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도 어김없이 일주일 내내 귀에 익은 전자 얼람 소리가 새벽을 깨웠다. 메모리 칩이 소형화 되고 용량이 급격하게 커진 요즘의 셀폰과 전자 얼람은 내장하고 있는 멜로디의 종류가 무척 많아져 자기가 좋아하는 곡을 고를 수 있다. 셀폰의 벨 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취향을 짐작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전의 단조로운 소리보다 분명 듣기는 좋지만 여전히 완전한 음악이라고 할 수 없고 수도 없이 많은 전자음 멜로디가 이젠 방정맞게 조차 들린다.
단순히 전자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꼭 있어야 될 것 하나가 빠져서 그렇다. 음악의 삼 요소, 즉 음정, 박자, 화음 중에서 화음이 빠진 것이다. 화음은 높이나 음질이 서로 다른 소리들이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소리를 동시에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세 요소가 다 들어간다고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 요소를 썩어 넣을 때 반드시 따라야 할 수학공식 같이 아주 정교한 규칙이 있다. 아무리 세 요소를 다 갖추어도 만약 그 규칙을 어기면 불협화음이 되어 듣기 싫은 소음이 되어버린다.
화음을 또 다시 인생으로 비유하자면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이다. 환난과 경사가 시간적인 간격을 두고 겹치는 -멜로디와 박자가 있는 신나는 인생도 혼자서만 헤쳐 나갈 수 없다. 화음이 들어±?완전한 음악이 되듯이 힘들 때에 함께 짐을 지고 기쁠 때에 서로 나눠야만 아름다운 곡조가 된다. 혼자 똑똑한 인생은 아무리 문제가 없더라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고 남에게 감동과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 지금껏 느껴온 바 대로 인생끼리 하모니를 이루는 것은 너무 힘들다. 이민사회에서 얼마든지 겪듯이 당장 간이라도 빼 줄 것같이 죽고 못 살다가도 한 순간에 원수가 된다.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인간은 다들 불완전하고 연약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한계가 있다. 인생간에 화음을 아름답게 해주실 분은 우리를 지으셔서 인생에 대해 완전하게 알고 계신 우리 주님 한 분뿐이다. 그 분의 선하신 인도와 보호에 완전히 내어 맡길 때에 불협화음은 없어지고 아름답고 듣기 좋은 바른 화음이 난다. 그분이 작곡자이자 지휘자이자 연주자이며 우리는 단지 악기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하나님은 악기 하나만으로 독주하는 것을 좋아 하시는 분이 아니다. 천국에서처럼 구원 받은 수 많은 사람이 웅장하고 거룩하게 합주하시길 소원하신다. 신자가 교회로 모여야만 하는 까닭이자 최고의 명곡 같은 인생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다.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2:22)
9/23/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