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팔불출이 되렵니다.

조회 수 905 추천 수 34 2012.01.20 15:25:51
실컷 팔불출이 되렵니다.


팔불출(八不出)이란 여덟 달도 안 되어 출산한 아이 즉, 칠삭둥이를 말합니다. 그만큼 인격적으로 미숙한 자에게 붙이는 별칭이 되었습니다. 자기 아내나 아이들 자랑하는 자가 그 대표일 것입니다. 제가 지금 그런 팔불출이 되어도 한참 되려고 합니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한마음 교회의 수련회 이야기입니다. 지금껏 어느 교회도 하지 못한,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역사상 처음 있는 수련회였습니다. 감히 말씀의 은혜가 그 만큼 충만했다고 자랑하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교회는 매년 겨울에 영어부 자녀들과 함께 수련회를 가는 것이 전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인부는 제가, Youth 그룹은 신학대학원에 다니며 영어부 전도사로 섬기는 제 아들이 강사였습니다. 비록 교회가 적어서 경비를 절감하려는 뜻도 있었지만, 부자(父子)가 동시에 한 교회의 수련회 강사가 되는 일은 거의 없는 일일 것입니다.

거기다 마지막 주일 오전에는 자녀들과 합동예배를 드렸는데 제가 설교하고 제 아들이 영어로 통역했습니다. 이 일도 거의 없는 일일 것입니다. 거의 없는 일 두 가지가 단번에 일어나는 것은 더더욱 거의 없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정말로 지금껏 한 번도 없었던 수련회라고 자랑할 만하지 않습니까? 참가한 교인들은 미처 그 큰 의미를 알지 못하고 지나쳤지만 제게만은 그랬습니다.

마침 한 여자교인의 남자 친구인 미국인이 참석했는데 그 사람만은 제게 너무 부럽다는 이야기를 직접 해주었습니다. 어렸을 때에 아빠랑 손을 잡고 함께 교회에 간 것이 참 좋았었는데 아빠가 지금은 교회를 가지 않아 너무 안타까웠던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 부자가 보기에 아주 좋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마지막 주일예배 중에 저에게도 바로 그런 감사가 가슴 가득히 밀려와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렸고 교인들 모르게 훔치느라 혼이 났습니다.

언젠가 바로 이 “함께 나누는 이야기” 사이트에 자기 아들로부터 세상에서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다는 고백을 들을 수 있다면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자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불신자를 포함한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신자는 하나 더 보태어 아버지의 올바른 신앙을 그대로 물려주어야 신자 아버지로서 성공한 것입니다.

제겐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제가 사역자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목사 아버지는 아들이 목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남에게 가르치기 이전에 자신이 먼저 말씀에서 큰 은혜를 받고 또 그 받은 은혜로 교인들을 섬기는 일이 얼마나 귀한지 절절이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제 아들이 사역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한 교회의 수련회를 같이 인도하게 되었으니 사역자로서도 크게 성공한 셈입니다. 거기다 제 설교를 영어로 통역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저는 33살에 처음 교회에 출석하기까지 예수 믿는 자를 우습게 알고 먼저 믿은 아내를 알게 모르게 핍박했던 둘도 없는 탕자였습니다. 그런 자를 주님이 여기에까지 이르게 했으니 어찌 눈물이 나지 않겠습니까? 어찌 이런 큰 영광이 있을 수 있습니까?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는 둘째 아들이 목사가 되는 소원을 가졌습니다. 직접 강요나 권유는 결코 하지 않았고 속으로 기도만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본인이 스스로 자원했습니다. 아내는 처음에는 반대했습니다. 목사의 길이 현실적으로 고달픈 것도 이유였지만 아들이 지닌 예술가적 재능을 더 살리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사역자의 길로 들어서자 제 글이나 설교를 아들이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아빠 닮아 목사 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했기 때문에 그것은 인간적 과욕(過慾)일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능치 못하는 하나님이 하시고자만 하면 얼마든지 될 수 있다고 고집(?)하더니, 기어이 역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솔직히 제가 아들과 아내를 자랑하는 팔불출이 될 만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하나님이 바로 그런 팔불출인 것을 아십니까? 아니 하나뿐인 아들 예수를  골고다 언덕에서 비참하게 죽이신 하나님이 어찌 팔불출이 된다는 말입니까? 예수님이 아니라 바로 신자들에게 그렇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십자가 은혜 앞에 진정으로 항복한 자를 당신의 아들로 삼으신 후에는 그분은 완전히 팔불출로 변해버린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자녀들을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믿은 후에도 어떤 잘못과 허물이 있어도 있는 그대로, 아니 바로 그런 약함 때문에 더더욱 사랑하십니다. 공중 권세 잡은 사단이 다스리는 세상과 그 세상에 아직 남아 있는 자들과는 완전히 구별해서 전혀 다르게 대하십니다. 바로 저 같은 자도 예수로 인해 위에 말씀드린 팔불출의 자리에 이르게 하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소원도 저처럼 당신의 아들들이 당신을 닮아주기를 가장 소원합니다.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고 닮고 싶다는 고백을 신자들로부터 듣기를 가장 기뻐합니다. 그것 이상 다른 소원은 그분에게 없습니다. 당신께서 거룩하니 우리더러 거룩하라고 하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그러지 못하고 이전 세상으로 잠시라도 한눈을 팔 양이면 시기 질투로 못 견디시는 팔불출입니다. 우리가 그분 뜻대로 순종하여 날마다 온전히 자라가면 그분은 넘치는 기쁨으로 주체하지 못하는 팔불출입니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이든, 심지어 죄악에 져서 넘어져 있는 모습이라도 입술로 회개자복하고 나아가면 한마디 꾸중이나 잔소리 없이 오직 사랑으로만 품어주시는 팔불출입니다.

이런 팔불출 같은 하나님을 가진 우리 또한 세상 사람들 앞에 자기 아빠인 그분만 자랑하는 팔불출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전에 이 땅의 처세에는 팔불출이나 하나님 말씀에는 능통한 자가 되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말입니다. 당신의 독생자마저 아끼지 않고 십자가에 내어줄 만큼 우주 전체에서 최고로 큰 팔불출이신 그분이 우리 아버지인데 우리가 팔불출이 못될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1/20/2012


김승겸

2012.01.20 17:14:15
*.227.210.21

상혁

2012.01.20 19:47:59
*.104.239.214

우리 모두 팔불출 하나님의 자녀들!! ^^

이선우

2012.01.21 08:20:26
*.187.97.178

팔불출 되어주신(?) 하나님께 감사!
저도 제 아들에 대한 팔불출 얘기를 쓸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목사님 참고: 이 글을 제 갤투에서 올립니다.^^

김성옥

2012.01.21 11:20:19
*.71.176.13

오늘아침 읽으면서 목사님의감격이전해오더라구요~~
저도 아이폰에서 한번 올려봅니다~~^^

임화평

2012.01.22 01:18:43
*.92.53.181

^^아멘

알료샤

2012.11.15 03:00:34
*.111.7.238

이 칼럼 읽기를 중단할 수없을만큼 하나님의 사랑이 절절히 전해져옵니다. 감사합니다..♥

사라의 웃음

2012.11.15 03:57:52
*.197.13.197

알료사님!
예수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이 곳의 말씀, 정말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굽이 굽이 파도타는 듯, 나즈막한 골짜기를 올라 푸른 잔듸를 바라보 듯 탁 트이는 시원한 은혜... 말로 다 형안 못할 은혜를 저 또한 오래도록 누리고 있습니다.
더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이 복음이 선포되어지고 구원받는 무리가 더더욱 많아지길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ㅅㅅ

알료샤

2012.11.15 11:09:11
*.111.7.238

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또 한번 들립니다. 홈페이지 최근덧글에 알료샤님 이라는 반가운 단어가 보여 답장 남깁나다. 사라의 웃음님 감사합니다. 얼굴은 서로 모르지만 이 귀한 곳에서 함께 하나님을 묵상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려 서로 교제 나누었으면 합니다. 아곳의 말씀이 더욱 퍼져나가 하나님의.나라가 더욱 확장되길 소망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2 카카오톡이여 영원하라! master 2015-12-10 370
161 청천벼락을 네 번이나 맞고도 살아난 사나이 master 2015-11-18 292
160 천사랑 함께 살고 있는가? [1] 운영자 2014-11-20 394
159 지백(紙白)에서 지백(知百)으로 [2] 운영자 2014-08-05 341
158 카사노바도 들어간 지상 최고의 감옥 운영자 2014-03-12 430
157 스타벅스 커피가 이토록 인기 있는 이유 운영자 2013-07-18 825
156 용서의 Refill과 사랑의 Buffet [2] 운영자 2013-04-12 528
155 역마살이 낀 목사 file [7] 운영자 2013-02-07 787
154 뒷짐 지는 순간 인생의 끝인가? [1] 운영자 2012-07-26 972
153 영국 여왕과 닮은 운영자 [5] 운영자 2012-06-18 792
152 너무나 평범한(?) 은혜 [4] 운영자 2012-04-28 622
151 메가 로또(Mega Lotto) 광풍(狂風) [2] 운영자 2012-03-30 544
» 실컷 팔불출이 되렵니다. [8] 운영자 2012-01-20 905
149 Hang-over 와 Left-over [5] 운영자 2012-01-03 645
148 Bethlehem Express를 타고 있는가? 운영자 2011-12-23 523
147 성경이 인간의식에 잔상(殘像)을 심는다? 운영자 2011-12-18 533
146 역사상 최고의 메시아 콘서트 [5] 운영자 2011-12-07 559
145 적반하장도 유분수 [1] 운영자 2011-09-23 631
144 “페 ~ 혀?” 와 “주 ~ 혀?” [5] 운영자 2011-07-11 723
143 세일(Sale)이 전혀 세일이 아니다. 운영자 2011-05-31 567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