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6:7-11) 앞뒤가 안 맞는 주님 가르친 기도

조회 수 893 추천 수 41 2010.01.02 18: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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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가 안 맞는 주님 가르친 기도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저희를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마6:7-11)


예수님은 신자에게 있어야 할 것에 관해 하나님은 다 아신다고 분명 확언했습니다. 그럼에도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신자가 계획하는 큰일이나 욕심으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용할 양식 정도라면 더더욱 꿰뚫어 알고 계실 텐데도 말입니다. 조금 앞뒤가 안 맞는 말 같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다 알고 계신다는 말씀의 가장 일차적 뜻은 문맥에서 찾아야 하는데, 이방인의 기도와 대비한 설명입니다. 이방인들은 중언부언 말을 많이 해야 자기들 신이 알아들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너희는 당신에 대해 그와 다르게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이방인의 신은 그 신자의 필요한 것을 평소 모르고 있어서 인간 신자가 도리어 신을 깨우쳐 주어야 할 정도입니다. 그들이 섬기는 우상은 인간이 스스로의 위안을 위하여 깎아 만든 신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실제로는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는 신인지라 알 리도 만무합니다. 이방인들이 설령 인간사를 주관하는 신이 실제로 있다고 믿어도 인간 쪽에서 정성을 많이 바쳐야만, 기도도 중언부언해야만 더 많이 베푼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여호와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만드시고 세상만사를 주관하시며 신자와 개인적 인격적 관계를 맺고 계십니다. 신자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행하든 함께 하십니다. 특별히 모든 신자에게 일생에 걸친 고유하고도 귀한 계획이 있습니다. 그분이 이미 계획하신 일이라면 당연히 필요한 모든 것도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혹시 간절한 기도의 응답이 빨리 안 되더라도 절대 하나님께 자기 사정이 가려졌다고 오해, 의심, 불신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또 당시 경제 형편으로는 모든 이의 삶이 사실상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일에 제한되다시피 했습니다. 하루하루 굶지 않고 연명하는 일이 평생을 두고 해결할 과제였습니다. 가장 시급하고 중한 일을 기도에서 빠트릴 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한 원리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또 다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의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6:31,32)고 강조하셨습니다. 물론 이 말씀도 “염려하지 말라”는 데에 초점이 있으며, 또 신자에게도 물질이 필요함을 인정한 것이지 구태여 기도하지 말라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신자의 모든 사정을 꿰뚫어 보심에도 일용할 양식을 두고 기도하라고 했다면 주님의 의도하시는 바가 단순히 양식을 주는 것보다 다른 데에 더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 이유는 잘 알다시피 하나님은 신자와의 인격적 교제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또 신자의 기도를 통해 당신의 일을 이뤄나가십니다. 무슨 일이든 신자 스스로 할 수 없으며 하나님만이 전적으로 주관하신다는 온전한 믿음의 고백을 받기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 이유들뿐일까요? 아이들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부모는 잘 알고 있지만 아이가 직접 달라고 요구할 때까지는 가만히 있습니다. 기도와 마찬가지로 아이는 자기는 할 수 없기에 부모가 대신 해주길 바라고, 또 부모는 아이가 졸라대는 귀여운 모습을 즐기기까지 합니다. 분명히 부모 자식 간에 아름다운 교제가 이뤄집니다.  

그러나 아이가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 결정해보라는 뜻도 분명히 있지 않습니까? 아이를 성숙시키려는 의도입니다. 그럼 신자도 자기 일용할 양식에 대해 분별하여 계획을 세워선 그대로 이뤄달라고 기도하라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이미 어른이기에 그렇게 못할 바보는 없습니다. 큰 비전을 이루는 일도 아니고 일용할 양식이니까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 대신에 자기에겐 물질적 차원에선 일용할 양식만 있으면 된다는 온전한 믿음의 고백을 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만사를 주관하신다는 기본적 원리는 이방인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은 물질에 목숨을 걸었지만 신자는 하나님께 그렇게 하라는 뜻입니다. 네 마음이 가있는 진짜 보물이 어느 쪽인지 기도할 때마다 확실히 고백하라는 것입니다.

아니 오직 하나님만 자신의 진짜 주인으로 모시고 살고 있는 자답게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땅히 그분의 나라와 의를 일용할 양식보다 먼저 구해야 하며 또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것을 먼저 간구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말하자면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고 가르쳤으니 일용할 양식은 얼마든지 (많이) 구해도 되겠다고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일용할 양식 가운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탐심과 욕정과 죄악이 어떤 형태로든 개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꾸만 재물을 주인으로 삼고 사람들 눈치를 보려는 본성을 기도할 때마다 계속 죽여 없애라는 뜻입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는”(마10:28) 온전한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라는 뜻입니다.

올 한해도 불경기는 지속될 것입니다. 또 그 불황이 신자라고 비켜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일용할 양식을 하나님이 미리 아시고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또 그것들을 채울 기도라는 수단이 있음은 신자가 갖는 가장 큰 특권이자 너무나 귀한 은혜임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은 절대 신자만 따로 굶겨 죽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것이 그 정도의 뜻뿐이라면 너무나 가난한 신앙이지 않습니까? 이방인들이 자기들 (만들어진) 우상을 섬기는 의미와 비교해 별반 나을 것도 없지 않습니까?

어려운 때이니까 더더욱 믿음으로 일용할 양식만으로 자족하며 지내야지, 혹은 일용할 양식만은 채워주신다고 약속하셨으니까 더욱 열심히 잘 믿어야지라는 믿음 수준에 그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불황이든 호황이든, 내가 현재 처한 주위 여건이 어떠하든 진짜로 일용할 양식만 구하는 신앙관이 확고하게 서있고 또 그렇게 살고 있는지 하나님은 보기 원하시는 것입니다.  

요컨대 일용할 양식은 간구할 수 있다고 해서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의 질과 양을 신자답게 최대한 줄이라는 뜻이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소유나 금욕주의는 기독교 신앙과는 거리가 멉니다. 진짜로 하루 세끼 굶지 않는 것만으로 자족하는 대신 주님과 항상 교제 동행하는 것이 일용할 참 양식이 되어있는지 묻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진짜 어떤 의미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고 있습니까? 주님이 앞뒤가 모순되게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지금 같은 극심한 불경기에 더 깊이 새기고 따져보아야 할 가르침이지 않습니까?  

1/2/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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