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대 동양학연구정보센터가 금년 9월에 아시아 10개국을 대상으로 ‘자기 정부를 신뢰하느냐”는 여론 조사를 했는데 한국인은 겨우 21%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중국 91%, 말레이지아 88%, 태국 84%, 인도 75%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아무리 감정이 앞서고 성질 급한 한국인의 정서를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충격적인 결과다. 반면에 응답자의 85%가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답해 중국 83%, 일본 65% 보다 높았다. 정부가 국민을 염려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부를 걱정하고 있다는 셈이다.
얼마 전 영화로도 소개된 적이 있지만 미국정부는 적진에 떨어진 공군 조종사 한 명을 구조하는데 물경 60 억불이 넘는 장비를 동원했다. 이처럼 정부는 자국민이 위험에 처하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라도 보호해준다. 또 세상살이의 억울한 일과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때도 법에 호소하면 시시비비를 가려준다. 말하자면 정부란 현실의 삶에서 기본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울타리인 셈이다. 만약 정부가 신뢰성을 잃으면 더 이상 그 나라에 살 의미와 가치가 없다. 최근 한국에 불고 있는 이민 열풍이 바로 이를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한국 정부가 신뢰를 잃은 원인은 소수파 정권이라 힘이 없어서가 아니다. 한 마디로 말해 최근 리더십의 부재와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된 때문이다. 네 편 내 편 식의 편 가르기를 부추기고 중요한 국책 사업이 각종 이익 집단의 눈치를 보느라 시간만 끌며 표류 중이다. 특별히 최고 지도자가 걸핏하면 못해먹겠다고 투정하니 누가 그 정부를 믿을 수 있겠는가?
새해가 시작되는 이 아침에 우리 모두 믿음이 더 성숙 되어야겠다. 믿음이란 한 마디로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어떤 상대를 믿을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일관성 있고 변함이 없어야 한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말씀을 뒤집어 엎은 적이 있는가? 신자가 하나님을 염려해야 하는가 하나님이 우리를 염려하고 있는가? 하나님이 신자 한 사람을 보호하는 데 동원할 수 있는 것이 단지 60억불 뿐이겠는가? 하나님이 편가르기를 하시며 사람과 세상의 눈치를 보시는가? 하나님이 단 한 번이라도 하나님 노릇 못해 먹겠다고 한 적이 있는가? 신자가 신자노릇 못 하겠다고 한 적은 많아도 말이다. 이 질문 전부에 그 답이 ‘Yes’라면 하나님을 믿는 신뢰지수는 완전히 100%가 나와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과연 지금 당신의 지수는 솔직히 그럴까?
“이스라엘의 지존자는 거짓이나 변개함이 없으시니 그는 사람이 아니시므로 결코 변개치 않으심이니이다”(삼상15:29)
12/28/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