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일하는 병원에 레이저 시술기를 새로 들여 놓았는데 한동안은 먼저 직원들에게 무료 시술을 해주기로 했다며 다소 들뜬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좋아 할 일 아니네, 만만한 직원들 상대로 실습하겠다는 거잖아. 내가 초를 쳤다. 아내는 그러면 어떠냐는 말투로 어떤 점을 뺄까 궁리하고 있었다. 빼지 마. 왜요? 아 나중에 하나님이 당신 못 알아 보시고 지옥 보내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우리 머리카락까지 세어 두신 분이 점인들 세어 두지 않으셨겠어? 아내는 그 말에 금방 수긍했다. 그래, 맞아. 주신 그 모습대로 살아야지.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이라 노래 부르면서도 우리의 불평 불만을 들어 보면 하나님은 실수가 많으신 분 같다. 더 가당찮은 것은 하나님의 실수를 우리가 바로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다 싶은데 믿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행위는 결국 우리가 하나님보다 낫다라고 말하는 거니까.
이유인즉, 지옥에선 불가마의 온도를 훨씬 더 높여야 하는데 한국인들이 찜질방에서 어지간한 불가마는 다 겪어 봤기 때문이고,
천국에선 다들 성형수술을 해서 천국에 있는 명부와 본인인지 대조해 보느라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상에선 남자들도 인상을 잘 보여 취직하기 위해서 점을 빼지만 천국가는 신자는 하나님께 인상을 구태여 잘 보일 필요는 없겠지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해서이기도 하지만, 우리 본 모습은 누가 봐도 흉악한 죄인이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실망할 필요가 없는 것이 하나님은 우리를 원래 모습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보혈의 필터를 통해서 보시니까요.