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먹이시는 들풀과 들새
아름답던 단풍도 다 지고 나무들이 이제는 앙상한 가지들을 드러내었습니다.
아침마다 서리가 하얗게 내릴 정도로 겨울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습니다.
매일 운동하러 가는 체육관 앞마당에 두 나무가 사이좋게 서있습니다.
하나는 잎이 완전히 다 떨어지고 이름 모를 열매만 잔뜩 열렸습니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마6:26)
추워서 벌레들이 땅속 깊이 들어가는 겨울에 새들이 와서 이 열매로 배를 채울 것입니다.
또 하나는 단풍나무인데도 세월이 가는 것이 못내 싫어서인지
끝까지 붉은 색을 띄지 않고 아직도 잎사귀가 무성하게 붙어있습니다.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마6:28)
이 나무의 잎이 아직 풍성한 것은 땅에 수분과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들풀과 들새를 먹여 살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마6:30)
주님의 이천 년 전의 꾸중이 저에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들리는 것 같은 겨울 아침입니다.
12/16/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