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드 비전’이라는 기독교 구호단체가 벌리는 ‘사랑의 빚 갚기 운동’이 한인 교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전쟁 때에 서구 기독교 단체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을 이제 우리도 잘 살게 되었으니 세계 곳곳의 못사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단체가 한국에선 북한에 씨 감자 생산 지원사업을 활발히 벌리고 있다.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년 200만 톤인데 2006년까지 감자 400만 톤(알곡 100만 톤 분량) 생산을 목표로 필요한 시설, 자원, 비료, 재배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운동의 남측 책임자는 “단순히 먹을 것이나 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일” 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측 담당자는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며 “지원 액수는 100원에 불과해도 만원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근래 미국으로 이민 열풍이 부는 이유는 한국 교육에 문제가 많아서다. 그런데 문제의 본질을 잘못 파악 하고 있는 것 같다. 영어를 잘 가르치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입시경쟁의 고통을 안 주어야 한다고만 생각한다. 두 나라 교육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은 낚시한 고기를 받아 먹게 하고 미국은 낚시하는 법 즉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한다. 수준이 높아질수록 한국학생의 성적이 처지는 이유가 혼자 공부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신앙 생활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시는 이유가 신자가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는 복음의 진리와 그 능력을 터득 시키고자 하는 것이지 고난 자체가 본심이 아니다. 그런데도 신자들은 그저 믿기만 하면, 기도만 하면 고난이 없어질 줄 착각 한다. 하나님이 고난을 통해 신앙의 씨 감자를 우리 속에 뿌린 것을 싹 틔워 키우지 못한다. 고난을 통해 배운 주의 율례와 정금 같이 변화된 인생을 통해 우리 자녀와 주위 사람들에게 믿음의 씨를 나눠주어야 한다. 그들 또한 그 씨를 키워 주위에 씨를 뿌릴 수 있게 해야 한다. 그저 감자의 수확량만 많이 얻으려 해선 한국전 때 구호 물자 받아 연명하던 식의 신앙이다. 구호 물자가 떨어 지면 손 놓고 굶어야 한다. 한국이 경제적으로도 커졌지만 세계적인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신앙의 월드 비전 운동도 벌릴 때가 되었는데 믿음의 씨 감자를 나눌 자가 많지 않으니 큰일이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고전9:19)
6/20/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