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보는 별난 스트라이크

조회 수 1465 추천 수 196 2004.12.12 02:45:28
얼마 오래 산 것도 아닌데 나중에는 별 희한한 스트라이크를 다 본다. 개인의 자유가 완벽하게 보장 된 미국이라 그렇거니 하고 넘기기도 좀 그렇다. 플로리다의 어떤 중산층 부모가 자식들이 도저히 말을 안 듣고 책임감이 없다고 부모 노릇을 중지하는 태업(怠業)을 벌리고 있다. 며칠 째 마당에 텐트를 쳐 놓고 그곳에서 전화 받고 잠 자고 일하며 지낸다. 집 안에는 오직 샤워 하고  용변 보기 위해 들어간다. 부엌과 화장실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가고 있다. 금주 내내 틴에이저를 자녀로 둔 미국 내 전부모의 호의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자녀를 말로 타일러 키우는 것과 매로 다스려야 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옳은지에 관한 해묵은 논쟁도 새삼 벌어지고 있다.

17살과 12살의 두 자녀를 둔 버나드씨 부부의 말인 즉 자기들로선  제대로 자녀노릇 하도록 모든 수단을 다 강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좋은 얼굴로 구슬려 보기도 보고 용돈을 제한하기도 하고 심지어 정신과 의사의 도움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면 역전(reverse), 전도(upside down), 회전(spiral) 정신 요법까지 다 동원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병 주고 약 주고 안 해 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두 자녀가 엄마가 안면 수술을 받은 직후 잔디를 깎는 데도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니 그 스트라이크가 이해가 될 만도 하다. 오죽하면 스트라이크를 해도 엄마로서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했겠는가?  

그러나 이것을 한갓 해프닝으로 치자니 너무 씁쓸한 것 같다. 모든 인간 관계가 가식과 경쟁과 이익추구의 모습으로 바뀐 현대에 그나마 유일하게 남은 진실된 관계인 부모 자식간마저 변질되고 죄악으로 오염됐다. 그 부모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아무리 생각 해봐도 그 스트라이크는 결국 자신들 얼굴에 침 뱉기다. 비록 모든 수단을 강구했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된 데는 부모의 책임이 더 크거나 거의 전부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존경하고 스스로 책임질 줄 알도록 키웠어야 했다. 그 때는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무조건 다 해 줘놓고 이제 와서 부모 말 안 듣는다고 항의하는 것은 억지다. 거기다 그 아이들은 평생에 부모가 스트라이크 한 천하의 호로 자식으로 손가락질 당할 것이다. 이미 학교와 동네에서 모든 창피는 다 뒤집어 썼을 것이다. 진정으로 자기 자녀를 사랑하고 그 장래를 걱정한다면 그렇게 할 수는 전혀 없다. 아예 그런 생각조차 해선 안 된다.  

흔히들 부모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하지 않는가? 자녀로부터 아무 보상을 바라지 않고 또 자녀가 부모의 기대에 전혀 못 미쳐도 단지 자기가 낳은 자식이기에 한 없이 사랑하는 것이 부모다. 십계명에도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은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1-4계명)와 인간끼리의 관계를 나타내는 계명(6-10계명) 사이(5계명)에 위치하고 있다. 부모라는 존재와 역할이 바로 그렇게 독특하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하나님과 같은 존재로서 하나님을 닮은 본을 보여 그들로 하나님을 믿고 그 분의 사랑을 알게 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과 원수로 지냈던 죄인 된 인간을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이시기까지 하면서 그 내리 사랑의 본을 먼저 보이셨다. 오직 당신이 지으신 자녀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사랑이란 본질적으로 내리 사랑이 아니면 사랑이 아니다. 어떤 조건과 자격이 있어서 사랑하면 사랑이 아니다. 나보다 훨씬 못한 자를 사랑해야 진정한 사랑이다. 부모는 자식을 내리 사랑하는 것이지 자식더러 올려 사랑을 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기대해선 안 된다. 그것은 하나님 당신을 대신해 자녀 앞에 서라고 맡겨주신 그 신성한 부모의 직분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버나드 부부는 자기들로선 모든 수단을 다 강구했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오직 인간적인 수단만 동원했으며 가장 중요한 방법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다른 말로 하면 자녀 교육을 제대로 시작조차 한 것이 아니다. 자녀를 바로 잡는 데는 여러 수단이 필요 없다. 하나님의 사랑 뿐이면 충분하다. 하나님이 부모 공경을 제 5계명에 두신 이유와 뜻을 헤아려 부모가 예수님의 사랑으로 대하고 그래서 자녀도 십자가 복음 안에 들어 왔더라면 절대로 스트라이크 할 일은 생기지 않는다. 어쩌면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다른 스트라이크를 해야 할지 모른다. 너희들도 다른 집 아이처럼 좀 세상에 나가 신나게 놀지 왜 그렇게 하나님밖에 모르는 쑥맥인가 하고 말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하나님 대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하나님이 죄악 중에 당신과 원수 된 인간을 사랑과 공의로 다스리는 것을 결코 중단한 적이 없는 것처럼 부모도 절대 부모의 역할과 사랑을 중단해선 안 된다. 버나드 부부여! 어서 빨리 스트라이크를 중지하고 먼저 당신들부터 예수님을 영접하라! 같은 부모로서 부끄러워 도저히 더 이상 못 봐주겠다.

"여호와로라 여호와로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로라"(출34:6)

12/12/2004 교회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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