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제사

조회 수 153 추천 수 2 2013.08.23 19: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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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제사


“이는 죄를 범하였고 죄가 있는 자니 그 빼앗은 것이나 늑봉한 것이나 맡은 것이나 얻은 유실물이나 무릇 그 거짓 맹세한 물건을 돌려 보내되 곧 그 본물에 오분 일을 더하여 돌려 보낼 것이니 그 죄가 드러나는 날에 그 임자에게 줄 것이요 그는 또 그 속건제를 여호와께 가져 올지니 곧 너의 지정한 가치 대로 떼 중 흠 없는 수양을 속건 제물을 위하여 제사장에게로 끌어 올 것이요.”(레 6:4-6)


속건제를 드리는 세 가지 경우는 여호와의 성물에 범죄했거나, 여화의 금령을 어겼거나, 이웃에 범과했을 때입니다. 그중에 이웃에 범한 잘못은 “남의 물건을 맡거나 전당 잡거나 강도질 하거나 늑봉하고도 사실을 부인하거나 남의 잃은 물건을 얻고도 사실을 부인하여 거짓 맹세하는 등”(레 6:2,3)의 죄였습니다. 한마디로 남의 물건을 도적질한 것입니다.

훔친 물건은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주되 그 가치의 오분의 일을 더하여 주고 하나님께 흠 없는 수양을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에게 추가로 배상하는 양(20%)이 조금 약소해 보이지 않습니까? 요즘은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심지어 더 많이 물어주지 않습니까?

“삭개오가 서서 주께 여짜오되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뉘 것을 토색한 일이 있으면 사배나 갚겠나이다.”(눅19:8) 세리 삭개오도 진정으로 회개하면서 사배(300% 추가)나 갚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남의 물건을 그대로 가로챈 것이 아니라 세율을 속여서 그 차이만 중간에서 횡령한 것인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경기 수준으로는 일 년에 5% 이익만 산출해도 아주 수익성이 높은 투자입니다. 20%면 근 사년의 이자에 해당되니까 사실은 약소한 것은 아닙니다. 농경과 목축에 의존했던 고대의 경제상황에선 상당한 배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하나님께 바치는 속건제물 수양의 가격이 만약 그 20%의 배상은 물론, 훔친 물건보다 더 많이 나간다면 불합리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적게 배상하고 하나님께 더 많이 물어야 하니까 말입니다.

“곧 너의 지정한 가치대로”(6절)라는 설명도 훔친 물건 혹은 그 오분 일에 해당하는 수양으로 공평하게 갚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속건제를 드리되 너의 지정한 가치를 따라 성소의 세겔로 몇 세겔 은에 상당한 흠 없는 수양을”(레5:15)라고 지정되어 있습니다. 몇 세겔이란 한 세겔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최하 두서너 세겔의 은을 의미합니다.

알다시피 은 삼십 냥은 노동자의 몸값이며 예수님도 그 값에 팔렸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내는 성전세도 반 세겔입니다. 속건제의 의미가 손해를 배상한다는 뜻이므로 상당한 가치의 수양을 바쳐야 했던 것입니다. 또 희생제물이 중해야 그만큼 예방의 효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렇긴 해도 피해자보다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여전히 더 커 보입니다.    

성전을 관장하는 제사장들을 배불리 먹이려는 뜻이 아닙니다. 제사장이 제물의 가치를 정하여 권세를 남용하거나, 삭개오의 경우처럼 토색할 것을 막게끔 미리 규정을 정한 것입니다. 사람은 경시하고 하나님만 중시하라는 뜻은 더더욱 아닙니다. 만물의 창조자이자 주인이신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제물을 많이 받아 어디에 쓰겠습니까?    

그렇게 하신 근본적인 이유는 모든 죄를 철저하게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오분의 일을 더 보태어 배상해야 하는 것 자체가 가장 먼저 피해자를 찾아가 사죄하고 배상을 충분히 하라는 뜻입니다. 만에 하나 피해자가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도 막으려는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바로 잡는 것은 너무나 마땅한 선결과제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 앞에서 더 진지하고도 심각하게 회개해야 하는 까닭은 모든 죄의 출발이 하나님을 잠시 잊고 있었던 탓임을 절대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비뚤어지거나 소홀해지면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절감하라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에서 하나님을 지어버리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기준이 상실되므로 별다른 가책이나 제약 없이 행동하게 됩니다. 사람이 반드시 걸어가야만 올바른 길 자체가 없어지므로 아무리 양심껏 행동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굽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하나님의 원리는 하나 더 있습니다. 현대의 법정에선 물질보상 외에 정신적 피해보상도 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존감은 물론 감정의 고귀함을 인정해준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지만 어떤 큰 금액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인격의 손상도 있습니다. 심지어 금전적인 보상은 필요 없고 끝까지 복수하겠다고 나서는 자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더러 모든 죄를 여호와께 나와서, 때로는 본문처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희생제물을 요구하며 철저하게 회개하라는 이유는 바로 정신적 보상까지 온전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피해자의 정신에 초자연적 간섭을 해서 씻은 듯이 잊게 만들어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피해자든 가해자든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바로 서야만 서로 간의 정신적 피해보상도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영으로 채워지고 깨끗케 되어야만 참 인간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으로만 하나님의 일을 제대로 분별하여 실현할 수 있습니다. 육체의 소욕은 성령의 소욕으로만 다스릴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회개하여 순전케 되어야만 피해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기꺼이 사죄하고 보상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또한 사죄의 진정성을 인정하고 흔쾌히 받아줄 수 있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는 속담은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님의 백성들 사이에만 유효합니다. 하나님의 영이 매개체가 되어서 서로의 영이 통하지 않으면 진정한 용서와 사랑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오직 당신의 품 안에서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라고 율법을 주셨습니다. 같은 의미로 당신께 더욱 엄숙하고도 더 많은 것을 바치며 진정으로 제사 드리라고 명한 것입니다.

종교적 열성이 아니라 하나님 그분을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해 섬기고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또 그래야만, 이웃도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해 섬기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전에 죄와 사탄과 사망의 권세가 설치는 세상에서 올바르게 살아가려면 자신의 마음과 성품과 힘부터 하나님의 영으로 온전히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신자는 기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제일 먼저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며 무릎부터 꿇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죄를 범했을 때는 더더욱 두말할 필요 없이 말입니다.  

7/25/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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