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웃으신 다빈치 코드

조회 수 1960 추천 수 275 2006.05.19 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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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 많던 댄 브라운 원작의 영화 다빈치 코드가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그런데 영화사와 일반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기자, 영화평론가 등 영화 전문가들에게는 혹평을 받고 있다. 소니픽쳐스가 1억2,500만 달러의 거금을 들였고, Cinderella Man, Beautiful Mind, Apollo 13 등을 감독한 세계적 명장 Ron Howard가 감독했으며, Tom Hanks가 주인공 랭던을 맡아 흥행은 따 논 당상이라고 다들 믿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좀 싱거운 감이 있는 모양이다.

세계적으로 6천만 부나 팔린 원작 소설의 명성과 그동안 기독교계가 예민하게 반대해 가만히 앉아서 큰 선전 효과를 누렸었는데도 의외로 졸작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시사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영화의 절정 부분에서 숨을 죽이기보다는 오히려 키들키들 웃었다고 할 정도니 알아볼 조다. 원작의 그 충격적인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은 둘째 치고 로맨스도 서스펜스도 없어 영화적인 재미마저 없다고들 한다.

미국 ABC TV의 전담 영화 평론가 Joel Siegel은 영화가 공은 많이 들였지만(Hard Work) 장황하고(Tedious) 지루해(Boring) 재미없다(Not Fun)고 평가절하 했다. 심지어 그는 “특정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상영 반대 운동을 펼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간혹 잘못 만들어진 영화는 스스로 손님을 배척하게 되기에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라고 까지 말했다. 말하자면 다빈치 코드도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곧 손님들이 다 떨어질 것이니 기독교계에서 그렇게까지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한 셈이다.

허구는 어디까지나 허구일 뿐이다. 진리만이 진리로서 빛을 발할 뿐이다. 픽션 드라마도 그 주제가 진솔할 때에는 얼마든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심지어 그런 진솔한 메시지가 없다면 차라리 재미만(time killing)을 위해서라도 서스펜스든지 로맨스든지 저자가 추구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이 영화의 저자인 Howard 감독조차 거짓에 현혹되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다시 Joe Siegel의 예리한 지적을 보면 이 영화의 예견되는 실패(?)의 원인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Ian McKellen 경이 등장할 때쯤에는 분명히 재미있어야 했고 그럴 수 있었는데 오히려 너무 우스꽝스런(ludicrous) 상황이 연출되었다. 심지어 관객들에게 그가 말하는 것을 그가 믿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바로 그 때 칸느 영화제의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웃었다.” 요컨대 거짓을 억지춘향 식으로 꿰맞추려 드니까 보고 듣는 이로 하여금 쓴 웃음을 머금게 한 영화라는 뜻이다.  

예수님을 우스갯거리로 만들려고 하는데 하나님이 가만히 있으시겠는가? 그 영화를 오히려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겠는가? 그야말로 하나님이 하늘에서 웃으실 일이다.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며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버리자 하도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시2:1-4) 어쩌면 하나님이 가만히 계셨을지도 모른다. 나쁜 영화는 스스로 도태되듯이 거짓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스스로 거짓임을 드러내니까 말이다.    

오히려 신자들이 이 영화에 관해 주목해야 할 뉴스는 따로 있는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16 완전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오히려 이 영화의 상영을 금지시켰다는 것이다. 상영하려면 마지막 10분간을 삭제하라고 법원에서 명령해 영화사가 재심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불교계에선 기독교계의 상영 금지 요청을 관대하게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종교 간에 서로 존중해주고 저작물이나 영화나 공개적 발언으로 타종교를 비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세상 사람으로부터 완전히 픽션에 불과한 영화를 갖고 상영 전부터 법석을 떤 기독교보다 불교가 점수를 더 얻을 구실을 또 하나 준 셈이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참 진리를 목숨을 걸고 수호해야 한다. 그 방법은 오직 두 가지다. 진리가 아닌 것을 비진리라고 증명하는 것과 진리가 진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 아무래도 더 효과적인 방법은 후자임을 다빈치코드 소동을 통해 하나님께서 또 다시 깨우쳐 주시는 것 같다. 비진리가 진리인 척할 때는 절대로 진리임을 증명할 힘이 없어 반드시 비진리임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기독교인들이 좀 더 진리에 대해 당당해져야 하는데도 정작 해야 할 일을 혹시나 잊고 있지 않은지 조금 걱정이다.

5/19/2006

운영자

2006.05.19 2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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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다빈치 코드의 저자 Dan Brown이 다음 소설로 기독교 이단 Freemason을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정재계를 주무르는 그들을 상대로 실상을 샅샅이 뒤져낼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 그의 차기작 또한 황당무계한 픽션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과연 어떤 어리석은 반응을 보일런지? 또 소설이나 제대로 출판될런지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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