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다녀 왔습니다. 5박 6일 여정으로 캐나다 록키 산맥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둘러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경관을 보면 우리는 “그림 같다”고 말합니다. 그림은 고작해야 실물의 모사일 뿐인데, 실물을 보고 그림 같다니요? 잘 그린 인물화나 사생화를 보고 “실물 같다”면 칭찬의 말이 되지만, 실물을 보고 “그림 같다”면—그 그림이 제 아무리 뛰어난 그림이라 하더라도—그건 실물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요?
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실물을 모독하려 해서가 아니라 실물을 칭찬하려고 그렇게 말하는 것 압니다. 사전에도 그림은 매우 아름다운 광경이나 경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정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면서 그 반지 정말 인조 다이아몬드 같다며 감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좋은 경치를 보곤 그림 같다는 말을 할까요? 아마도 그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그림(또는 사진)으로만 보아 왔기에 그런 표현이 굳어졌을 것입니다. 또는 그 광경을 그림으로 만들어 액자에 넣어 거실 벽에 걸어 놓고 두고두고 보고 싶을 만큼 좋다는 표현을 그렇게 하는 것일 테지요.
정말이지 그림으로만 보던 아름다운 광경을 직접 대하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만년설이 덮인 준봉을 배경으로 펼쳐진 에메랄드색의 산정 호수는 너무나 깨끗하고 고요하여 하나님의 처소를 보는 듯했습니다. 인간이 손으로 만든 것들이 제 아무리 아름다운들 하나님께서 만드신 천지만물의 아름다움에 비견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에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은 모두 하나님에게서 나온다는 말은 만고 불변의 진리입니다.
하나님께선 이렇게 아름다운 거처를 우리에게 만들어 주셨는데, 그 관리를 책임 맡은 우리는 너무나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반성이 일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주인이 하나님이란 자각이 있다면, 그리고 그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있다면, 결코 그리 못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부로 훼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캐나다에서는 자연환경을 주어진 그대로 잘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습니다. 그 노력 덕분에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기쁨과 감사가 충만한 여름 휴가였습니다.
2010년 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