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논쟁

조회 수 1327 추천 수 115 2003.07.08 1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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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교황청은 지난 3일 세계적 베스트 셀러인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린이들이 선과 악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해석을 내렸다. 최근 해리 포터를 비롯한 어린이 서적들이 지나치게 마법과 주술을 부추긴다는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비난에 대해 바티칸의 피터 플리우트 신부는 “요정, 마술, 천사 등이 어린이들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면서 “반 기독교 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카토릭이 기독교인가를 따지는 복잡한 논쟁은 제쳐두고 마술과 주문이 반 기독교적이 아니라는 말은 잘못이다. 물론 아이들의 상상 속에는 요정, 마법 등이 존재하고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 슈퍼맨이 되거나 무슨 소원이든 들어 주는 아리바바의 거인 하인을 곁에 두고 싶어 한다. 그런 상상 자체는 절대 잘못이 아니다. 또 요정이 악한 세력을 물리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 주어 아이들에게 권선징악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것도 장려해야 한다.

문제는 권선징악의 수단으로 마법과 주문이 동원되었다는 데 있다. 목적이 정당하다고 수단이 나빠도 되는 법은 없으며 잘못된 수단은 정당한 목적마저 무효로 만든다. 지금 한국에서 대북 불법 송금이 문제가 되는 까닭이 아무리 남북 화해와 평화 유지라는 선한 목적이었다 할지라도 국민의 혈세와 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통치자가 탈법적 수단으로 전용할 수 없기 때문이지 않는가? 예수님이 열 두 영도 더 되는 천군천사를 동원할 수 있었지만 십자가로 간 이유는 오직 그 수단만이 인류 구원의 목적을 정당화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법과 주술은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으면 캔이 떨어지듯 정해진 형식을 따라 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악인이 해도 된다. 예수의 제자들이 귀신 들린 자를 고치지 못한 이유가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틀림 없이 기도했을 것이다. 스승 예수가 하는 겉 모습만 보고 기도도 귀신 들린 자를 진심으로 불쌍히 여기며 하지 않고 능력만 동원하려고 주문 외우듯 따라 했기에 실패했다. 주문으로 귀신이 쫓겨 나가지 않은 것은 주문 자체가 사단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권선징악은 주문과 마법으로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세상만사를 주관하는 하나님을 기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다. 하나님은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에만 움직인다. 기독교가 아이들에게 권할 것은 주문이 아니라 바로 그 마음이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전13;13)

2/9/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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