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달린 산타크로스

조회 수 1906 추천 수 255 2007.12.23 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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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 달린 산타크로스


오늘 아침 이곳 LA 뉴스에 한 미국 사람이 앞마당의 높다란 십자가에 큰 산타크로스 인형을 매달아 놓았다고 보도했다. 그 사람의 변인즉 “Santa Claus died for Master card."라는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과 친지들에게 줄 선물 사느라 카드빚에 허덕이게 되었다는 것을 풍자한 뜻일 것이다. 이웃 사람들은 그것을 본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썰매를 타고 공중을 날다 높은 십자가에 걸렸다고 생각할까? 그래서 더 이상 선물을 받을 수 없어서 낭패 났다고 여길까?

논리적으로 따져 십자가에 달린 산타는 두 가지 의미가 된다. Christmas=Santa Claus 와 Jesus died for Santa가 그것이다. 전자는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이 이제는 단순히 연말에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가족이 모여 잔치하는 명절로 변질되었다는 의미다. 후자는 예수님은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할 목적으로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뜻이 된다. 카드빚에 짜증나서 웃자고 한 일이 정말 현 세대의 성탄에 대한 생각을 그대로 대변하게 되었다.

신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이 반드시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이웃을 사랑하는 자라고 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보장은 없다. 올바른 신자는 먼저 하나님을 자기 생명보다 사랑해야 하고 그러면 자연히 이웃을 사랑하게 되는 법이다. 이웃 사랑으로 하나님 사랑을 대체할 수는 결코 없다.

예수님이 이 땅에 인간 아기 모습으로 오신 유일한 목적은 죄와 사단과 사망의 사슬에 묶인 불쌍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이지 가난에서 구제하거나 질병을 치료해줄 목적이 아니었다. 따라서 신자와 교회는 크리스마스를 오직 예수님의 보혈로 자기 죄가 깨끗케 되었음에 대해 감사하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며 경건하게 보내야 한다.  

그런데도 작금의 교회는 산타와 트리와 푸짐한 선물 나눔과 만찬 등으로, 말하자면 세속 명절과 잘 분간이 안 되는 모습으로 지낸다. 교회는 그런 잡다한(?) 행사들을 이제는 오히려 중지해야 한다. 물론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고 감사하는 행사를 풍성하게 하는데 잘못이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외부 사람들이 갈수록 예수님의 대속적 죽음의 의미는 까마득하게 잊고 단순히 명절로만 지내려는 잘못된 관행을 역설적이긴 하지만 교회가 나서서 막아야 하지 않을까? 크리스마스를 제 자리에 돌려놓기 위한 운동을 교회에서부터 벌리자는 뜻이다.

바꿔 말해 크리스마스일수록 죄와 심판과 지옥에 대한 메시지가 더 심각하게 선포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교인들도 십자가 앞에 눈물로 엎드리며 더욱 철저한 회개를 해야 한다. 나아가 그분의 오심은 승리의 복음이므로 영생에 대한 감사와 경배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러나 심판과 죽음이 전제되지 않는 구원과 영생은 아무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아예 성립조차 안 된다. 기존 교회의 강단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메시지가 실종되기 시작하자 급기야 그 거룩하고 존귀한 십자가에 산타가 달리는 신성모독적인 사태까지 발생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착잡할 따름이다. 어쩌면 교회와 신자들이 자초한 일인지 모른다.

“저를 가만 두어 나의 장사할 날을 위하여 이를 두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요12:7,8) 지극히 비싸고 순전한 향유 나드 한 근을 오직 예수님의 죽으심을 위해 바쳤던 마리아처럼 크리스마스를 바로 보내는 신자를 찾기 힘들어졌다. 기껏 인자하고 선한 산타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오해받고 수치를 겪을까만 걱정하고 있다. 예수님은 세상 모든 수치를 기꺼이 당하고 십자가에 달리셨다. 그것도 바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거나 또 그 일을 엉뚱한 방향으로만 염려하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새 생명을 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도 교회와 신자가 앞장서서 오히려 그런 어리석은 일에 동참하거나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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