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조회 수 1296 추천 수 137 2003.07.08 19:43:39
운영자 *.63.55.176
지난 2일 미국의 한 시민단체가 최근에 있었던 펜실베니아주 고등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한 여성 판사를 인터넷 채팅방에서 비난한 네티즌의 신원을 공개하도록 한 판결에 대해 시민자유연맹 (ACLU)은 인테넷의 익명성은 보호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 독립 운동 당시 토머스 페인이 ‘상식(Common Sense)’이라는 익명의 유인물에서 미국 독립을 반대하는 영국 여왕을 비난하는 글을 퍼트려 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이들의 주장은 그것과 마찬가지로 권력을 쥔 공직자들을 힘이 없는 일반시민이 마음 놓고 비평할 수 있도록 익명성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판사측 변호인은 공직자를 아무 근거 없이 인신 공격하는 자유까지 법에서 보장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판결이 날지 그 추이가 궁금한 까닭은 세계 최고 IT 강국이라는 한국도 최근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인터넷 게시판이 이미 건전한 비판과 토론 문화는 실종되었고 상대가 누구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온갖 무차별적인 욕설이 난무하고 극단적인 흑백논리에 따른 편가르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런 추세를 세대간의 갈등과 지역감정까지 곁들여 기름 칠을 하고 있으니 한 번쯤 그런 사이트에 들어간 사람은 기겁을 하고 만다. 드디어 야당에서 모든 채팅방을 실명화 하자는 입법을 고려하게 되었고 반면에 인권단체에선 미국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어떻게 판결이 나도 근본적으로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 양 쪽 다 일리가 있어 어느 일방의 손만 들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근거 없는 인신공격을 해선 안 되지만 힘 없는 사람이 마음 놓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도 보장 되어져야 한다. 문제는 법과 제도가 어떻게 되었던 그것을 정확하게 지켜내려는 인간의 마음에 달려 있다. 익명이라도 나쁜 짓만 안 하면 되고 실명이라도 무조건 자기가 옳다고 남을 정죄하지 않으면 된다. 인간의 죄성을 해결되지 않고는 영원히 풀릴 수 없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할 것은  죄란 본질상 어두운 곳에 꽁꽁 숨기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빛이 왔으되 어두움을 더 사랑하는 것이 문제지 빛이 없어 어둠이 설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요8:12)

3/9/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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