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에 숨어있는 한국의 은인
교회수련회와 야외예배 장소를 물색할 겸해서 이곳의 한 주립공원에 들렀다가
가슴이 너무 뭉클해져 저도 모르게 눈 가에 눈물이 맺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안내 데스크에 계신 미국 백인노인이 제가 한국인인줄 알자
자신이 한국전쟁에 의료팀으로 1951년 1년간 참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1952년생이니까 제가 태어나기도 일 년 전에 한국에 왔다 간 것입니다.
지금은 근무했던 지역도, 친하게 지냈던 한국인 전우 이름도 다 까먹었지만
하나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서 “아리랑”을 흥얼거렸습니다.
그분은 1930년생으로 올해 연세가 87세인데도
아직도 65년 전에 들었던 멜로디와 가사를 나름대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놀라고 감사해서 저도 함께 부르는데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전쟁 후에 한국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한국 친구들이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거의 다 작고하셨겠지만...)
이 시골 작은 주에, 수십 개나 있는 주립공원의 한 이름 없는 안내소에서
한국 참전 용사가 있다면 미국 전국에는 얼마나 많을까 싶었습니다.
이분은 외국인임에도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한참 젊은 시절에
이역만리의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제가 몇 번이나 한국인으로서 너무 감사하다고 짧은 영어로 인사드렸습니다.
또 그 연세에도 인생의 마지막 봉사 겸 파트타임 일을
정정한 모습으로 하고 계셔서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했습니다.
7/4/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