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생일파티를 여는 일본인

조회 수 1486 추천 수 117 2006.07.25 01:59:05
죽은 자의 생일파티를 여는 일본인



언젠가 말씀드린 대로 저는 쥐꼬리 같은 일어 실력이 줄지 않도록 일본 TV의 아침 드라마를 자주 봅니다. 세계에서 우상을 가장 많이 섬기는 일본인들의 사고와 생활 방식을 엿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새로 시작한 드라마에 오늘 아침 이런 장면이 나왔습니다. 아버지를 고베 지진으로 잃은 한 가족이 모여 죽은 아빠의 생일잔치를 조촐하게 벌리는 것입니다. 케잌 옆에 둔 남편의 사진을 보고 엄마가 “생일 축하해요 여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죽은 자는 그 돌아간 날에 회상하고 기념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만약 죽음으로 인생이 끝이라고 생각하면 생일이란 산 자나 죽은 자에겐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죽음으로 인생이 끝이 아니라 그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만 죽은 자의 생일잔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풍습인지 또는 이 가족의 특별한 신앙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공영방송 NHK의 아침 홈드라마라 그런 무거운 주제보다는 주로 전통적인 도덕과 정의와 사랑을 다루기에 앞으로도 그 이유를 알기는 힘들 것입니다.

불현듯 신자의 경우에 오히려 죽은 자에 대해 추모 예배보다 생일 축하 예배가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국에서 영생을 누리고 있는 지라 죽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살아 있다면 분명히 추모예배보다는 생일잔치라야 맞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곧 바로 여전히 기일에 추모 예배를 드리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을 바꿔 먹었습니다. 신자의 경우는 이 땅에서 죽음이 바로 더 좋은 곳, 영원한 본향에서의 출생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기일(忌日)이자 생일(生日)이 됩니다. 그래서 신자는 기일에 슬퍼하거나 회상만 할 것이 아니라 천국에 관한 영원한 소망을 키우고 기뻐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죽은 자의 생일잔치도 겸해야 합니다.

만약 그 일본 드라마 식으로 하자면 일 년에 두 번의 추모일을 가져야 하므로 번거로울 것입니다. 나아가 죽은 자의 생일을 이 땅에서의 생일과 같이 지내면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 생일은 분명히 이 땅에 태어난 육신에 대한 기념일인데 어쨌든 그 육신은 죽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에게 계대 결혼한 한 여자가 죽어 부활하면 천국에서 어떤 형제의 아내가 될 것이냐고 사두개인들이 물어 왔습니다. 부활을 믿지 않는 자들이라 주님을 말로 시험하려고 든 것입니다. 그에 대한 주님의 대답은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산 자의 하나님이시라.”(막12:27)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만 적용된다거나, 인생이 죽으면 아무 의미 없이 끝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인간에게 하나님의 직접적인 통치가 적용되는 것은 이 땅에 국한된다는 뜻입니다. 천국에 가면 “장가도 아니 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막12:25)집니다. 천국에선 더 이상 계명대로 살면서 자라야 하거나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어떤 문제나 고통을 해결할 이유나 필요가 없습니다. 천국 보좌 앞에선 영원토록 그분을 찬양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천국에는 생일잔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천국에 입국한 날짜별로 고참 신참도 따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 땅에서부터 하나님을 얼마나 찬양, 경배, 감사, 순종 했는가만 따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잠시 스친 헛된 생각을 접어버리고 산 자의 하나님에게 정말 산 자답게 서 있기로만 했습니다.

사두개인들이 부활을 믿지 않으면서 부활을 논해봐야 아무 쓸 데가 없습니다. 온전한 천국과 그 구원의 유일한 길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일본인들이 죽은 자의 생일잔치를 해 봐야 그것 또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신자 또한 부활의 소망 안에서 이 땅에서부터 주님의 일에 충성하지 않고 있다면 진정한 산 자가 아니라는 증거일 것입니다.

7/24/2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22 저희 부부에게 마지막 소망이 있습니다. [6] 운영자 2009-11-26 1008
121 (2) LA 폭동이 만들어낸 놀라운 기적 [1] 운영자 2009-09-17 1026
120 (3) 아마 운이 좋았겠지요! [4] 운영자 2009-09-18 1064
119 극과 극의 길을 걷는 두 자매 운영자 2009-04-16 1085
118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5] 운영자 2009-07-04 1108
117 10점 만점에 10점 운영자 2009-03-06 1169
116 보리밭 사잇길에서 만날 사람 운영자 2009-08-17 1179
115 선글라스의 무시무시한 위력 운영자 2009-10-07 1182
114 돈에 눈먼 모정(母情) 운영자 2006-04-22 1201
113 미국의 공원을 점령한 한국인 운영자 2006-05-08 1234
112 고고성(呱呱聲)이 뜻하는 바는? 운영자 2009-08-27 1235
111 인생 최고의 실패는? [2] 운영자 2009-05-24 1240
110 잘 다녀왔습니다. [1] 운영자 2006-08-13 1242
109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 운영자 2006-04-13 1251
108 콜라 한 캔의 가공할 위력 운영자 2005-10-02 1263
107 댓글에 목마른(?) 목사 [2] 운영자 2006-01-13 1273
106 드라마가 실종된 인생들 [1] 운영자 2006-07-06 1274
105 한 노병(老兵)의 이야기 운영자 2005-12-23 1280
104 잠시 여행을 다녀 오겠습니다. [1] 운영자 2006-08-06 1286
103 즐거운 비명 운영자 2005-10-14 1289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