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고기가 더 맛있다.
아무리 한국 불고기나 갈비가 맛이 있다고 하지만 미국식 소고기 요리가 나은 것 같습니다. 소고기는 그들의 주식인지라 우리보다 훨씬 오랜 기간 동안 다방면으로 연구했기 때문입니다. 또 드넓은 초원에서 방목한 소의 고기가 더 연하고 맛이 있는 법입니다.
실제로 이십여 년 전 이민 오자마자 그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저희보다 5년 먼저 이민 온 친구 부부가 Rib-eye Steak 바비큐를 해주었습니다. 보통보다 두 배는 비싼지라 미안해 만류했지만 그렇게 맛있는 소고기는 생전 처음 먹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어떤 분으로부터 그 Rib-eye보다 더 맛있는 바비큐를 대접받았습니다. 아르헨티나 식 통 갈비 바비큐로 고기 값은 Rib-eye의 반도 되지 않는데도 그랬습니다. 소금으로만 양념하여 숯불에 굽는 것으로 약한 불에 거의 훈제하다시피 하는 것입니다.
고기가 타버리면 절대 금물인지라 대단한 끈기가 요구됩니다. 숯을 피우는 데만 한 시간, 굽는데도 최하 두 시간은 걸립니다. 숯이 하얗게 변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또 고기에서 떨어진 기름에 불이 붙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불이 세지 않으니까 뚜껑을 닫고 바비큐 통의 내부 열기로 구워야 하는데 자주 열어보아도 안 됩니다.
한 마디로 굽는 자의 정성이 조금이라도 모자라면 실패하기 쉬운데 대신에 제대로만 되면 그야말로 천하의 별미입니다. ‘아사도’라 부르는 이 바비큐에 초대받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영광(?)입니다. 그만큼 정성을 드리는 주인의 따뜻한 마음이 함께 묻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남미에서 오신 분들이 몇 분 있어서 그동안 몇 차례 대접 받았습니다만, 그저께는 더 유별나게 맛있었습니다. 주인장께서 커다란 나무 도마를 식탁에 갖다 놓고 눈앞에서 직접 칼로 잘라 주었기 때문입니다. 주인의 정성이 곱절이나 들어 간데다, 미국에선 아예 먹지 못하는 고기(?)로 유명했던 한국 식당의 풍취와 기억마저 되살아났습니다.
어쨌든 그 별미의 비결은 소금 외는 양념 하나 없이 고기 맛을 그대로 즐기는 데 있습니다. 한국 불고기나 갈비의 결정적인 약점은 가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고기에다 몸에 좋지 않은 설탕까지 첨가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미국 소고기 요리가 더 맛있다는 뜻도 양념 맛이 강해 고기 자체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진리가 바로 그렇지 않습니까? 자신의 모든 죄를 다 감당하시고 하나님 당신께서 대신 죽으셨다는 사실만 순수하게 받아들이면 천하의 죄인에게도 새 생명을 주시지 않습니까? 이 땅에 직접 오시고 혼자 다 이루신 예수님의 의로만 구원을 얻는 것이지 다른 공로와 조건이 개입될 소지는 전혀 없습니다. 예수님 한분이면 충분합니다.
구원 후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은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하나님을 순수하게 믿으면 그분의 은혜 또한 순수해집니다. 아니 그분의 신자를 향한 섭리는 언제 어디서나 불순물이라고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신자의 의심과 불만이 그 은혜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방해할 뿐입니다.
양념이 되지 않은 고기는 씹을수록 맛이 있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법입니다.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에 오직 그분의 사랑과 우리의 온전한 내어드림만 있다면 정말 그 은혜가 마를 순간이 없을 것입니다. 또 그 은혜를 아무리 많이 자주 받아도 더 받고 싶은 갈증이 샘솟을 것입니다. 누룩을 제거한 순전한 믿음으로 돌아간 신자에게 넉넉한 승리는 항상 보장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모자라거나 왜 안 주시는지에 우리 신앙의 일차적 관심을 돌려선 안 됩니다. 이미 주위에 넘치도록 베풀어 놓으신 그분의 은혜를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도록 우리 영혼부터 순수하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6/5/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