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

조회 수 1727 추천 수 196 2004.11.19 19:38:57
미국 ABC TV의 11/19 아침 뉴스(Good Morning America)프로에서 우연히 대런 아브램슨이라는 10세 소년의 이야기를 보았다. 그는 차츰 시력이 약해지다 언젠가는 완전히 실명되는 Retinitis Pigmentosa(색소망막염?)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시력 측정 차트의 제일 큰 글자만 겨우 읽을 수 있고 1-2미터 앞에 서 있는 부모도 못 알아 볼 정도였다. 방송국에서 그를 인터뷰하는 중에 완전 실명되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느냐 물었을 때 그는 두말 않고 거대한 얼굴 석상들이 바다를 향해 줄지어 서 있는 이스터 섬을 들었다. 당연히 방송국에서 모든 비용을 대고 닷새간의 여행을 보내 주었다.    

완전 실명이 된다는 것은 비록 일상 생활은 유지하지만 이 땅에 정들었던 모든 풍경과 사랑하는 사람과 실질적으로 이별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것들을 두 번 다시 육안으로 볼 수 없다는 면에서 죽음과 같다. 말하자면 그 소년은 죽기 전에 소원을 풀었다. 소경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것을 자기 기억 속의 영상으로 남기게 되었다.

그렇게 거대한 석상들이 어떻게 해서 그 작은 섬에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게 되었을까는 여전히 세계 문명사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아직 순진하고 꿈 많은 소년으로선 분명히 호기심을 가질 만큼 신기하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평소 때 주위에서 보지 못하는 것, 남미 대륙에서 비행기로 18시간을 가야 되는 땅끝의 절해고도, 어쩌면 이 세상과는 다른 세상의 것을 동경했는지 모른다.

과연 우리는 평생의 소원으로 무엇을 갖고 있는가? 그처럼 더 이상 이 땅의 것을 볼 수 없다면 마지막으로 가 보고 싶은 곳은 있는가? 또 머리 속 기억으로 확고하게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우선 무엇보다 그 소년처럼 한 마디로 즉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한 소원을 간직하고 있는가? 어렸을 때 간직했던 꿈을 비록 달성은 못해도 지금도 소중하게 키워나가고 있는가? 덧없는 세파에 휩쓸려 그저 케세라세라로 살고 있지는 않는가? 만약 우리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여전히 온갖 미련과 욕심이 많아 한 마디로 대답 못하거나 아니면 아예 분명한 소원조차 없어 우물쭈물하게 되지는 않을까?

오늘 날의 세대를 두고 꿈을 잃고 사는 세대라 말한다. 인생살이가 갈수록 각박해지고 급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분명한 한 가지의 꿈을 갖지 못하고 사는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자기만은 이 땅에서 영원히 살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때문이다.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몇 번 시행착오를 겪어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다. 만약 내일 모레 곧 죽는다는 것이 확실해져도 아무 소원 없이 그저 되는대로 사는 바보는 없다. 대런 소년처럼 누구라도 죽기 전에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것 하나를 찾아 나서게 마련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바로 그런 자가 되었다는 뜻이다. 주님이 우리 대신 죽으심으로 그 보혈의 공로에 힘입어 당신의 자녀가 되었다.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하여 썩어져 갈 옛사람은 죽었고 새로운 피조물로 다시 살아난 자다. 사흘간 완전히 봉사가 되었다 빛을 되찾은 바울은 이제 정말 하나님이 보고 싶은 것만 보기로 작정했고 또 그렇게 살았다. “저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산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저희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사신 자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니라.”(고후5:15)

신자가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아니 믿은 후에 평생을 두고 가 보고 머리 속 기억으로 남겨야 할 것은 다른 어떤 곳도 아니다. 사탄에 미혹되어 죽어 가는 영혼이 예수 그리스도를 눈물로 영접하는 그 장면이다. 신자마저 영원한 면류관이 기다리는 본향을 잊어 버리고 이 땅에서 먹고 마실 것에 희희락락(喜喜樂樂) 하며 헛된 꿈을 꾸고 있다면 정말 이 세상에는 꿈꾸는 자가 단 한 사람도 남지 않게 된다.

본질상 진노의 자녀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우리를 아직도 이 땅에 남겨 두신 유일한 이유는 주님의 꿈을 우리더러 대신 꾸게 하고 또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과연 지금도 우리 속에 살아 동행하시는 주님이 우리를 통해 무엇을 보고, 듣고, 만지고, 생각하게 될까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두렵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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