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19:24(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신대)
♣ 딤전3:1-2(네가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 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
2008년 1월말에서 2월초, MBC는 3회에 걸쳐 종교계 특히 개신교회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뉴스후’라는 프로를 방영한 바 있습니다(불교 등은 양념 수준으로 조금 다루고, 기독교의 문제점 제기에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이런저런 내용이 거론되었으나 궁극적으로 ‘돈’ 문제로 귀착되었습니다. 타이틀로 내세운 ‘세금과 재정’은 전형적인 돈 문제이고 ‘세습’도 돈과 연계되는 것입니다. 방송사의 견해는 ‘오직 돈밖에 모르는 한국교회’였다고 이해해도 무방할 듯싶습니다.
마지막 회에서, ‘한국교회는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자정능력이 없다.’라고 결론내리는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을 가누기 힘들었습니다.
방송에 대한 반응은 첨예하게 대립되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보도매체 특히 인터넷을 통해 확인 가능하겠기에 생략하고, 부류별 주요 반응만 요약해 보겠습니다.
○ 비기독교인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교회의 개선 노력을 강력히 요망했습니다.
○ 주 취재 대상이었던 대형교회들과 유명 목사들의 반응은 매우 신경질적이었습니다. 구차할 뿐 아니라 유치하기까지 한 변명으로 일관했고, 설교의 달인으로 추앙받는 모(謀) 목사는 신앙양심마저 의심받을 정도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 이해관계자의 입장인 기독단체들의 반응도 대형교회 및 유명 목사들의 그것과 유사했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같은 단체는 ‘MBC 시청 거부운동을 전개하겠다.’며 ‘MBC에서 방송되는 광고제품 불매운동, 규탄집회, 접적 대응 등을 벌여나가겠다.’고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 특이한 반응으로는 성공회 신부이면서 참여정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이재정 씨의 언행입니다. 그는 “마치 한국교회 전체의 양상인 것처럼 보여지는 데에 대해 대단히 불만스럽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보도였습니다.
○ 인터넷 토론 등을 통해 확인하면, 일부 성도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감지되기는 하지만, 소수 의견으로 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 아무튼 성도들의 반응은, 대부분은 방송 내용에 반발(부동의)하고, 소수만이 자성의 계기로 삼자는 데에 동의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도의 한 사람으로서 느낌이 없을 수 없습니다. 저는 ‘자성, 그것도 뼈를 깎는 자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인식입니다.
한국교회는 지독한 물질관의 왜곡에 발목 잡혀 있습니다. 듣기 좋은 긍정신학과 번영신학 등에 세뇌 당해 참 진리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버렸습니다.
‘삼박자 축복’은 장난 수준입니다. 요즘은 ‘부자들의 천국’이나 ‘돈을 부리는 복음’ 등을 외쳐대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천국과 복음이 ‘돈’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인식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가 잘 살지 못하면 불신자들이 어찌 복음을 믿겠느냐? 성도가 가난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이다.’라는 망언은 어쩌면 듣고 싶은 이야기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번영신학주의자들 주변에 ‘아멘증후군’에 걸린 일반 성도들이 차고 넘치는 것일 것입니다.
기독교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知的) 공격을 퍼붓고 있는 김용옥 교수 같은 이도 이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가난한 이들이여 이제 천국이 너희 것이다.’라고 외쳤던 예수의 복음은 이제 ‘부유한 자들이여 천국이 너희 것이다.’라고 외쳐대는 로마사회의 새로운 법질서로 변질되어 간 것이다.”(기독교성서의 이해 p.395).
방송 청취 소감을 요약한다면 이렇습니다. : 옳은 지적에 대해 눈 하나 깜빡이지 않는 당사자들의 철면피함이 놀랍고, 이들을 끝까지 옹호하겠다는 주변 인사들의 의리도 가상하다는 것입니다. 즉, 성경 진리를 현세의 부와 연계시키는 교묘한 유혹에 놀아나는 우리(당사자들 및 주변 인물들=성도들) 모두가 안쓰럽다는 의미입니다. 옹색한 변명에 목매는 모습이 마치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어 보이고, 부끄러움을 부끄러움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뻔뻔함이 너무 처량해 보입니다.
방송 후 달포쯤 지난 시점에 모 목사가 ‘자기는 여전히 조용기 목사를 가장 존경하며 시간이 지나면 시끄러움은 잦아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한국교회와 그 지도자들에게 각성을 기대할 수 없는 비근한 예인 것입니다. 기득권자들은 말해줘도 듣지 않습니다.
“약대(부자)가 되어 바늘귀를 마음대로 드나들자.”는 긍정 및 번영 신학 신봉자들의 생각은 성경과 정확히 반대되는 궤변입니다. 당사들(지도자들)은 헷갈리더라도 주변 인물들(일반 성도들)이나마 정신 차려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바늘귀 마음대로 드나드는 약대주의자들’과 결별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능력있고 유명한 약대주의자들을 떠날만한 용기 지닌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MBC의 ‘자정능력을 상실한 한국교회’라는 결론(?)이 마음을 더욱 짓누른다 하겠습니다.
참담하지만 고통 하는 말세의 부인치 못할 증상이 아닐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