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7:20-27절에는 12지파 중의 하나인 에브라임 지파의 족보가 나옵니다. 이 족보를 보기 쉽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제1족보(20-21a) : 에브라임⇒수델라⇒베렛⇒다핫⇒엘르아다⇒다핫⇒사밧⇒수델라.

  ○ 제2족보(21b-22) : 에브라임⇒에셀과 엘르앗.

  ○ 제3족보(23- 27) : 에브라임⇒브리아⇒레바와 레셉⇒델라⇒다한⇒라단⇒암미훗⇒엘리사마⇒눈⇒여호수아.

  ○ 제4족보(24절) : 에브라임⇒세에라(딸)

● 위에 정리한 에브라임의 족보에는 몇 가지의 의문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성경을 세심하게 읽는다면 비교적 쉽게 찾아 낼 수 있는 의문점이라 하겠습니다. 과연 어느 점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지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 참고적으로 위의 족보에서 화살표(⇒)는 1세대를 의미합니다. 즉, 에브라임의 1세대 후손은 아들 4명(수델라, 에셀, 엘르앗, 브리아)과 딸 1명(세에라) 등 총 5명이며 그 다음부터는 손자 이후의 후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먼저, 첫 번째 의문입니다. 제2족보와 관계됩니다.

  ○ 21절을 보면, 에브라임의 아들들인 에셀과 엘르앗이 가드에 내려가서 그곳 사람들의 짐승(가축)을 강탈하려다가 가드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 21절에 “저가 또”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서 3인칭 대명사 ‘저’가 누구를 의미하는지 불분명합니다. 바로 앞에 나오는 ‘수델라’를 지시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2절의 “그 아비 에브라임”과 연계한다면, ‘저’는 ‘에브라임’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문제는 바로 이점에서 시작됩니다. 이 강도짓과 피살 사건은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 우선 이 시기가 어느 때일까요? 성경에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애매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하나님이 주신 지성을 슬기롭게 활용한다면 개략적인 시기 정도는 추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브라임은 야곱의 손자이며 총리 요셉의 차남입니다. 요셉은 30대 중후반쯤(34-36세 경)에 에브라임을 낳았을 것이며(창41:50) 요셉이 110세로 사망했을 때 에브라임은 약 75세쯤 되었을 것입니다. 에브라임의 정확한 결혼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요셉의 사망 시기쯤에는 에셀과 엘르앗이 거의 청년기쯤에 이르렀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이 추정이 부정확하기 때문에 약 10-20년 정도의 오차를 적용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 따라서 에브라임의 아들들인 에셀과 엘르앗이 가드 사람들에게 죽임 당한 시기는 요셉이 살아있을 동안이었을 수도 있고, 요셉의 사망 후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이 지난 시기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당시는 요셉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시기였습니다. 야곱의 후손 중에서 일부 사람들이 가나안 땅을 임의로 드나들며 강도짓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시기였을 것입니다. 애굽 종살이 막바지처럼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했던 시기도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강도짓을 해야 할 만큼 각박함을 추정할 방법이 없다 하겠습니다.

  ○ 또 ‘가드’라는 지명도 짚어 봐야 하는데, 아마도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가나안 5 성읍에 속하는 ‘가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약 450여 년 후에 존재했던 ‘가드’가 에브라임 시대부터 존재했었는지 궁금합니다. 21절에 나오는 ‘가드 토인’은 가드의 원주민(native-born men)을 의미하므로, 성경 기록만으로는, 에브라임 시대에 이미 가드가 존재하고 있었다고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신학자들 중에는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을 정복할 당시에 조차 블레셋 족속은 가나안 땅에 이주하지 않았다는 견해를 주장하기도 하는데(성경 불신 이유 중의 하나), 이 견해를 따른다면 에브라임 생존 당시 ‘가드’라는 성읍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결론적으로 에브라임 아들들의 피살문제는, “①에브라임 당시에 ‘가드’라는 가나안 성읍이 존재할 수 있었는가?, ②아직 요셉의 영향력이 남아있을 시기에 무엇 때문에 가나안 땅까지 원정 강탈을 시도해야만 했느냐?”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의문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한 의문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역시 증명될 수 없는 견해이긴 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나오는 ‘에브라임’이 요셉의 차남이 아닌, 동명이인 후손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어느 시기인지는 불명확 하지만 후손 중에 ‘에브라임’이라는 인물이 살았고 그의 아들 2명의 피살 사건을 기록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성경을 기록한 기자의 일시적인 착각(정확히 말하면 성경의 오류 중의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성경을 너무 벗어나는 추정이며 당연히 성경에 의한 검증이 불가능한 추론일 것이나 별다른 설명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두 번째 의문입니다. 제4족보(딸)에 관련된 것입니다.

  ○ 24절을 보면, 에브라임의 딸 세에라가 윗 벧호론과 아랫 벧호론 및 우센세에라 등 3개의 성읍을 세웠다고 되어 있습니다.

  ○ 먼저 벧호론입니다. 윗 벧호론과 아랫 벧호론은 가나안을 정복할 때도 존재하고 있었고(수16:3,5), 이 성읍은 레위 지파에게 분배되었습니다(수21:2). 그리고 성경사전에 의하면 그 위치는 베냐민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성읍으로서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약 12km즘 떨어져 있던 곳으로 보여집니다.  

  ○ 또 우센세에라는 아래 벧호론 남서쪽 5km 지점일 것으로 주장하기도 하는데, 아무튼 벧호론 인근의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하겠습니다.

  ○ 여기 나오는 벧호론과 우센세에라라는 성읍들은 분명 가나안 땅에 속했을 것입니다.

  ○ 반면에, 에브라임의 딸 세에라는 분명 애굽에 거주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 그렇다면 애굽(고센 지방)에 거주하고 있던 연약한 여인 1명이 멀리 떨어진 가나안 땅에 가서 3개의 성읍을 건설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단지 명의만 ‘세에라’ 이름으로 부여할 때에나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애굽 정착 초기에 과연 이러한 사건(이스라엘 민족이 집단적으로 가나안 일부 지역을 점령 및 통치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요?

  ○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세에라가 가나안 족속에게 시집가서 시댁 사람들을 동원하여 성읍을 건설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억측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문제 또한, 위의 개인적인 추정견해와 같이, 요셉의 차남이 아닌 동명이인 ‘에브라임’의 딸이 가나안 정복시 동족들의 도움을 얻어 3개의 성읍을 건설했다고 보는 것이 더 논리적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역시 성경을 통한 검증은 불가능합니다.  

● 총 결론입니다. 대상7:20-27의 에브라임 족보에는 석연치 않은 의문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성경의 설명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와 같이 추론해 볼 수는 없을까요? 좀 더 논리적인 견해가 있으시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려 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201 [칼럼을 시작하며] 깨달은 마음으로 한 마디의 말이라도....... [3] 정순태 2006-12-04 1731
200 [묵상] 언약궤와 성막의 생이별 사연 [3] 정순태 2006-12-06 7091
199 [의문] 주님의 사역개시 나이는? [5] 정순태 2006-12-10 2790
198 [단상] 교회개혁의 아픈 기억(1) - 까마귀와 까치 [1] 정순태 2006-12-16 1870
197 [단상] 교회개혁의 아픈 기억(2) - 성도의 삶 당당한 삶 [1] 정순태 2006-12-17 1980
196 [단상] 교회개혁의 아픈 기억(3) - 실언과 식언의 차이 [1] 정순태 2006-12-17 1723
195 [단상] 교회개혁의 아픈 기억(4) - 촌놈의 수다 [6] 정순태 2006-12-17 2002
194 [묵상] 성령충만 상태에서도 상호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가? [3] 정순태 2006-12-24 2061
» [의문] 에브라임 족보의 의문점들(대상7:20-27) [6] 정순태 2006-12-31 3321
192 [단상] 가을 산행 [2] 정순태 2007-01-06 1550
191 [단상] 칭찬만으로는 고래를 춤추게 하지 못한다. [2] 정순태 2007-01-07 1800
190 [의문] 제사장과 관련된 몇 가지 의문들 [2] 정순태 2007-01-13 2312
189 [묵상] 천사에 관하여 [2] 정순태 2007-01-20 2975
188 [단상] 교회 내에서도 읍참마속(泣斬馬謖)이 필요한가? 정순태 2007-01-21 1747
187 [묵상] 성도의 죽음 - 하나님의 막심한 손해? [1] 정순태 2007-01-27 2192
186 [의문] 400세가 넘은 비느하스? 정순태 2007-02-03 2838
185 [고백] 언제쯤 이 주책에서 자유로울꼬? [4] 정순태 2007-02-04 1872
184 [묵상] 모세의 위대성(3) [3] 정순태 2007-02-10 2330
183 [고백] 교사의 고백 - 그 마음 한 조각 [1] 정순태 2007-02-17 1546
182 [의문] 하룻밤의 징계?(창12:10-20; 20:1-18) 정순태 2007-02-24 2276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