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에서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많아서 한 번 질문 드려요
제 지인 크리스찬들 중에 혼인 신고를 한 뒤에 우선 신혼집에 살림을 합쳐서 같이 살다가
실제 결혼'식'을 한 사람들이 제법 있더라고요
그냥 선데이 크리스찬이 아니라 저와 자주 말씀교제도 나누고,
(제가 겪고 판단하기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지하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하루하루 성실히 살던 사람들입니다.
결혼 전 성관계를 하지 않는 혼후 관계주의 가치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그런데 혼인 신고를 마친 뒤에는 신혼집으로 같이 살면서 결혼식 준비를 열심히 하다가
결혼식을 하고 다시 살던 신혼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공교롭게도 전부 다 여자인 저의 친구들이었는데...
청첩장 받고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얘기하다가
"혼인 신고도 했고, 해서 지금은 남편이랑 같이 결혼식 전까지 신혼집에서 같이 살지"
라는 말을 처음 듣는 순간
제가 당황해서 어버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순간에도 그렇게 당황한거 조차 그 여자인 친구에게 무례한건가 싶기도 해서 주제를 돌렸습니다.
요즈음은 혼전순결 이라는 단어의 부정적 어감때문에
'혼후관계주의'라는 단어로 치환해서 널리 쓰이고 있는데,
혼후 이다보니 혼인신고를 하면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으니 문제가 없는건가 싶기도 하네요.
혼인신고와 결혼식, 동거에 대해 요즘 신실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도 그 잠깐의 기간 이렇게 하는 부부들이 많은데 혹시 성경적으로 어떻게 하는게 올바른 가이드라인이 될까요?
신앙적 이슈를 접근할 때는 누차 말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현상, 일, 사건, 행동 하나하나를 도덕적 종교적 규정에 비추어 가부간 선악간 성속간으로 나눌필요가 없다면요...
음.. 그럼 크리스천 커플은 결혼하기전에 단둘이 여행을 절대 가면 안된다고 말할수 없지않을까요??
밤에 잠자는방도 따로 잡고 서로 성관계는 절대 하지않겠다는 약속을 하면 별 문제 없을꺼같은데요...
솔직단둘이 여행한다는 분위기상 밤에 이런 유혹이 다른때보다 압도적으로 죄에 빠지기 쉬울꺼같긴합니다만, 또 이런 유혹을 분명 잘 이겨낼 커플도 있을꺼고요....
저 역시 여행가고 싶네요...
크리스천이 결혼식을 올리는 의미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하나님이 헤어지게 하지 않는 한(죽음이 갈라놓기 전까지는) 평생토록 부부로서 서로 사랑하며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가정을 세워서 믿음을 대대로 이어가겠다는 서약을 하는 것입니다. 혼인신고는 사람들 앞에 서약을 한 셈이며 인간사회로부터 결혼한 부부라고 법적인 인정을 받은 것입니다. 그럼 남은 것은 하나님 앞에 서약을 하는 것인데 혼인신고 하기 전에 두 사람만이라도 예배(최소한 함께 기도)는 드렸겠지요. 거기다 나중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다시 결혼 잔치를 꼭 하겠다고 하는데 별로 문제 삼을 것이 없지 않는가요?
성경에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이와 유사한 케이스가 있지 않습니까? 예수님의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는 정혼(약혼)한 사이로 요즘으로 치면 혼인신고한 셈입니다. 또 당시는 각자가 따로 일년 씩 본가에서 살다가 혼인잔치(결혼식)를 하고서 신랑이 신부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와서 부부로서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마리아의 성령으로 임신한 사실을 알고는 조용히 끊고자(파혼) 하였으나 꿈에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또 그래서 마리아와 태어날 아기가 혼전에 간음한 여자와 사생아라는 멸시와 비방을 받을까 염려하여 결혼 잔치를 하지 않고(성경의 기록은 없음, 사생아 비방을 받지 않으려면 10개월은 지나야 하니까 약혼하자 곧바로임) 그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살았습니다.(마1:18-25) 기록은 없지만 요셉은 마음에 하나님이 맺어준 아내로 평생을 함께 살기로 결심하고 마리아에게 굳게 약속했고 또 그렇게 두 사람이 하나님 앞에 서약하며 기도했을 것입니다.
물론 요셉이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고 또 아기 예수가 태어날 때까지 성적 관계는 하지 않았습니다.(마1:25) 그러나 요셉이 꿈에 분명한 지시를 받았지만 생전에 듣도보도 못한 너무나 대단한 일인지라 마음 한켠 완전히 개운치는 않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인류역사에 단 한 번 있었던 일) 거기다 사람들로부터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함께 산다는 지금의 질문자님과 같은 의심과 비방의 눈길을 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요셉과 마리아는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그렇게 했고 또 요셉은 결혼과 가정을 남편과 가장으로서 자기 책임하에 이끌어 갔습니다. 결국 요체는 결혼식을 했느냐 여부가 아니라 부부가 정말로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서약하고 또 혼인신고(사람들 앞에 서약) 했느냐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 후로 부부관계와 가정을 하나님의 뜻에 맞게 가꿔가느냐일 것입니다.
신앙적 이슈를 접근할 때는 누차 말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현상, 일, 사건, 행동 하나하나를 도덕적 종교적 규정에 비추어 가부간 선악간 성속간으로 나누려고만 들지 마시고 하나님의 뜻부터 그리고 각 당사자의 마음과 믿음의 차원부터 숙고하셔야 합니다. 나아가 상대의 입장에서 혹시라도 그들만의 피치 못할 어려운 현실적 사정이 있는지 이해해주려 노력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신자가 어떤 행동(일)을 했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되어가는지 , 또는 되려고 노력하는지)를 먼저 보십니다. 그리고 신자의 결혼에서 이보다 정작 더 중요하게 따져야 할 사항들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결혼 후의 부정과 (아내) 학대와 이혼입니다. 나아가 크리스천 가정으로 믿음의 본을 보이지 못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