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아내를 향한 나의 고백

조회 수 1004 추천 수 104 2010.07.01 17:07:43
1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작성일- 2005년 8월 21일


여보!
오랜만에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구려.
문득 생각이 들었다오.
이 아침에 고요한 세상을 바라보면서,
20여 성상을 같이 있었으면서도 변변히 잘해주지 못한 당신에게
이렇게 멀리 있을 때에라도 가끔 편지라도 써야겠구나, 하고.

먼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오.
마음 깊숙이 간직한 그 말을..
평상시 싱거워서, 부끄러워서 못했던 말들을
이 지면에 쏟아내고자 하오.
여보, 고마와!
여보, 사랑해!
당신은 아름답게 빛나는 보석과 같다오.
흙 속에 묻혀 있는 진주와 같이..
그 보석을 발견한 나는 정말 행복하다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보석이기에,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이기에,
주님께서 내게 주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기에..

당신이 진정 빛나는 이유는 마음이 아름답기 때문이오.
이전엔 잘 몰랐오.
당신의 세세한 마음 씀씀이를..
우리 아이들에게, 이웃들에게, 시집과 친정 식구들에게, 교회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얼마나 사랑과 진실이 넘쳤는지를..

이젠 서서히 알게 될 것 같소.
변치 않는 당신의 아름다움을..
세월의 잔상으로 여기저기 패여있는 주름살 속에서도,
아픔과 시련의 한숨 속에서도,
꿋꿋히 피어오르는 한 송이 국화처럼,
마음 속 고요히 간직한 아름다움을..

이 아침에 주님의 말씀을 묵상한다오.
당신을 더욱 사랑하라는 주님의 음성이라오.
에베소서 5장의 말씀이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은 천국의 비밀이라오.
결혼 전 우리가 함께 공부했던 에베소서 기억나오?
부부가 연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
주님이 우리의 중매자로 나선 것이오.
주님이 이미 자신의 생명을 주심같이,
우리도 서로를 위하여 생명을 주라는 말씀..
생명을 주기까지 서로 사랑하라..

여보, 당신의 몫은 이미 다하고 있는 것 같소.
이제 내 몫의 사랑을 하라고 주님은 내게 말씀하신다오.
여보, 고맙소..
못난 나를 사랑해주어서..
나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대를 사랑하리다..

존경하오..
사랑하오..
내 생명 다하기까지..




2부: [QT삼상25장] 나의 아비가일, 나의 사랑이여..
작성일- 2010년 4월 28일


(묵상 및 느낀점)
사무엘상 25장 아비가일 얘기를 묵상하면서 처음 떠올린 것은 제 집사람이었습니다.
나의 발견: 아비가일 = 정집사가 아닌가?^^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마누라와 자식 자랑하는 넘만큼 주책이 없다고..
제가 여기서 그 주책을 좀 부려야겠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팔불출 끼가 좀 있어서 탈입니다.ㅋㅋ

다윗이 나발을 대한 태도는 사실 내가 다른 이들을 대하는 가장 자연스런 선택이었습니다.
다윗의 선한 뜻과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을 무시한 채
나발은 막무가내 오리발을 쫙 내밀었습니다.
나발의 오만방자함에 다윗은 부하들과 함께 칼을 뽑았습니다.
만일 다윗이 자신의 말대로 나발과 그의 식속들을 죽였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요?
다윗은 자신의 이전 범죄에 더하여 또 하나의 큰 살인죄를 저지를 운명에 처했던 것입니다.

그 때 나타난 하늘의 천사..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
바로 아비가일이었지요.

아비가일은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얼굴이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고, (물론 얼굴도..3절^^)
마음이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성경에 현숙한 여인상이 나오지만 아비가일은 특별합니다.
그것은 첫번째, 선택의 문제였습니다.
'하늘같은' 남편 보다는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인 다윗을 택했다는 점에서
그녀는 남다르게 '현숙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녀의 우선순위는 명확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잘 섬겨야 하고 그의 말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편의 말 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먼저였습니다.
그녀는 나발을 '불량한 사람'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나발이 하나님의 뜻을 저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의 뜻은 내 모든 일에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선택의 문제 이후에는 말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말의 힘은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의 양면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말의 부정적 힘에 대하여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고 묘사했습니다.
반면 잠언에서는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여
"선한 말은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양약이 되느니라"고 표현합니다.

아비가일은 말의 능력을 알았습니다.
또한, 꿀송이같은 선한 말을 구사하는 지혜가 있었습니다.
오늘날도 덕을 세우는 지혜의 말이 필요합니다.
하찮은 '말의 화살'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요..

아비가일의 말을 들은 다윗의 흡족한 미소를 상상해 봅니다.
선한 말의 능력이 다윗에게 임했습니다.
아비가일이 다윗의 크나큰 칭찬을 듣습니다.
반면 다윗의 가슴은 철렁했을 것입니다.
앗, 나의 실수..
'원수 갚는 일'은 자신의 일이 아니고 하나님이 하실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던 것입니다.
지혜로운 다윗은 이 모든 일을 이루시고 자신을 깨우쳐 주신 하나님께 또한 영광을 돌렸습니다.

(아내를 향한 나의 고백)
제 삶의 굴곡 속에도 아름다운 아비가일의 손길을 느낍니다.
제 인생을 돌이켜 볼 때 아내의 도움없이 이곳까지 올 수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특히 신앙의 여정이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아내없는 나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1986년 5월 결혼식 이전 6개월간 우리는 일치를 향한 매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여섯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는 어디선가 손을 꼭 잡았습니다.
이것이 제 인생 웨이브 3기 '만남의 체험'-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에베소서를 공부하면서 남편과 아내로서의 삶,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서로 간에 그리스도를 향한 지고한 사랑만이 상호 일치가 되는 접점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 저희 부부가 지향했던 부부의 모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였습니다.

그후 24년..
짧지 않은 시간의 파고 속에서 우리는 함께 동고동락했습니다.
제 인생의 웨이브는 또한 제 아내의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언제나 옆에서 제게 굳건한 믿음의 방패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아비가일보다 훨씬 더 귀한 제 아내 없이는 제게 삶의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일치를 넘어 인생의 참 동반자가 무슨 의미인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아직도 서로가 티격태격 하지만, 감정섞인 공격적 화살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저는 정감어린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해 줍니다.
ㅋㅋ 다 제 안에 있는 망나니 3형제(체질, 성질, 기질) 때문이지요.

"만약 당신이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아내를 다시 맞이하겠습니까?"
과거에 누군가 제게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곤혹스러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Yes, yes, yes!"라고..
낯 뜨겁지만 이렇게 고백하기 원합니다.
왜냐하면 그대는 나의 영원한 아비가일이기 때문이라오.
나의 아비가일, 나의 사랑이여..
왜냐하면 그대는 나의 영원한 브리스길라이기 때문이라오.
나의 브리스길라, 나의 사랑이여..
축복하오. 그리고, 사랑하오!
주님 안에서, 영원히...

(다시 아비가일 이야기로)
그리곤 해피 엔딩..
아비가일은 '남편'을 바꿉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녀는 이전 남편(나발)으로부터 '해방'이 되어
새로운 남편(다윗)으로부터 택함을 받습니다.
남편을 바꿀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이전 남편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간섭하셔서
순전한 '은혜'로 된 것이었습니다.
아비가일은 새롭게 태어났고, 구원의 은혜를 입은 것이었습니다.

생각나는 성경 말씀 있으시죠?^^
로마서 7장 초두에 나오는 율법과 결혼한 여인..
율법이라는 무정하고 혹독한 남편을 만나 결혼했던 이 불쌍한 여인이
그 남편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은
1) 남편이 죽거나
2) 여인 자신이 죽으면 되는 것이지요.

바로 죄 가운데 구원의 소망이 없었던 나 자신의 처지와 같았지요.
아비가일이 남편의 죽음으로 인하여 해방되어
다윗이라는 새로운 남편에게 부름 받았듯이,
십자가를 통하여 나는 율법이라는 남편을 향하여 죽고
주님을 향하여 산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롬7:4)

아비가일을 다윗과 새로이 맺어주신 주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죄로 죽을 수 밖에 없는 나를 율법의 저주에서 해방시키시고
자녀 삼아주신 주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름다운 아비가일의 마음을 닮게 하옵소서.

(결론적으로, 이것 외의 적용이 따로 있을까요?)
나의 아비가일 더 사랑하기!
모든 남편들의 마음을 이곳에 다 모아 외칩니다.
♪♬ 여보, 사랑해! ♡♥




(후기)
제 서포터(^^)인 김유상 집사님의 지극한 아내 사랑에 대한 감동적 모습을 대하면서
저도 조금은 자신감을 얻어 낯뜨겁지만 이참에 아내에 대한 닭살 고백을 올립니다.
부부간의 사랑은 자주 표현해야 진정한 사랑이 된다고 그러시는 거지요?^^
이렇게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아내와 잠시 떨어진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ㅋㅋ
암튼 중요한 것은, 부부 사랑이 가능한 것은 부부 사이에 연결된 주님의 줄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랑의 삼겹줄..^^ 샬롬~

김광찬

2010.07.02 08:43:29
*.6.1.81

이선우 집사님의 진한 사랑이 글에서 묻어나는것 같습니다. ^^ 집사님의 Soul Mate이신 사모님과 더욱 넘치는 사랑으로 말 그대로 영혼의 동반자로 지금보다 더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p.s : 집사님 덕분에 목사님과 사모님 사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순희

2010.07.02 10:46:04
*.161.88.93

대부분 아내들은 남편이 속맘과 달리 표현에 인색한 것 감안하고 무언에서 사랑의 표현도 읽어낼 줄 압니다.
그러나 가끔 남들 앞에서 팔불출이 되어줄 때 감격하지요.

제 남편도 이 글 읽고 도전 살짝 받을 것 같네요.^^

정순태

2010.07.02 13:30:07
*.75.152.229

이선우 형제님과 김유상 형제님을 보면서
아하~~~팔불출도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구나!!!"하는 것을 배웁니다.
에휴~ 아직 이불출도 못되는 저는 어찌해야 할는지???????
그래두 두 분 형제님과 또 숨어계시는 진짜 고수들을 통해 배우면
언젠가는 저두 자랑이라는 거,
쪼끔할 수 있겠지요..... 기다려 보겠습니다. ^^

김유상

2010.07.02 18:10:58
*.170.40.25

형제님의 고백에 마치 제가 형제님의 부인이나 된양 기쁘고 행복합니다. 우리 주변에 단 한 사람이라도 우리를 향해 그런 고백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그런 고백 줄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그런 고백받을 수 있는 사람 더 많아지도록 더 많은 사람들과 서로를 더 아끼고 사랑하며 삽시다.

하람맘

2010.07.19 09:58:34
*.163.11.237

저에 남편도 이런 팔불출이 될날을 기대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도 아비가일 같은 여인이 되어야 겠죠... 전도 결혼 24년 차가 되면 이런 고백을 들을 수 있을란지 ... 참 부럽습니다

하람맘

2010.07.19 09:59:49
*.163.11.237

그리고 김유상님의 아내를 저도 아는데 미모도 뛰어나신데 믿음과 솜씨 마음씨 모든것이 뛰어나셔서 팔불출이 되실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이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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