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기독교세가 강한 남부 주들에서 창조론 혹은 지적설계론을 중고등학교 과학시간에 진화론과 동시에 가르쳐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 이어져 왔고 지금도 한창 논쟁 중이다. 인류의 기원에 관한 창조론과 진화론은 학술적으로만 따지면 어디까지나 둘 다 가설(theory)이지 입증된 공리(axiom)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둘 중 하나가 맞으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틀렸다는 데 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이 둘은 완전히 증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류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계속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으로 논쟁을 할 것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따지면 학교에서 진화론을 마치 확정된 진리인양 가르치는 것은 모순이다. 학생들에게 둘 다 소개하고 아직은 둘 다 입증된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합리적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둘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안이 이번 주말이면 Kentucky 주의 Petersburg에 등장한다. “창세기의 해답”(Answers in Genesis)이라는 단체가 세운 창조박물관이다. 공룡도 인간과 함께 약 6천 년 전에 동시에 하나님이 제 6일 째에 창조하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보여주는 것이 그 목적이다.
미국의 중요 대도시에 가면 자연사박물관이 꼭 있다. 공룡 뼈를 실물 크기 모형으로 전시해 놓았고 인간이 원숭이에서 유인원을 거쳐 현대인으로 진화되었다는 것도 모형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학생들의 필수적인 견학 코스이다. 학교에서 배운 진화론을 비록 모형이지만 실물로도 확인해보라는 의도다.
창조박물관은 그것을 거꾸로 뒤집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박물관의 개관을 앞두고 진화론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학생들로 하여금 비과학적인 사고를 갖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예컨대 그 박물관을 보고 온 학생이 진화에 관한 수업을 받으면서 “선생님이 지금 가르치는 것이 전부 거짓이던데요?”라고 반박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다. 그런 우려를 전해들은 박물관 소장인 Ken Ham씨는 “대단하지 않는가? 아멘! 바로 그것을 위해 이곳이 세워졌다. 사람들에게 도전을 주려는 목적이다.”라고 아주 좋아했다.
미국 ABC TV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미국 사람의 60%가 하나님이 6일 만에 천지를 창조했다는 것을 믿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학교에선 진화론만 가르치고 있다. 그 가르침을 실제 마음속으로는 안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증거다. 진화가 맞다는 확실한 물증은 아무래도 없고 모든 자연세계를 살펴 볼 때에 창조에 더 심증이 간다는 뜻이지 않는가?
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치라고 각주의 교육국을 상대로 소송하는 것은 언제 어떤 결말이 날지 모른다. 차라리 그 경비와 노력을 각 도시의 자연사박물관 근처에 창조박물관을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또 그 일을 교회들이 앞장서서 기금을 모아서 한다면 얼마든지 수년 내에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수업시간에 구태여 창조론을 가르치지 않아도 학생들에게 서로 냉정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지 않겠는가? 최소한도 이 첫 창조 박물관이 대상으로 삼는 주관객들이, 창조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얻고 싶어 하는 크리스천과 구원받을 필요가 있는 불신자들, 한 번쯤은 다 찾아오지 않겠는가? 해답은 창세기에 있다고 믿는 그 단체에 정말 박수와 경의를 보낸다. 아멘!
5/25/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