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성공과 최악의 실패를 겪은 두 유명인의 인터뷰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각기 미국과 일본에서 전혀 다른 분야에 활동한 자들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서 그런가? 극과 극은 서로 통해서인가? 이상하게도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변(辯)이 일치 했다.
성공한 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미국 최고의 TV 퀴즈 쇼 Jeorpady에서 74연승에 250만 불의 상금을 획득한 켄 제닝스다. 결국은 무명의 중년 여자에게 졌지만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런 그가 최고로 기뻤던 순간은 첫 게임에서 이긴 것이었고 그 후로는 첫날 만큼 신나는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패한자는 메스콤의 화려한 각광을 받고 일본 롯데에 입단한 야구선수 L이다. 입단 첫해 아시아 홈런 킹의 칭호는 완전 공염불로 끝났고 형편 없는 성적을 거두다 못해 2군으로 미끄러졌다. 시즌이 끝나 한국에 쉬러 왔지만 부끄러워 식당에도 못 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 참담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일본 프로 야구에 진출하려는 동료에게 해줄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 통하고 안 통하고를 떠나 일단 가봐야 성공이든 실패든 맛볼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권했다. 두 사람이 한 목소리로 시작이 가장 중요하고 성공과 실패는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 어떻게 결산을 하고 있는가? 실패와 성공을 구분해 전체적인 손익을 계산하고 있는가? 인생은 회사가 연말 결산으로 주식 시장에서 그 생산성과 이익으로 가치를 평가 받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 신자의 연말 결산은 오직 하나님의 회계 원리로 해야 한다. 하나님에게 얼마나 많은 축복을 받았는지 헤아리라는 단순한 뜻이 아니다. 하나님에게 받은 소명을 올해 제대로 한 걸음이라도 시작했는가를 살펴야 한다. 그분은 우리가 얼마나 많이 그 소명을 실현했는가는 따지지 않으신다. 일을 이루시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대신 신자 모두에게 특별한 계획을 갖고 계셔서 각자만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길 원하신다. 그분 안에서 신자에게 허락 된 하루하루와 모든 일들이 새롭지 않는 것이 없다. 혹시 겉보기에 작년과 같은 일을 했다 싶어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판단이다. 올해에는 올해만의 그분의 독특한 은혜와 권능이 분명히 그 속에 있었다. 올해 아무리 세상적인 큰 성공을 거두었더라도 작년과 달리 새롭게 시작한 그분만의 일이 없었다면 또 다시 실패한 한해일 뿐이다.
“내 영광은 내게 새로와지고 내 활은 내 손에서 날로 강하여지느니라 하였었노라.”(욥29;20)
12/05/2004 교회 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