007)
먼저, 도올은 어떤 능력의 사람인가? 그는 천재이다. 아니, 천재인 것 같다.
자기소개만으로도 그의 천재성은 입증된다. 열 살 전후에 신약성서 전체를 암송했고(①의 p.470), 1967년 한국신학대학 전교수석 입학생이며(①의 p.469), 영어와 중국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것 같으며(①의 p.468)(응당 히브리어와 헬라어에도 능통할 것임), 약 5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②의 p.511 저술목록 참조). 뿐만 아니라 생물학/한의학/신학을 공부했고, 동서양 사상에 해박하다(②의 말미에 첨부된 참고도서 목록을 보라. 대단하다). 특히 2개월 만에 두꺼운 책을 저술할 정도의 능력 소지자이다(①의 p.470).
다른 이들의 평가를 들어보자. “한국 개신교 120년 역사에서 도올만큼 준비된 지성도 흔치 않다.”, “막강한 세속화 권력에 홀로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도올 선생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는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나의 생애에서 가장 짙은 영적 체험의 순간들이었다.”, “제발 한국교회여, 도올만큼만 성경공부하길 바란다.”(이상 ②의 겉표지 참조).
필자도 도올 자신의 소개와 다른 이들의 평가에 일차적인 동의를 표한다. 위에서 소개한 몇 편의 책과 글만 가지고도 그의 학문적 재능을 부인할 방법이 없음을 솔직히 수긍한다.
이제, 이 정도의 천재가 비판하는 성경과 기독교에 관한 학문적 논리적 과학적 논거는 충분한가? 이에 대한 전문가 반론은 박명룡 목사의 책(⑤)을 참고하면 된다. 박 목사의 논증에 의하면 도올의 주장은 근거가 취약하고 설득력이 무척 떨어지는 것 같기만 하다. 저술을 통한 양 당사자의 구체적 논거들과 그 타당성은 각자가 읽으면서 확인해야 할 사항이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다.
다만, 도올의 책을 읽을 때 유의해야 할 점 하나만은 말하고 싶다. 그것은 그의 박학(博學)은 인정하더라도 정심(精深=학문의 깊이)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무리 지능지수가 높은 천재라 할지라도, 특정분야의 석학이 되기 위해서는 그 분야만 수십 년 이상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집중 연구해야 한다. 몇 년 동안 섭렵했다고 해서 최고의 권위자가 될 수는 없다.
도올은 너무 많은 분야를 다룬다. 기독교/불교/도교/유교/힌두교/한의학/생물학/영어(요한복음강해는 영어 교재로 저작된 것이다) 등 8개 분야만을 따지더라도 몇 년씩 집중해서 연구했을 것인가? 그가 20세부터 본격적으로 돌아가며 연구했다고 가정하더라도 1개 분야에 5-6년 이상 몰입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전문가 되기는 힘들다.
도올의 책(글)을 읽어보면 어지럽게 나열된 피상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임을 알게 된다. 피땀 흘린 연구결과에서 창출된 학문적 위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박학하지만 경박(輕薄)한 도올 학문의 경향은, 뛰어난 달변(達辯) 덕분인지 모른다(달변은 미비점을 감출 수 있는 장점을 지니나, 말이 많으면 실수의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지엽적인 2가지만 지적하겠다.
첫째, 성경 지식이 대단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나, 사실 그가 제시한 내용들은 이미 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일 뿐이다. 그의 주장들은 모두가 안티기독교인들 내지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에 불과하다. 도올의 책(①과 ②)의 대강을 이루는 신학 지식과 http://xbible.glad.to/의 xbible을 비교해 읽어 보면, 도올 자신만의 독특한 연구 성과가 아님을 즉시 알게 될 것이다(짜깁기 능력도 능력이나, 학문 업적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둘째, 그의 종교관은 무신론적 다원주의라고 할 수 있다. 다원주의에 대해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주장과 직접 비교만 해 보자.
도올의 주장 : “예수라는 나무는 우주적 생명이다. 이 우주적 생명나무에는 전 인류의 가지가 달려 있다. 그리고 전 인류가 사랑의 열매를 맺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전 인류에 대한 사랑이라고! …… 물론 그 인류 속에는 단군숭배자도 있고, 불타숭배자도 있고, 공맹숭배자도 있고, 조상숭배자도 있고, 알라숭배자도 있고, 야훼숭배자도 있다.”(②의 p.397-398).
A.J 크로닌의 주장 : “우리들 모두가 흔히 잊어버리는 것 중에 아주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죠. 오늘날 교회에서도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확고한 신앙만 지니고 있다면 누구든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그렇습니다. 불교도이든 회교도이든 도교의 신봉자이든 아니 선교사를 죽여 그 사람 고기를 먹어버렸다는 무지한 식인종도…스스로가 돌아보아 가책이 없는 성실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구원을 받을 겁니다. 그게 하느님의 넓으신 자비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최후의 심판 때에 의심 많은 불가지론자를 보시더라도 절대로 화를 내지 않으실 겁니다. 약간 비꼬는 투로 이런 말씀 정도는 하시겠죠. ‘보아라. 나는 여기 있다. 네가 그토록 부정하려 했던 나와 천국이 여기 있다. 자, 들어오너라.’”(천국의 열쇠 중에서).
다원주의는 도올의 독창적인 이론이 아니다(‘내가 말하지 않았던가?’가 아니라, ‘상당수의 사람들이 말하지 않았던가?’라고 했어야 한다). 모두가 아는 내용을 자신의 고유 사상인양 주장하는 것은 학자적 양심에 반하는 행위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기독교가 크게 위기에 처한 사례는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현저했던 사건은 2가지이다. 첫째는 1860년 진화론자인 토마스 헉슬리 대 윌리엄 윌버포스 주교와의 ‘대학 논쟁’이었고, 둘째는 1925년 창조론자(기독교 장로) 윌리엄 브라이언과 진화론자 클로렌스 대로우(변호사) 간의 ‘원숭이 재판’이었다. 이 두 사건에서 표면적으로 기독교측 대표선수는 완패하였고(논리성에서 비참하게 밀렸음), 그 결과 기독교의 위축을 초래했었다.
세상의 기독교 공격은 항상 있는 일이다. 때론 위 사례들처럼 높은 논리성을 지니기도 한다. 도올의 경우도 기독교를 반대하는 공격이라 할 때, 그의 논리성은 어느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가? 박 명룡 목사의 책과 비교하며 각자가 판단할 문제일 것이다.
물론 도올의 주장 중에서 타당성이 인정되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의 이해부족이요 잘못인 점들은 분명 있다. 하지만 이의 개선문제는 별도의 사안이기에 그만둔다.
※ 도올과 기독교 성도들이 공히 오해하고 있는 신앙행위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도올 모친은 성경을 1000독하고(이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평생 하루도 빠지지 않고 눈물의 새벽기도를 드렸다고 한다(①의 p.470). 모친은 아들의 장래를 위해 중보기도하지 않았을까? 아들에 대한 기도의 결과는 무엇인가? 부친과 외조부가 목사였던 니체와 마찬가지로, 도올 모친의 기도도 응답되었다 하기 어렵다. 바로 이것이다! 기독신앙의 요체 중에는, 타인의 중보 이전에, 자신의 회개(무릎 꿇음)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포함된다! 먼저 예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이 있어야 타인(부모 포함)의 중보가 효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기독신앙은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줄 수는 결단코 없다!
맨 처음 <풀어야 할 문제>의 답을 살필 때가 되었다. 【$@%?=뭔 소리여?】이다! 비록 수학 용어들을 잔뜩 나열하고 있으나 전혀 논리적인 문제가 아니기에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만이 정답이다. 아무리 기발한 답변을 내놓을지라도, <풀어야 할 문제>의 답으로 제시된 견해는 100% 무의미하다.
천재인 도올의 지식으로 재단하기에는, 기독교와 하나님에 관한 진리가 너무 광대하다는 점을 신앙으로 다시 고백한다. ‘도올인가? 하나님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일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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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모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