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커피보다 몇 배나 비싼데도 스타박스 커피는 그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전 세계인의 기호마저 변화시켜 놓았다. 미국에만 9,814개, 미국 외의 지역에 13,728개 합계 23,542개의 점포망을 갖고 있는 세계 최고가 되었는데도 40,000개 점포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박스는 맛도 맛이지만 마케팅 전략이 발군이다. 지난 5/10 ABC TV와의 대담에서 본사 간부들이 직접 밝힌 그 전략이 흥미롭다. 우선 값이 비싸도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뉴욕의 티파니 보석상에서 쇼핑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비록 그것이 비싸도 3불, 4불 정도의 커피는 매일 사먹을 수 있다. 한잔의 질 좋은 고급 커피를 매일 마심으로써 자신에게 뭔가 근사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점포 안의 테이블을 의도적으로 사각으로 하지 않고 둥글게 만든 이유를 “사각보다는 더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혼자 않아 있어도 덜 외롭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frapppucino" 혹은 ”half-caf" 등의 스타박스만의 특별한 용어를 자기 제품에 붙였는데 사람들이 뭔가 특수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들의 마케팅 전략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제 삼의 특별한 장소라는 개념을 소비자에게 심어준 것이다. 제품의 고급화, 특별한 용어, 아늑한 분위기 등이 모두 가정, 직장 다음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라는 인식이 들게끔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들 말대로 자기들 점포가 제 삼의 중요한 장소로 인식 되어졌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미국 사람들의 인간관계는 가정, 직장, 스타박스 매장 셋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뭔가 찔리는 점이 없는가? 가정, 직장, 다음으로는 교회가 자리 잡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러지 못하면 교회는 그 동안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에 실패했다는 말이다. 역으로 말해 교회는 이제 오히려 스타박스를 벤치마킹해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교회 안에 커피 점이나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라는 뜻이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교회 안으로 붙들어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불신자더러 교회의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할 정도로 경건한 신자가 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두 시간 정도는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주일 예배에 은혜가 넘쳐야 한다. 매주 마다 살아 있는 말씀이 새롭게 선포되어져야 한다. 예배의 형식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예배 가운데 주님의 임재를 느끼게 하고 그들 심령 깊숙이 찔림을 줄 수 있는 말씀이 선포되어져야 한다.
또 신자들끼리만 모여서 좋은 곳이 아니라 어떤 불신자가 와도 교회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실내 장식이나 새 교인 한 사람 붙들려고 겉으로만 환대하는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어려운 종교 용어를 쉽게 고치라는 뜻도 아니다. 아무리 가난하고 병약하며 소외 된 자가 와도, 심지어 전과자나 동성애자가 와도 신자와 교역자들이 예수님의 심장을 갖고 진정으로 자신을 섬기고 사랑한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한 마디로 교회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가정, 직장 다음의, 아니 그런 곳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장소라는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한다. 단순히 경건하고 엄숙하라는 뜻이 아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생명과 평강과 위로와 권능이 넘치는 곳이라는 확신을 심어 주어야 한다.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과 일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는 곳임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스타박스 커피 점은 가장 스타박스다웠기에 성공했다. 다른 커피 점보다 비싸도 최고 양질의 커피를 특유의 이미지와 분위기에서 팔았기 때문이다. 다름 말로 그들은 자기들 커피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팔았던 것이다. 교회도 교회다워야 한다. 교회가 세상다우면 이미 교회로서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상실할 뿐 아니라 소비자인 불신자부터 먼저 교회가 아님을 알아차린다.
불신자들이 교회에 나오고 싶은 가장 중요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일주일에 한두 시간이라도 투자할 용의가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이겠는가? 세상과 다른 눈에 안 보이는 영원한 것을 알고 싶은 것 아니겠는가? 한 마디로 예수님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이다.
예수 이야기가 주일마다 전해지지 않는 곳이라면 아무리 외형적 분위기가 좋아도 사람이 몰리지 않고 혹시 몰리더라도 죽정이 신자만 모이게 된다. 불신자로 예수에게 완전히 반해 인생을 사는 의미 자체를 바꾸어주지 않고는 교회가 사람이 모이는 제 삼의 장소로도 결코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왜 작금의 교회가 영원하고도 유일한 진리인 에수님의 십자가 복음을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파는 일에 몰두하기 보다는 다른 교회성장 전략에만 매달리고 있는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5/14/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