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시애틀 근교 한 캠프 장에서 17일 일어났다. 흑 곰이 나타나 캠프장 냉장고에 있던 맥주를 무려 36캔이나 마시고 완전히 취해 4 시간 넘게 곯아 떨어진 것이다. 이름(Bear)이 맥주 (Beer)와 비슷해 사촌인 줄 알았는가? 아마 한 번에 술을 가장 많이 마신 동물로 기네스북에 올려야 할 판이다. 다시 보호구역으로 유인해낼 때도 술을 사용했고 다음 날도 술이 들어 있던 냉장고 주위를 배회했다고 하니 완전히 술 꾼 곰이다. 그 정도 마시고도 까딱 없는 것 보니 웅담이 술에 찌든 간에 좋다는 말이 정설인가 보다.
옛날 옛적에 곰 같이 미련한 어떤 사람이 먹다 만 빵 조각을 그릇에 담아 밖에다 둔 채 잊어버렸다. 비가 와서 그릇에 물이 고였고 곰팡이가 슬기 시작한 빵 조각이 물에 녹았다. 한창 후 곰 사나이가 밖에 둔 그릇을 찾으러 갔더니 빵은 간데 없고 독특한 냄새가 나는 금빛 액체가 담겨 있었다. 맛을 보니 힘이 나고 기분도 야릇해져 다 마셨더니 자기도 모르게 그 자리에 쓰러졌고 서 너 시간 후에나 깨어났다. 최초로 맥주를 만든 곰 같은 사나이가 시애틀에서 야생 곰으로 환생했는가?
맥주와 포도주는 하나님이 만드셨다. 술 자체를 만드셨다는 뜻이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충분히 먹고 마시고 남을 만큼 풍부하게 밀과 포도를 주셨다. 또 아무리 곰 같은 사나이라도 자연의 섭리만 보아도 발효 공법을 깨달아 남아 도는 양식을 술로 저장하는 지혜까지 주셨다. 하나님은 당신의 “영원한 능력과 신성을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롬1:20) 하신 것이다.
술을 즐기고 춤을 추고 마늘도 먹으며 두 발로도 걸을 수 있는 곰이 인간 흉내를 절대 내지 못하는 일이 딱 하나 있다. 술에는 취해도 하나님이 주신 새 술 성령에는 취하지 못한다. 곰은 하나님을 찾지도 경배하지도 않는다. 술 먹는 곰은 있어도 기도하는 곰은 없지 않는가? 그런데 곰을 자기 선조로 모시는 인간들은 오늘도 술에 취해 빵이 남아 돌도록 풍성하게 베푸신 하나님의 그 사랑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도 부인 하며 죄의 잠에 곯아 떨어져 있다. 아니 곰의 후손이 될 자격조차 없다. 곰은 하나님을 찾지는 안 해도 그 분의 섭리를 배반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술 취한 곰을 보고 미련하다고 웃는 인간이 더 만화 같을 뿐이다.
“내가 심중에 이르기를 인생의 일에 대하여 하나님이 저희를 시험하시리니 저희로 자기가 짐승보다 다름이 없는 줄을 깨닫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노라”(전3:18)
8/22/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