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말씀드렸던 깡마르신 할아버지는 조금도 서지 못하기 때문에 불가불 안아서 승하차시킬 수밖에 없습니다(별로 무겁지는 않습니다). 이 할아버지를 담당하시는 K 집사님도 살찌는 것과는 담 쌓은 분입니다. 10여 년 이상 뵈었지만 늘 날씬합니다. 그래도 진득이 봉사에 전념하십니다.  

한 때 할아버지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적이 있었습니다. 소화가 안 되어 미음마저 제대로 소화시키기 어려웠다 합니다. 하지만 챙겨주는 이 있을 리 만무했지요.

그래서 K 집사님께서 병원 1층의 상점을 찾아가, 식품회사에서 제조된 죽을 할아버지께 정기적으로 가져다 드릴 수 없는지 상의했다고 합니다. 마침 그 가게 주인도 성도여서 흔쾌히 ‘그러마!’ 약속했다 합니다. 당연히 비용은 집사님이 지불하셨고요. 때맞춰 제대로 데운 미음을 자시게 된 할아버지는 얼마 후 원기를 회복했습니다.

무연고 노인이라 혹여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큰일이기에, K 집사님은 전도사님께 말씀드렸고 전도사님은 목사님께 상의하여, 만약 돌아가신다면 교회장으로 치르기로 잠정 결정해 두었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지만, 주님 은혜로 한 몸된 인연이기에, 아무런 욕심없이 섬기는 집사님의 헌신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K 집사님은 이런 것을 참 잘 하십니다. 그래서 옆에서 보는 이들도 곧 그분을 닮아 배우곤 합니다. K 집사님을 보면 ‘아하, 섬기는 것도 은사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라도 옆에서 배우며 함께 신앙생활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 [단상] 외식과 거짓 정순태 2008-07-18 1691
80 [단상] 두 배 짜리 지옥 자식 정순태 2008-07-12 1278
79 [단상] 얼른 망하자?! 정순태 2008-07-05 1313
78 [환우나눔] 작은 자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 환우나눔을 마치며…… 정순태 2008-06-27 1237
77 [환우나눔] 인생에게 임하는 일 [1] 정순태 2008-06-20 1253
76 [환우나눔] 눈치가 빨라야 삼겹살 얻어먹는다! 정순태 2008-06-13 1259
» [환우나눔] 깡마른 사람끼리는 잘 통한다?! 정순태 2008-06-07 1313
74 [단상] 누가 곤고한 사람인가? [1] 정순태 2008-05-31 1533
73 [단상] 난 너무 거룩한 존재!(I am too sacred for you!) 정순태 2008-05-24 1267
72 [단상] 사두마차와 근위병 정순태 2008-05-17 1563
71 [단상] 쓰러트림 현상의 진정성 [1] 정순태 2008-05-10 1678
70 [서평] 진 에드워즈의 "가정집 모임은 어떻게"(대장간)를 읽고 정순태 2008-05-03 1419
69 [단상] 바늘귀 자유로이 드나드는 약대? [4] 정순태 2008-04-25 1352
68 [서평] 도올이 이해한 성경과 기독교(뭔 소리여?) [3] 정순태 2008-04-19 1963
67 [서평] 헨리 누엔의 「아담,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자」를 읽고 정순태 2008-04-12 1702
66 [단상] 짝사랑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5] 정순태 2008-04-05 1557
65 [묵상] 변형사건의 의미=일상의 중요성 [2] 정순태 2008-03-29 1683
64 [단상] 넌 왜 ○○처럼 못하니? [2] 정순태 2008-03-22 1263
63 [환우나눔] 특전용사의 용맹인들 무슨 소용이랴! [1] 정순태 2008-03-15 1216
62 [묵상] 솔로몬은 과연 회개하고 구원받았을까? [5] 정순태 2008-03-08 6282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