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읽기와 지리 아는 것에 완전 까막눈인 한 교인이 있었다. 누군가 그에게 나중에 죽어서도 길을 못 찾아 천국 못 갈 것이라고 농담 한 적이 있었다. 미국 심리학회보 9월 호에 실린 비상 사태시의 인간 심리 상태와 행동방식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농담으로 했던 그 말이 오히려 진담이 될 것 같다.
컬럼비아 대학의 로빈 거슨 교수는 9.11테러에 살아 남은 사람을 대상으로 위기상황을 실제 모델로 만들어 실험했더니 그 탈출 행동이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위기가 닥치면 공황(Panic) 상태에 빠질 것 같지만 의외로 공포감은 느끼지만 이성을 잃지 않았고 또 남을 도와 함께 탈출할 것 같지만 평소 때 친한 사람이 아니면 모른 척했다. 연기가 심한 곳에 다다르면 뒤 돌아 가지 않고 살수만 있다면이라는 심정으로 연기를 뚫고 나간다고 한다. 인간은 한 마디로 살아 남기 위해선 더 침착하고 냉정해진다는 것이다.
가장 특이한 결과는 비상구 표지 등이 켜져도 대부분 자기가 들어왔던 문을 통해 탈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대형 건물을 지을 때 위기에 닥친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감안한 탈출 경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일일이 매뉴얼에 적힌 순서를 따라야 하는 비상 통로보다 항상 다니는 문을 통해 탈출구를 만들든지 아니면 평소에 건물 전체 구조에 대해 숙지해서 다녀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쉽게 말해 위기 상황에서 생존 본능에 따라 아무리 냉정해질지라도 주변 지리를 모르고 있으면 헤맨다는 것이다.
모든 종교 가운데 기독교의 구원만은 유일하게 살아 있을 동안 구원의 확신을 얻고 이 땅에서부터 천국을 누릴 수 있다. 하나님은 성경이라는 천국 지도와 기도라는 나침반을 주셨고 그것도 부족해 성령이라는 안내인까지 부쳐 주셨다. 평소 때 천국 출입문과 길을 오가며 열심히 천국을 유람하라는 것이다. 살아서 천국을 누리지 못하면 죽어서도 천국을 못 간다. 죽음은 9.11 테러 이상으로 불시에 찾아 온다. 인간 최후의 위기 상황이다. 그러나 인생 최고의 축복으로 바꿀 수 있다. 당신은 세상에선 망원경과 현미경 둘 다 갖추고도 천국 가는 길만 모르고 있지나 않는가? 아니면 천국 가는 지도와 나침반은 갖고 있으면서도 평소 때 익숙하지 못해 나중에 못 찾아갈 위험은 없는가?
“나는 선한 목자라 내가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요10:14,15)
9/12/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