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 H. 브로우트벤트의 “순례하는 교회”를 읽고 갓피플몰에 올린 독후감입니다.
선조들의 발자취인 역사(기록)를 보며, 후손들은 선조들의 삶을 엿보게 됩니다. 따라서 역사란 선조(과거)를 이해하는 유일한 근거입니다. 역사의 순기능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에는 숨겨진 역기능도 만만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역사란 불가불 정쟁에서 승리한 이들이 자신들의 논리로 기록한 ‘승자의 기록’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패자의 진실은 철저하게 감추어지게 됩니다. 왜곡인 것입니다.
따라서 후손들은 ‘기록된 역사만으로 과거를 사실 그대로 알 수 있다.’는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역사 기록만으로는 과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습니다. 단지 일부분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결국, 후손들은 기록된 역사 이면에 숨어있는(승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폐기된) ‘역사의 삭제된 부분’을 찾아내야 할 의무를 지닙니다. 그러나 이는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후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역사기록을 연구하여 과거를 이해하되 기록되지 못한 부분도 있음을 감안하여, 보다 사실에 가까운 과거를 유추해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이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교회의 역사를 다룬 교회사도 이같은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진리의 여적(발자취)을 기록했을 것으로 기대되는 교회사도 종교경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기록한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회사를 새롭게 해석한 책이 있습니다. E. H. 브로우드벤트가 쓴 “순례하는 교회 -신약교회 원리에 충실한 교회들의 역사”(전도출판사 간)가 그것입니다.
우리는 어거스틴, 프란시스, 루터, 칼빈 등 지난 시대의 위대한 신앙위인들을 무척 존경합니다. 이들은 ‘승자의 진영’에 속했기 때문에 거의 의심받지 않고 존경을 누립니다. 그러나 이들이라고 신앙과 믿음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약점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이 말은 그들의 인격적 부족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고 신학적 교리적 미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사는 이들을 그냥 훌륭한 위인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교회사에 의해 명백한 이단으로 단정되거나 의심되는 것처럼 기록된 분파들도 많습니다. 바울파, 보고밀파, 왈도파, 알비파 등 중세 이전의 교파들과, 롤라드파, 후스파, 형제단, 재세례파 등 종교개혁기의 교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기록되지 않는 무수한 이단들도 존재합니다.
천주교와 개신교 모두에 의해, 교회사는 이들을 ‘이단’이라는 편리한 단어 하나로 기록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교회사는 이들의 붉은 피로 기록되다시피 하였습니다. 지금 봐도 부끄러운 일들이 거룩을 가장하여 용감하게 실행되었던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과오를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우리 후손들조차 역사를 기록한 당사자들의 논리에 빠져 ‘이단’ 운운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소위 정통이라 자칭하는 교파의 신학과 교리도 완전한 것은 없습니다. 일부 타당하고 일부 부당한 내용들이 섞여 있습니다. 인간이기에 피해갈 수 없는 한계입니다.
교회사가 이단이라 기록하고 있는 교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소의 미비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전반적으로 그들의 주장(신앙적 이해)이 타당할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나 이를 인정받지 못하고 이단으로 정죄되고 피를 흘렸습니다. 실상은 그들이 오히려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간 사람들일 수 있는데 말입니다! 놀랍고도 두려운 일입니다.
앞서 세상역사와 마찬가지로 교회역사도 진실만으로 기록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해결방안 역시 이점으로부터 찾아야 합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세상역사는 비교할 기준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나, 교회역사는 명백한 잣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잣대 - 바로 정경(Cannon)이지요!
우리는 특정 교파의 이단성 여부를 판단할 때, 지도자들의 자의적 주장(자기들의 신학과 교리만으로 판단한 것)에 휘둘리지 말고, 철저히 성경과 대비해 보는 슬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주장하는 바가 성경에 맞으면 참 신앙이며, 성경과 일치되지 않으면 이단인 것입니다! 오직 이 기준만으로 판단해야지, 각 교파의 목소리에 휩싸이면 실패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참 신앙 여부를 우리 손에 들려져 있는 교회사만으로 판정해 버린다면 크게 잘못하는 일일 수 있다.’는 저자의 우려는 신앙적으로 되새겨볼 가치가 충분한 견해일 수 있습니다. ♥
사실 종교개혁주일에 즈음하여서 부족하나마 저도 그 부분에 대하여 지난주에 다뤘습니다만....
자칫 잘못했다가 아내가 큰 시험에 들뻔 했었답니다 ㅎㅎㅎ~
다행스럽게도
다른 성도님들이 없기 때문에 맘 놓고 한 것이지요만...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눈 동그랗게 뜨고는
주여...합디다^^
드디어 새로운 이단이 나왔다고...
얼마나 제게 일장 설교(?)를 하시던 우리 안사람을 진정시키느라 혼났답니다^^*
아마도
그동안 그렇게 배워왔고 들어 왓던 것이 크지요
저도 그랬으니 오죽하겠어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아내의 반박에도 일리가 있어서 참 답답했어요...
하루 아침에 뭐가 뒤집어 질리야 있겠습니까만
사실을 사실로 알아야함에도 은혜스럽지 못하다는 것으로 치부하며
서둘러서 쉬쉬하며 덮어버렸든 일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마지막 말씀에 아멘입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세상역사는 비교할 기준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나,
교회역사는 명백한 잣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잣대 - 바로 정경(Cannon)이지요!>
얼마나 다행인지요...
언젠가는 진리안에 다들 들어 올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