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머 타임이 해제 되는 날 뒷마당의 자동 스프링쿨러 시간을 귀찮아서 고치지 말까 하다 생각을 바꿔 먹었다. 그대로 두면 새벽 네 시에 물을 주게 되는데 화초도 누워 자는 중에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 쓰는 것이 안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또 너무 늦게 물을 주면 식물도 게을러질 것 같아 이른 아침 5시로 조정했다.
그 생각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님을 지난 주 뉴스위크지의 한 기사가 증명해 주었다. 미모사는 낮이면 광합성 가용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해 잎을 펴고 밤이면 수분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닫는다고 한다. 단순히 빛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 아닌 것이 어두운 곳에 두어도 마찬가지다.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는 1751년에 벌써 나팔꽃은 오전 10 시, 수련은 11시, 달맞이와 메꽃은 밤에 꽃이 피므로 시간 마다 피는 꽃을 정해 꽃 시계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사람도 눈의 광수용체에서 나오는 신호로 시간을 감지하는 생체시계가 뇌하수체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심지어 장님도 안구(眼球)만 있다면 낮과 밤을 구분해 생체 리듬을 조절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첫 식사에 대비해 소화 효소를 많이 분비하고 낮 동안의 활동을 위해 체온과 혈압을 올리고 밤에는 세포가 증식한다. 약물에 반응하는 시각도 각기 달라 아침에 먹는 아스피린은 효과가 없다. 천하를 6일 동안 창조하시고 7일째 안식하신 창조주께서 만물을 당신의 시간에 정확하게 맞춰 반응하고 활동하도록 만드셨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과학자가 모르는 다른 시계가 하나 더 있다. 이 땅을 당신 대신 거룩하게 다스리게 하기 위해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짓고 또 당신과 교통할 수 있는 생명의 시계를 인간 영혼 속에 심어 놓으셨다. 아담의 범죄로 고장 났지만 예수님을 영접하는 순간 그 기능은 즉시 회복 된다. 그 시계를 고치지 않은 사람은 본능으로 시간을 감지하는 동식물의 수준과 같다. 배고프면 먹고 갈증 나면 마셔서 생존은 한다. 그러나 장님도 그럴 수 있다지 않는가? 성경이 불신자를 영적 장님이라 한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셈이다. 신자는 그 시계를 갖고만 있고 사용하지 않아 또 다시 녹 쓸게 해선 안 된다. 주님의 시계는 새벽 미명에 잘 작동되었다. 신자도 하루 중 하나님과 가장 잘 교통 할 수 있는 시간을 반드시 따로 떼어 놓아야 한다. 섬머타임이 해제된 줄도 모르고 늦어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새벽 오히려 미명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1:35)
11/14/04 교회 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