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좋은 바캉스를 소개합니다.
시원한 그늘 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것만큼 무더운 여름 날씨를 이기기에 값싸고 편하면서 좋은 방도는 없을 것입니다. 저자가 펼쳐놓은 이야기나 사상 속으로 빠져 들어가 함께 헤엄치다 보면 더위는 씻은 듯이 가셔버릴, 사실은 잊어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요금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심취해서 읽을 만한 책을 발견해서 완전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책에 빠지는 이유는 두 가지일 것입니다. 중국무협소설처럼 손에 땀을 나게 하는 내용이 연속으로 이어져 그 다음이 궁금해 미치는 경우가 첫째일 것입니다. 아니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적극 동감할 뿐 아니라 자꾸 생각을 하며 읽게 만드는 것이 남은 하나의 이유일 것입니다.
현재 제가 손에 쥐고 놓지 못하는 책은 “데이비드 웰스의 4부작 시리즈”(부흥과 개혁사)로 두 번째 경우에 해당됩니다. 저는 별로 내용이 중요하지 않으면 건성으로 속독하지만 제 마음에 드는 책은 꼼꼼하게 음미하면서 아주 천천히 읽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제 겨우 한 권을 읽었고 남은 3권을 언제 다 독파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심경을 정확하게 대신한 출판사 대표 백운산 목사님의 서문 일부를 인용해보겠습니다.
“웰스는 현대 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종교 다원주의와 포스터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하나님 중심 대신 자아 중심적이 되었으며 성경의 진리 대신에 심리치료 테크닉과 기업경영 테크닉에 의존하는 교회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복음주의 교회는 윤리를 중시했던 전통적인 종교개혁의 영성 대신에 윤리를 경시했던 동양종교와 고대 영지주의를 닮은 형태의 뉴에이지 영성을 닮아 있다고 경고합니다.”
“만일 복음주의 교회가 성경이 말하는 ‘거룩하신 하나님’과 ‘위대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를 다시 회복하여 세상과 구별되는 교회다운 교회로 개혁되지 못하면 지금은 비록 잠깐 번성하고 있는 것 같으나 결국 몰락한 서구 교회나 몰락한 미국 자유주의 교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기독교 진리를 성경대로 전하는 목사, 특별히 신학자가 너무나 드문 시대입니다. 저는 그동안 현재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올바른 신학의 실종이자 성경의 상실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기독교가 다시 부흥하기 위해선 모든 강단이 십자가 복음으로 돌아가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선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부터 그렇게 되지 않으면 소망이 없다는 염려로 항상 가슴이 무거웠습니다.
현 세대의 잘못된 흐름의 배경과 이유를 세밀하게 논술했을 뿐 아니라 성도와 교회가 가야할 바른 길까지 밝혀 준 이 책을 발견한 것은 제 눌린 가슴에 단비를 부어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또 저자가 고든코넬 신학교의 조직신학 및 역사신학 교수를 역임하고 있어서 그래도 부흥과 개혁의 불씨가 아직은 살아 있다고 여겨져 조금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저자 이름만 보고 출판되는 책마다 무조건 사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틴 로이드 존스, 프란시스 쉐퍼, A.. W.. 토저가 그들입니다. 이제 데이비드 웰스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번 여름은 웰스 바람에 아주 싸고 시원한, 육신이 아닌 영혼이 더 시원해지는 여름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특별한 바캉스 계획이 없다면 동참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여행 가방 안에 웰스 책(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한 권쯤 넣어서 출발해 보시는 것은 어떨는지요?
7/24/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