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없는 살기 좋은 세상

조회 수 1463 추천 수 118 2004.02.01 05: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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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서추세츠 공대(MIT)에선 매년 새로운 발명품과 기술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묻는 조사를 하고 있다. 가장 싫지만 없으면 살 수 없는 발명품에 응답자의 30%가 휴대폰을 꼽아 1위를 차지했다. 자명종,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컴퓨터, 자동 응답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95%는 발명품이 삶의 질은 높인다고 응답했다. 말하자면 생활이 편해지는 것과 실제 마음이 편해지는 것과는 관계없다는 것이다.

조사를 맡은 머튼 플레밍스 소장은 “휴대 전화를 통해 얻는 상호 연결성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때로 혼자 있고싶을 때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자명종, 텔레비전, 자동 응답기 등을 꼽은 것도 아마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어찌 보면 모순 된 분석인 것 같지만 정곡을 찔렀다. 사람은 참으로 묘한 존재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갈망하면서도 그런 관계가 생각만큼 쉽게 이뤄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람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무엇인가? 돈 없고 육신이 힘든 것보다 남에게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끔이다. 진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에게서 연락 오는 것이 귀찮을 리 없다. 연애할 때를 생각 해보라. 매일 봐도 지겹지 않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고 금방 헤어졌는데 다시 찾아가고 싶지 않는가? 헤어져도 휴대폰으로 밤을 새워 통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오직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뿐이니까 그렇다.

문명과 기술의 발달이 일상생활은 편하게 할 수 있지만 인간 자체는 절대 살찌울 수 없다.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어 주는 것은 진심으로 사랑하느냐의 문제이지 얼마나 자주 편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세상은 점차 휴대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간다. 생활의 편리함 때문만이 아니다. 서로 믿지 못 해 자꾸 확인해야 겨우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없는 살기 좋은 세상은 언제쯤 오려는가? 소음 공해가 싫어서가 아니다. 그렇게 자주 전화하면서도 제대로 믿지 못해 자꾸 혼자 있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람들과 세상이 싫다. 아니 내 자신이 더 싫다. 휴대폰 없이도 진정한 사랑만으로 인간은 얼마든지 더 살기 편해진다. 휴대폰이 싫고 사람이 싫고 세상이 싫은 이유는 휴대폰과 세상의 잘못이 아니다. 사람들 속에 점차 사랑이 메말라 가기 때문이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잠17:1)

2/1/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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