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늙어가는 가봐!”

조회 수 1747 추천 수 209 2007.04.30 19:57:38
“속도 늙어가는 가봐!”


어제는 한 밤중에 깨어 잠을 설쳤습니다. 제 아내가 배가 아파 대굴대굴 굴렀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녁을 먹은 것이 체해서 그랬나 봅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소화제를 먹는 둥 한 바탕 소동을 벌린 후에야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지난 일주일 동안 저희 부부가 좀 무리했습니다. 호주로 이민 갔던 제 처남 즉 집사람 오빠의 가족이 이곳을 방문해 17년 만의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밀린 이야기를 나누고, LA 시내와 근처도 구경시키고, 3일 일정으로 자동차로 가까운 국립공원에도 다녀왔습니다.

어제 낮 교회에 다녀와서 밀린 빨래를 하면서 집사람이 뜬금없이 “우리 속도 늙어가는 가봐!”라고 말했습니다. 집안일도 갈수록 힘에 부대낄 뿐만 아니라 조금만 과식해도 뭔가 속이 개운치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너무나 평범하고도 당연한 말이다 싶어 무시했었는데 낮에 그렇게 예언(?)을 하더니 기어이 밤에 탈이 난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외모뿐 아니라 겉으로 보이지 않는 장기도 늙을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평소에는 별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늙지 않고 평생 그대로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큰 착각입니다.

이처럼 진리는 너무 간단하고 또 그래서 더더욱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사람으로 잊고 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간단하다고 해서 진리가 비진리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또 눈에 드러나지 않는다고 그 진리가 작용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나아가 진리란 오히려 아주 간단하기에 그 효력이 더 확실하게 작동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진리 가운데 가장 확실한 것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십자가에 죽이시고 그 크신 자비 앞에 엎드리는 자는 누구나 사랑하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그런 자에게는 당신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결코 떠나지 아니하시고 평생의 출입을 지켜 주신다는 것 아닙니까? 비록 그분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다른 말로 우리의 속도 나이가 들수록 겉과 같이 늙어가지만, 예컨대 이전에 비해 오히려 적게 그것도 천천히 먹었는데도 급체가 되어 한 밤중에 바닥을 뒹굴게 만들어도 주님은 우리 곁을 떠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런 사랑 가운데 들어와 있는 우리로선 우리의 진짜 속을 날마다 더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아니 그분이 순간순간마다 더 새롭게 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십자가 복음의 간단한 진리를 잊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분을 계속 갈망하고 있는 한에는 말입니다.

요컨대 신체와 정신이 늙어가는 것에 반비례해서 영혼은 오히려 젊어지는 것이 신자 된 증거이자 축복일 것입니다. 그 반대라면 불신자의 인생과 하나 다를 것 없을 것입니다.

5/1/2007  

허경조

2007.05.01 13:44:22
*.183.39.137

모든 것이 하나님과 연관되는 목사님의 마음 가는 방향이 존경스럽고도 부럽습니다.
저는 다행이도 맨하탄에 위치한 저희 교회의 80 % 가 한국 유학생들이고 그분들에게 성경 공부를 가르치면서 많은 새로움을 접하게 되는 기회가 저를 새롭게 합니다. 감사한 일이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62 카사노바도 들어간 지상 최고의 감옥 운영자 2014-03-12 429
161 지금껏 잘못 배운 것에 화가 납니다. [1] master 2019-03-28 443
160 헌신 된 주님의 종 세 분을 소개합니다. [3] master 2019-06-03 491
159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 닥쳐도 file [1] master 2020-03-21 491
158 Bethlehem Express를 타고 있는가? 운영자 2011-12-23 522
157 용서의 Refill과 사랑의 Buffet [2] 운영자 2013-04-12 526
156 성경이 인간의식에 잔상(殘像)을 심는다? 운영자 2011-12-18 532
155 메가 로또(Mega Lotto) 광풍(狂風) [2] 운영자 2012-03-30 543
154 역사상 최고의 메시아 콘서트 [5] 운영자 2011-12-07 558
153 세일(Sale)이 전혀 세일이 아니다. 운영자 2011-05-31 565
152 엉뚱 발랄한 신앙질문 master 2017-05-22 568
151 너무나 평범한(?) 은혜 [4] 운영자 2012-04-28 621
150 적반하장도 유분수 [1] 운영자 2011-09-23 630
149 Hang-over 와 Left-over [5] 운영자 2012-01-03 644
148 탄식(歎息)에서 환성(歡聲)으로 [3] 운영자 2010-12-21 668
147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신자 운영자 2010-04-02 709
146 새해 아침에 드리는 두 기도 [4] 운영자 2011-01-01 710
145 정반대의 두 차량번호판 [1] 운영자 2010-08-16 715
144 첫 책이 주는 소회(所懷) [4] 운영자 2010-11-14 716
143 신토불이(身土不二) 제 철의 맛 [9] 운영자 2010-06-28 720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