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의 임시정부는 1920년대 사형에 처해도 되는 반민족적 죄 일곱 가지를 선언한 적이 있다고 최근의 한 연구보고서가 발표했다. 칠가살(七可殺)이라 명명한 일곱 가지 처단 대상은 일본인, 매국적(賣國敵), 고등경찰 및 형사와 밀고자, 친일 부호, 적의 관리, 불량배, 배반한 자 등이었다. 또 1941년에 발표한 건국강령에 따르면 적에게 부화한 자는 정치적 기본권마저 제한했다.

카토릭에선 하나님과 영원히 단절시키는 대죄(大罪)로 일곱 가지 치명적 죄(Fatal Sin)를 포함시켜 놓았다. 교만, 탐욕, 색욕, 분노, 대식, 질투, 나태가 그것이다. 뷔페 식당에 가면 반드시 배가 아프게 된다고 한다. 많이 먹어 배탈이 나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많이 못 먹어 아프게 된다는 것이다. 벌써 대식과 탐욕의 죄를 범한 셈이다.  

사회정의 차원에선 인간이 인간을 칠가살로 정죄 할 수 있다. 그러나 윤리와 양심의 차원에서는 죄인 된 인간이 같은 죄인인 인간을 죽음으로 벌 줄 수는 없다.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앗아갈 수 있는 권세도 오직 하나님 만이 갖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죄에 대해 특별한 벌칙 규정을 갖고 있지 않다. 누구든지 십자가를 통해 당신께 나오는 자는 어떤 흉악한 죄인이라도 용서하신다. 당신의 사랑과 인자가 끝이 없어서 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 단 한명의 예외 없이 그 분 앞에 죽을 수 밖에 없는 죄인이기에 누구는 죽이고 누구는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용서 받지 못하는 죄가 하나 있다고 선언한다. 성령을 훼방하는 죄는 영원히 사하심을 얻지 못한다(막3:29)고 했다. 이를 백범의 칠가살에 비유해보자. 사단, 하나님 왕국을 사단에 팔아 넘긴 자, 사단의 앞잡이가 되어 신자를 핍박한 자, 세상적 방법으로 치부한 자, 무당 같은 사단의 졸개, 교회 안에 분파를 일으키는 자, 교회를 떠나 세상으로 간 자가 될 것이다. 일제 때 한국 백성치고 백범의 칠가살과 건국강령에, 카토릭 신자치고 대죄에, 개신교 신자치고 성령훼방 죄에서 자유스러울 자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그러니까 더더욱 예수님의 십자가가 유일한 구원의 길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는 종교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칠가살과 사랑 둘 중 어느 것으로 다스리는 분이신지 아는 문제다. 그런데도 칠가살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일수록 칠가살이 맞다고 우기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2:16)

10/3/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