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의 착각

조회 수 98 추천 수 0 2021.08.12 18:49:48

사탄은 영적 피조물 중 으뜸이었다. 그보다 뛰어난 피조물은 없었다. 그는 창조주께서 자신을 얼마나 기뻐하시는지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순종하고 충성하며 사랑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한낱 먼지에 불과한 육신을 가진 인간에게 자신의 몫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분의 대리인 자격을 빼앗기고 만 것이다. 감히 창조주의 자리까지 탐하지는 않았다. 아니, 그럴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피조물 중 으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했으니까. 그렇지만 이건 아니다.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되었다.
사탄은 창조주의 처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를 따르는 다른 천사들과 함께, 불합리하고 불의하며 심지어 말도 안되는 이 조치를 재고해 주실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그것이 불순종의 시작이었다.
창조주께서는 사탄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을 하늘에서 쫓아내시고 대신 이 세상을 주셨다. 사탄은 영적 세계의 2인자에서 물질계의 참소자로 전락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기회는 인간을 완전히 타락시켜 창조주의 실수와 자기주장의 옳음을 증명하는 길 뿐이었다. 
사탄의 첫 작업은 순조로웠다. 어리석은 인간은 그의 유혹에 너무 쉽게 넘어와 주었고 창조주의 영은 그들을 떠났다. 이제 아무리 많은 자손을 낳은들 그들은 모두 먼지에 불과한 껍데기일 뿐이다. 사탄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셨다. 홍수로 세상을 멸하시는 듯 했지만 노아를 통해 다시 번성하게 하시고,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오르려는 인간들을 온 지면에 흩어 심판을 면하게 하시고, 아브라함을 불러내 구원자를 보낼 당신의 민족을 만드셨다. 그리고 마침내 첫 인간에게 주신 약속의 말씀대로 여인의 몸을 통해 당신 자신이시며 당신의 아들이신 구원자 예수를 보내셨다. 창조에 마침표를 찍으시고 진정한 안식에 들어가신 것이다. 사탄의 반발과 모략과 참소는 모두 헛수고로 돌아갔다. 사탄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게 남은 것은 영원한 곳에서 영원히 받을 고통 뿐이다.

사탄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권리는 사실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창조주의 계심을 잊고 은혜를 배반한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잊고, 다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위에서 판단하는 그것이 바로 죄이다. 피조된 존재가 자기 존재의 근거를 잊는 것보다 더 큰 죄는 없다. 

우리는 모두 그렇다. 사탄의 꼬임에 넘어가 타락한 아담의 후손인 우리는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두 존재의 근거를 잃은 채 태어난다. 하지만 우리는 잃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산다. 그렇기에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우리의 '살아 있음'에서 시작한다. 우리의 육신적 생명이 참 생명이 아님을 아무리 소리 높여 외치고 가르쳐도 소용이 없는 것은 타락한 우리의 본성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사탄이 너희의 아비'라는 말은 바로 그 뜻이다. 존재하게 하신 분을 잊고 자기 존재의 실재성만을 근거로 '살아있음'을 주장하는 우리는 모두 사탄의 자식이다.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라고 하신다. 두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 나를 어떻게 부인할 수 있는가. 아니, 왜 부인해야 하는가. 
비록 숨쉬고 사랑하며 살고 있어도 나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존재의 근거를 잃어버린 죽은 자이기 때문이다. 

믿음은 근원으로의 회귀이며, 신앙은 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리하여 모든 존재의 근원이신 그 분을 참으로 만난 그 자리가 곧 천국이다. 다른 천국은 없다. 이 땅 위의 모든 아름다운 풍경을 더한 것보다 백만배쯤 아름다운 풍광 따위는 우리의 어리석은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다. 무엇이든 누릴 수 있는 무한대의 자유가 보장된 유토피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불구덩이 속이라 하더라도 나를 존재하게 하신 아버지가 계신 곳이 곧 하늘나라이고 내가 예수님과 함께 있는 곳이 곧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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