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피플몰에 "뉴욕에 수소폭탄을 투하한 자?"라는 제목을 올린 독후감입니다.
십수년 전, 저자의 ‘세 왕 이야기’를 읽고 감명 받았었습니다. 그 후, 교회생활의 부정적 경험이 반복되고, 또 목회자들이 ‘사울 왕에게 끝까지 반항하지 않았던 다윗처럼 목사에게 철저히 굴종하는 평신도’를 양산하기 위한 근거로 오용하는 것을 보면서, ‘세 왕 이야기’도 결국 ‘목사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말잔치일 뿐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자에 대한 인상은 비교적 부정적인 셈이었습니다.
위의 책은 별다른 기대 없이 ‘가정교회의 방법론’일는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초반부터 가히 전율스러울 정도의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단숨에 읽었습니다.
우선 사용되는 용어들이 거칠기 그지없습니다. 주일예배를 빗대어 ‘해롭기 짝이 없는 주일의식, 교회모임은 황당하고 마비되고 지루하다. 무지비하며 재앙이다.’라고 합니다. 말씀 대언자인 목사에게 ‘집착하지 말라. 없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설교도 “영적인 죽음으로 몰아가는”(p.129) 것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또한 성전으로까지 인식되는 교회건물에 대해서도 ‘전혀 필요없다.’고 합니다. 이루 말할 수 없으리만치 거칠고 조악한 단어와 표현들이 난무합니다.
주장되는 내용들은 한술 더 뜹니다. 교회건물과 목사와 예배의식 등 현대 기독교를 지탱(?)하는 핵심사항들을 “이론뿐이며 형식뿐이며 먼지뿐인 것”(p.75)으로 규정하면서, “이렇게 난장판이 된 것을 포기하자.”고(p.76) 선동(?) 합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쉬임없이 발사되는 그의 독화살(?)은, 루터와 캘빈을 존경하며 현재의 개신교회를 신뢰하는, 모든 성도들의 신앙심을 갈가리 찢기에 충분합니다. 소위 ‘거룩한 성도’ 의식에 유별나신 분들일수록 ‘저주받아 마땅한 사악한 헛소리’라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인식입니다. 마치 ‘나쁜 책’인 것만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작금의 세계 및 한국 교회 실상을 보며 ‘정말 우리 신앙이 이런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한번이라도 떠올렸던 분이라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고 끝까지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청천벽력 같고, 보다 초대교회적인 주옥같은 권면임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가정교회로 규정될 수 있는 저자의 권고는 직접 읽으시는 것이 유익합니다).
“교회에 가는 것은 비극”(p.147)이라는 극언도 불사한 저자의 심정은 아마 이럴 것입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투하 후 솟아오르는 버섯구름을 보며 절망했을 폴 티벳(Paul Tibbets)의 심정을 저자는 이해할 것입니다. 표면적 평화를 희구하고 있는 현대교회를 향해 섬직한 독설을 퍼붓고 있는 저자는, 마치 인구 천만이 넘는 뉴욕에 수소폭탄을 투하하는 것과 유사한 절망감을 표출한 것인지 모릅니다. ‘현대교회를 완벽하게 제거할 것인가? 아니면 불발탄으로 남을 것인가?’를 궁금해 하면서 말입니다.
비록 한없이 쓰리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참 신앙을 갈망하는 성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양서(良書)임을 확신합니다. 그러나 입에 거품 물고 어쭙잖은 반론으로 핏대 세울 이들이 더 많을 그런 착잡한 책이기도 합니다. 각자가 판단할 일입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