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는가요?

 

[질문]

 

갈라디아서를 읽다 보면, 바울이 모세의 율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율법에만 사로잡혀서 살지 말고 믿음으로 거룩해져야 한다." 라는 뜻인가요. 아니면 "이제 율법 따위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 라는 뜻인가요?

 

[답변]

 

갈라디아서의 핵심 주제는 다른 복음(1:6)과 참 복음을 대조한 것입니다. 다른 복음은 갈라디아 교회에 들어온 유대주의의 거짓 가르침을 말합니다. 구원을 얻는 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믿음으로만 가능한데도 그들은 율법과 할례의 준행이 없으면 구원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바울은 그런 거짓 가르침을 책망했고 또 구원에서 율법의 무용함을 말한 것이지 율법 자체를 완전히 부인한 것은 아닙니다.

 

유대주의자들은 심지어 장로들이 만든 유전도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예컨대 이방인과 식사교제 금지는 모세오경에는 아예 없는 내용입니다. 오히려 이방인을 동족처럼 동등하게 대우하고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 그런데도 베드로마저 이방인과 식사 교제하다가 유대인들이 나타나자 슬쩍 자리를 피하는 외식을 범합니다(갈2:11-14). 바울은 그런 잘못을 통렬하게 비판한 것이지 율법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간섭으로 거듭나서 구원을 얻은 신자도 율법에 계시된 하나님의 기본정신은 지켜야 합니다. 모세5경의 조항들을 문자적으로 지킬 필요는 없으나 예수님이 율법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두 계명으로 축약해 주었듯이 그 정신을 실천해야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계명도 완전하지는 않아도 구약에 이미 나와 있습니다(레19:18). 나아가 율법을 자세히 따져보면 사실은 십자가 복음이 아주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사법은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죽음을 예표하고 도피성 제도도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을 상징합니다.

 

율법이 완전히 폐기되었기에 아예 무시해도 된다는 것은 잘못된 성경해석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동물제사로 구원을 얻을 수 없고, 또 음식과 정결례 등은 구약시대에만 적용되는 일시적 규정이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히9:9,10) 그렇다면 그 외의 성적 도덕적 순결, 사회법, 약자 보호법 등은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규정들은 현 시대에 맞춰서(일부는 문자적으로도) 그 규정을 제정하신 하나님의 근본적인 뜻에 순종해야만 합니다.

 

9/1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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