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백만 원?

조회 수 281 추천 수 0 2017.10.24 11:12:04

커피 한 잔에 백만 원?

 

 

오늘 새벽 체육관에서 운동하면서 기구에 부착된 모니터로 흥미로운 You-tube 동영상 하나를 봤다. 일본의 먹거리 볼거리를 보여주되 한 가지 아이템에서 가장 싼 것, 중간 가격, 최고 비싼 것, 셋 중에 어떤 것이 가격과 대비해서 가장 가치가 있는지 판단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오늘 주제는 커피인데 한국 돈으로 치면 천 원(일본 돈으로 백 엔), 삼천 원(삼백 엔), 백만 원(십만 엔) 셋을 보여주었다.

 

오사카의 작은 가게에서 한 노인이 파는 커피가 한 잔에 무려 백만 원이나 하는 사연인즉 이랬다. 커피가 오래 되면 맛이 어떨지 궁금해져서 순전히 호기심으로 와인처럼 오크(oak) 통에 숙성을 시켜 본 것이다. 십 년이 지나도 맛은 전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신선하고 특이한 맛이 났다. 십년 동안 가게를 꾸준히 한 곳에서 하고 또 그 통을 열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한국인의 빨리, 빨리 정신과는 정반대다.

 

또 십 년을 더 보관해보니 초콜릿과 와인 맛이 혼합된 아주 풍요롭고도 오묘한 맛이 났다. 물론 커피의 풍미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바로 그 20년간 숙성된 커피를 금으로 예쁘게 도금한 잔에 손님이 보는 가운데 오크통에서 직접 따라주었다. 그렇게 보관 개발한 유별난 정성도 높이 사줄만 하지만 순전히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신기한 커피 맛이라는 자부심으로 그렇게 높게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커피 마니아라면 평생에 한 번 쯤은 먹고 싶을 것이다.

 

커피 가게답지 않게 주인이 아주 나이가 들어서 이상하다 여겼던 제 의아심도 자연히 풀려졌다. 그 주인은 원두도 십년을 보관한 후에 커피를 내렸더니 더 깊은 맛이 났다고 한다. 일본인들의 관습대로 만약 그 가게를 장남들이 이어 받으면 장차 어쩌면 50년간 보관한 원두를 내려서 다시 50년간 숙성한 한 잔에 천만 원짜리 커피도 나올지 모를 판이다.

 

나머지 가게 둘도 일본인들의 철저한 장인(匠人) 정신 그대로 고유의 기법으로 자기만의 커피 맛을 뽐냈다. 일본인들은 아무리 사소한 제품이라도 평생을 두고 남이 흉내 내지 못하는 품질을 개발해서 대대로 물려준다. 혼신을 다해 연구 실험 훈련하여 전문적인 실력을 갖춰야 할뿐 아니라, 절대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한 우물만 평생을 판다. 불굴의 도전정신, 창의력, 성실성, 인내력으로 자기만의 전문 분야를 이뤄내서 유지 보존 승계한다. 그 결과 세계인들 모두가 일본 제품이라고 하면 그 품질 하나만은 무조건 믿게 만들었다.

 

문득 제 신앙생활에서 가장 결핍된 것이 바로 이런 장인 정신이 아닐까 싶었다. 정말로 하나님과 평생을 두고 씨름하여 남이 도무지 흉내 내지 못하는 나만의 영성을 이뤄내고 있는지? 또 이는 저뿐 아니라 모든 신자 인생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천지만물의 주인 되신 하나님만 온전히 붙들고 그분의 말씀을 파고들어서 그 말씀이 영원하고도 절대적 진리 됨을 삶에서 구현해 내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어떤 고난과 핍박이 닥쳐도 절대 포기 하지 않고 수백 번을 쓰러져도 기도하여 그분이 주시는 힘으로 수백 번을 다시 일어나야 할 것이다. 인격은 성숙되고 주님 사랑으로 이웃을 섬겨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의 빛을 우리를 통해 세상에 비춰지게 해야 할 것이다. 우리를 대하는 누구라도 믿음의 최고의 장인이라고 인정하고 존경해줄 때까지 말이다.

 

너무나 어려운 과업인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정말로 확신한다면 즉, 주님 쪽에서 우리를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에 우리가 그분의 거룩한 자녀로 또 소명자로 평생을 충성하는 일도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그런 신실하심이 바로 그 백만 원하는 커피가 생생히 증명하지 않는가? 아무 것도 아닌 커피가, 실은 그분이 만드셨기에, 수십 년이 지나도 맛이 변하기는커녕 그 풍미와 향취가 더 깊어졌지 않는가?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1:11,12)

 

인간이 죄로 타락하기 전의 창조 경륜으로는 인간은 식물을 먹도록 되어 있었다. 그 식물은 백만 원짜리 커피에서 보듯이 아무리 세대가 흘러도 새 씨앗을 내고 그 맛도 변하지 않도록 창조되었다. 지금도 식물은 그러하다. 요컨대 하나님은 인간에게 먹고 마시고 입을 것을 창조 때부터 이미 영원히 보장해주었다. 그것들의 결핍은 순전히 인간이 서로 다투거나 지구 환경을 오염시킨 결과일 뿐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안에서 우연히 발견된 밀의 씨앗을 심었더니 정상적으로 발육 추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씨앗 수명은 피라미드만큼 족히 수천 년이 되었다. 하나님이 작은 씨앗 하나에 부여한 끈질긴 생명력이 너무나 놀랍고 신기하지 않는가? 그 씨앗이 어떻게 해서 피라미드 안에 있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하나님의 완벽한 섭리가 작용한 것 같다.

 

인간이 최대의 기술력으로 건축한 최고의 자랑거리도 즉, 사막의 거대한 모래 폭풍에도 넘어지지 않고 견디며 영원히 바로의 이름을 높일 목적으로 지었는데, 세월이 지나면 바위가 풍화 침식 부식되면서 원래 모습을 점점 상실할 것이다. 아무리 거대한 피라미드이지만 옆의 스핑크스처럼 삭아서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의 수십만 분의 일도 안 되는 연약한 씨앗은 땅에 심으면 싹을 내고 영원토록 계속해서 수십만 배의 결실을 맺을 것이다. 밀의 씨앗 하나의 영광이 애굽이 지금도 고대 세계의 최고 불가사의라고 자랑하는 영광보다 더 귀하고 더 영원하다. 이것 이상 하나님이 인간을 당신만의 사랑으로 신실하게 영원히 붙들고 있다는 증거가 또 어디 있겠는가?

 

너무나 어리석고도 완악한 인간들은 그 사랑을 전혀 못 믿고, 아니 거역하였다. 그분의 거룩한 형상을 버러지 같은 금수(禽獸)의 형상으로 바꾸어 섬기며 더 나아가 모두가 자기 스스로를 뽐내기만 했다. 그럼에도 주님은 십자가에 스스로 오르셔서 그 모든 죄 값을 당신께서 치루셨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 모든 신자가 믿음의 장인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전혀 부족함이 없도록 다 마련해주셨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다. 믿음의 장인 됨을 대대로 물려줄 수 있다. 문제는 오직 하나다. 신자가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이미 다 마련해주신 필요하고도 충분한 여건을 일본의 장인들처럼 얼마나 철저히 활용하느냐이다. 하나님 그분과 일대일로 평상시엔 얼마나 가깝고도 친밀하게, 고난 중엔 야곱처럼 처절하게 씨름하느냐 뿐이다. 단 하나, 주님이 당신 전부를 우리를 위해 주셨듯이 우리 또한 언제 어디서나 우리 전부를 주님께 내어드리는 것이 전제가 됨은 두말할 필요 없다.

 

10/2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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