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의 7년 만의 외출

조회 수 921 추천 수 58 2010.06.07 13:38:02
마릴린 먼로의 7년 만의 외출


미국인의 영원한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코미디 영화 “7년만의 외출”에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 나옵니다. 멋모르고 뉴욕 지하철 통풍구 위에 그녀가 서있었는데 마침 기차가 지나가는 통에 치마가 바람에 휘날리는 것을 두 손으로 모아 잡는 모습입니다.

영화의 실제 내용은 결혼 7년 만에 가족을 휴가 보내고 혼자 남은 가장이 오랜 만에 바람을 피워보고 싶은 욕망에 빠지는 것입니다. 어쨌든 먼로는 그 영화에서도 허영에 들뜬 약간 모자라는 캐릭터로 나오기에 겉멋만 잔뜩 부리느라 실수한 장면임은 틀림없습니다.  

제가 모레면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발합니다. 이전의 방문과는 달리 가슴이 한껏 설레고 떨리기까지 합니다. 모친과 형제들과 친지들을 오랜만에 뵐 기대 때문만이 아닙니다. 저희 홈피의 회원 몇 분과 개인적인 교제를 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다들 off-line 상으로는 생면부지의 첫 만남입니다. K 형제님이 댓글로 저를 만날 생각을 하니 마치 미팅을 앞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제가 더 그러합니다. 비유컨대 회원님들은 면접관이고 저는 입사 시험 면접을 받으려고 문 앞에 서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글로서만 저를 만날 때는 아주 경건한 목자로 여겼다가 실물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올까 염려됩니다. 바울 사도처럼 “편지들은 중하고 힘이 있으나 그 몸으로 대할 때는 약하고 말이 시원치 않다”는 평판을 들으면 어쩌나 싶은 것입니다. (감히 저를 바울에게, 또 회원님을 그를 모함하는 거짓사도에 비견하려는 뜻은 추호도 없고 실제 상황이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방문일이 점차 다가오자 그런 염려로 밤잠도 약간 설쳤는데 오늘 새벽 불현듯 에스더의 왕비 간택 기사가 생각이 났습니다. “에스더가 차례대로 왕에게 나아갈 때에 궁녀를 주관하는 내시 헤게의 정한 것 외에는 다른 것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모든 보는 자에게 굄을 얻더라.”(2:15)

헤게가 정한 것은 “몸을 정결케 할 물품과 일용품”(2:9)이었습니다. 에스더는 화려한 장신구와 향수와 보석류는, 심지어 화장품까지도 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몸을 정결케 할 물품이란 비누나 목욕기름 같은 것들입니다. 그녀는 화장도 하지 않은 채, 요즘 유행어로 치면 ‘쌩얼’로 왕 앞에 나아간 것입니다. 화장을 했어도 아주 기초적인 화장만 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평소 모습 그대로 왕을 알현한 것입니다. 그래도 그녀는 모든 처녀보다 왕의 은총을 더 얻어 왕비로 간택되었습니다. 그녀의 미모도 워낙 뛰어났겠지만 틀림없이 평소의 성품과 태도가 더 훌륭했다는 뜻일 것입니다.
  
다시 오해는 마십시오. 제가 에스더처럼 평소 모습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랜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또 첫 만남인지라 흥분하여서 먼로처럼 겉멋만 잔뜩 부리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뜻입니다. 또 제 ‘쌩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온전하고도 진실한 교제를 나눌 수 있으리라는 뜻입니다. 미리부터 들뜨거나 염려할 것 없이 그저 담담히 회원님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 홈피가 마련된 지 만 6년이 지났습니다. 홈피로 치면 제가 7년 만에 한국으로 외출을 떠나는 셈입니다. 처음에는 누가 제 홈피를 방문해줄까 염려하면서 출범했는데 이제 회원들을 대면하여 교제를 나눌 수도 있게 되었으니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첫 만남은 그야말로 첫 만남이니까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고 서로 쌩얼로 만나 뵙기로 합시다. 샬롬!

6/7/2010
      

운영자

2010.06.07 13:42:11
*.108.161.181

6월 말까지 새 글이 미처 오르지 못해도 양해해 주시겠죠?
또 이 홈피와 저의 이번 여행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기 소원합니다. ^^

김순희

2010.06.08 11:15:44
*.160.176.34

마릴린 먼로와 에스더의 차이점을 목도하실 한국에 계신 울 회원님들,
에~~휴!!
부러버라.

J님, K님 그리고 많은 회원님들!
만남 이후 소감을 꼭 글로 올려 주십사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목사님!
안녕히 다녀 오십시요.
기도 하겠슴다. ^^

정순태

2010.06.08 14:50:41
*.75.152.183

아직 출발 안 하셨나요?
저는 비행 중이신 줄 알았는데.............
쌩얼 미팅,
너무 자신 없기에
로션 정도는 바르고 기다리겠습니다. ^^

김형주

2010.06.10 15:02:23
*.173.42.18

목사님, 잘 다녀 가시도록 기도드리겠습니다.
생각 같아선 저도 한걸음에 달려가서 만나뵙고 싶지만 바다를 건너야 하다 보니 사정이 여의칠 않습니다.
정순태 형제님, 공문수 형제님, 김문수 형제님, 백운산 형제님 모두 들 목사님과 은혜스런 만남이 되겠네요. 부럽습니다.

정순태 형제님, 현장 스케치 부탁 드립니다.

샬롬!!!

기쁨의 날들

2010.06.16 10:30:41
*.203.102.164

제가 오늘 목사님을 뵈었습니다.!! (생얼로요!) 집에서 기도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여보세요 하는데 목사님이 저를 만나러 오시겠다는 것입니다.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얼른 미장원으로 뛰었습니다.머리 손질을 하려고요. 미장원가면 샴푸를 하니까 화장은 머리 손질이 끝나면 미장원에서 하려고 계획(?)하고요. 그런데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결국 화장은 생략하고 생얼로 목사님이 도착하여 계신 곳으로 (제 아파트 입구로) 뛰었습니다.
사모님도 같이 오셨습니다.
믿을수도 없었고 마치 꿈꾸는 것 같았습니다.
집이 너무 엉망인 상태라 집으로 모시지를 못했습니다. (오호 통재라 그러기에 평소에 집정리를 좀 잘하고 있어야 하는데)그게 지금도 마음에 걸려요.
결국 아파트 근처에서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차도 대접못했고 식사도 대접못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성도치고(외국은 제가 안나가봐서 모르겠고)목사님이 오셨는데 고작 음료수 한병 대접한다는게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한분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경험도 없고요.
목사님은 소탈하셨습니다.
제가 요즘 바울서신 읽으며 바울의 겸손하고 소탈한 인품이 영에 전해져서 주님안에서 많은 감화를 받고 있는데 목사님의 느낌도 그러했습니다.
많이 겸손하시고 많이 소탈하시고 영혼들을 향한 많은 사랑이 느껴졌습니다..사모님도 겸손하시고 따뜻하시고 정이 많으셨습니다.
목사님이 책을 한권 주셨어요.
그리고 잠시후에 목사님 부부가 차를 타고 떠나시는데 눈가에 눈물이 맺히며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하나는
내가 한국에서 성도로 살면서 이렇게 목사님을 보낸 일이 없었다는 것이겠구요.(정말로 양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는 약간 거시기한 목사님조차도 이렇게 대접하여 보내드리지는 않았는데)
언제 또 목사님과 사모님을 만나 뵙게 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헤어짐이 얼마나 아쉬웠는지 목사님이 타신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자리를 뜰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받아주시면 언젠가 또다시 만나뵐수 있겠지요.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면
천국에서 목사님과 여기 오시는 지체들 그리고 우리가 세상에서 만난 모든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과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살게 되겠지요.
목사님과 사모님 건강하게 미국으로 돌아가시고 하시는 사역도 주님안에서 더욱더 잘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늘 기도하겠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순희

2010.06.16 12:12:16
*.161.88.93

기쁨의 날들님의 소감 잘 읽었습니다. 현장감있게 생생하게 전해 주셔서 넘 감사요.

목사님과 사모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 소탈하심과 겸손하심 그리고 따스하심......
아마도 그러하실 것이라 생각만 했었는데 기쁨의 날들님의 글 속에
그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어서 더욱 감사하고요 더욱 가슴이 찡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2 세시봉 미국공연에 대한 유감(有感) 운영자 2011-05-23 750
141 소문자 마귀와 대문자 하나님 [1] 운영자 2011-05-04 780
140 새해 아침에 드리는 두 기도 [4] 운영자 2011-01-01 713
139 탄식(歎息)에서 환성(歡聲)으로 [3] 운영자 2010-12-21 671
138 감사가 출발하는 자리 [4] 운영자 2010-11-25 838
137 첫 책이 주는 소회(所懷) [4] 운영자 2010-11-14 720
136 세계에서 하나뿐인 맥도널드 가게 [8] 운영자 2010-09-01 878
135 정반대의 두 차량번호판 [1] 운영자 2010-08-16 718
134 신토불이(身土不二) 제 철의 맛 [9] 운영자 2010-06-28 722
133 "마!" [3] 운영자 2010-06-16 752
» 마릴린 먼로의 7년 만의 외출 [6] 운영자 2010-06-07 921
131 나이 들수록 사이가 더 멀어지는 아버지 [2] 운영자 2010-05-17 782
130 기쁨을 오래도록 누리는 비결 [2] 운영자 2010-05-06 749
129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신자 운영자 2010-04-02 712
128 죽은 후를 대비해 기도하라. [3] 운영자 2010-03-17 793
127 또 다시 가슴이 답답합니다. [2] 운영자 2010-02-04 908
126 불발된 Off-Line 상의 만남 [4] 운영자 2010-01-10 891
125 사과나무에 못을 박아라. 운영자 2009-12-29 797
124 비타민C에 숨겨진 비밀 [3] 운영자 2009-12-01 985
123 저희 부부에게 마지막 소망이 있습니다. [6] 운영자 2009-11-26 1010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