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방 신문사에 근무하고 있는 사원입니다.
제가 요즘 딜레마에 빠진 부분이 있어 글을 적습니다.
전에도 한번 (크리스천으로서) 직업적 소명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관해 비슷한 질문을 했었는데요.
그때와는 질문이 조금 결이 다른데, 제가 몸담고 있는 일이 세상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쓸모 없는 일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제가 병원 의료진이나 소방관이나 경찰관 이런 분들처럼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일은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파는 일도 아니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교육자도 아니고...
(그럼에도 제 생계를 보장해주는 직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는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회적 기여도가 적고, 생산적이거나 복음적인 일도 아닌 터라
이제는 제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하던 일 다 내던지고 새로운 일을 찾기에는 너무 큰 모험이 될 것 같습니다.
세상 모두가 인기 유망직업에 뛰어드는 게 옳다고는 생각 안하거든요.
저는 눈에 띄는 재능이 많이 없는 터라 가끔씩 제가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게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귀중한 시간을 허락하셨는데,
때로는 사람이 태어나서 직업을 갖고, 결혼하고 애낳고... 이런 천편일률적인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인생은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인건가요? 제가 너무 인생을 편협하게 바라보는 것일까요?
mango님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해선 안 되며 엄격히 말해서 성경적으로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평생을 주부로만 보내는 여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십시오. 하루 세끼 식사준비 설거지 빨래 청소 등등 매일 집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이 아주 단순한 가사 일만 합니다. 그럼에도 가족부양이라는 하나님이 맡기신 너무나 귀한 소명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형제님도 "생계를 보장해주는 직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는 있습니다"라고 말하셨습니다. 그것만 해도 너무나 귀한 소명입니다.
다른 직업과 비교해 우월성을 찾으라는 것이 아니라 현직업의 특성에 따른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직접 기사를 작성하는지 혹은 다른 일을 하시는지 몰라도 신문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유익하고 귀한 사역입니까? 모든 이에게 사회의 흐름과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설이나 특집을 통해서 사회는 물론 개인이 걸어가야 할 올바른 길도 제시합니다. 기자나 편집자가 아니라도 그 일에 한 몫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하는 일에 일부러 별개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정확히 분석한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현재 하고 계시는 일이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며 의미 없는 일도 아닙니다. 하나님 뜻 안에선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주부, 농부, 청소원, 우체부, 대리기사, 택배배달원, 편의점 알바 등등 모든 직업이, 조폭같이 아예 악한 일을 작정하지 않는 한, 다 고귀한 것입니다.
나아가 신자는 현재 하는 일과 처한 환경이 바로 하나님이 마련해주신 복음전파의 선교현장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도 현재 하는 일에서 도무지 그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면 한 번 전직을 심각히 고려해보십시오. 그럼 하나님께 받은 재능과 은사를 다시 새롭게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전직해도 지금과 똑같거나 더 나빠질 수도 있겠다는 각성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요컨대 이런 고민을 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말로 하나님이 나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지 말씀을 보고 기도하면서 묻고 또 물으셔서 주님 안에서 가치관 인생관을 다시 확고히 세우시기 바랍니다. (사실은 가치관 인생관 등이 하나님 중심으로 전환한 것 자체가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