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 인기 있고 촉망 받는 젊은 국회의원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비록 국회의원이 각종 비리로 더러워졌지만 아직은 부귀와 명예와 권세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번에 다 거머쥘 수 있는 직업이다. 그가 출마하면 당선은 거의 따 논 당상인데도 중도 포기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다. 은퇴 선언문에서 “정치 현실에 정통하지 못하면서 정치를 바꿔보겠다고 덤벼든 무모함이 부끄럽고, 잘못된 길을 가는 모습을 보고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묵인한 무력함이 부끄럽고, 묵인을 넘어서서 어느 사이 동화되어간 무감각함이 부끄럽다”고 그의 심경을 밝혔다.
썩은 정치를 개혁하려고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가 그 목표를 이루려면 정치계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할 것 같은데도 자신의 말대로 물귀신 작전 같은 방법을 동원했다. 정치가 사람들에게 최고로 염증을 느끼게 만드는 때에 부패하지 않은 자가 먼저 은퇴함으로써 부패 정치인들의 연쇄적인 물갈이를 이루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본 것이다. 말 그대로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을 실현했다.
그의 은퇴선언을 보면서 신자 가운데는 왜 이런 사람이 안 나타날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 잘못일까? 신자 국회의원들도 함께 양심 선언하고 은퇴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의 은퇴의 변을 패러디 하자면 “하나님에 대해 정통하지 못하면서 교회에서 큰 소리친 것이 부끄럽고, 세상이 잘못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도 묵인한 무력함이 부끄럽고, 묵인을 넘어서서 어느덧 세상과 동화되어 가는 무감각함이 부끄러워 신자의 자리에서 은퇴합니다” 라는 신자는 왜 아무도 나오지 않는가라는 뜻이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한 번도 행복해본 적이 없으며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선 국회의원의 특권을 대폭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의 말을 또 인용하자면 신자가 하나님이 주시는 현실적 축복이 채워지지 않아 삶에서 힘을 잃고 있거나 세상과 동화 되어 가는 자신이 부끄러워 행복하지 않는지 진지하게 따져보고 만약 그렇다면 신자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하나님은 한 번 택하여 구원을 허락하신 신자의 은퇴는 절대 받아주지 않으신다. 대신 부끄러운 마음을 심어 주어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해줄 뿐이다. 당신은 지금 신자인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가?
“너희의 자랑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도다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어버리라” (고전3:6)
1/25/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